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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현실 왜곡 “스티브 잡스라면 절대로…”

Jonny Evans | Computerworld 2019.04.03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혹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면 현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스티브 잡스라면 절대 저렇게 안했을 것이다”라는 말은 이런 경향의 대표적인 예다.
 
ⓒIDG
 

공포, 불안, 부정

필자는 10년 이상 애플의 웹을 모니터링했는데, 스티브 잡스의 사후 애플의 회사 이력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잡스는 약간 이단아이자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IT 업계의 거인으로 보였다. 청중들은 잡스가 제품을 그런 방식으로 펼쳐보이는 불가해한 능력에 넋을 잃었다. 

잡스가 살아 있는 동안 필자는 잡스가 애플에 가져온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추정하는 수많은 글을 읽었고, 그의 이름은 애플의 오랜 맥 사용자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잡스의 존재 자체가 애플의 가치에 수십억 달러를 기여한다고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 후에는 다른 종류의 슬픔이 나타났다.

친구였던 래리 엘리슨은 잡스의 부재로 애플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잠깐의 고상한 침묵 뒤에 애플의 적들은 애플의 전 비즈니스에 걸친 공격을 강화했고, 안드로이드는 성장했고, 삼성과 애플의 소송도 덜커덩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사람들의 속삭이는 말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었다고 하다가 이제는 애플이 다시는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스티브 잡스라면 저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에 사망했다. 만약 비평가들이 옳다면, 우리는 애플이 성장했던 것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망하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애플의 매출과 수익, 판매는 놀라울 정도로 성장해 세계 1, 2위의 규모를 다투는 회사가 됐다. 2007년 매출 246억 달러였던 애플은 2018년 2,65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도저히 지도자가 없어 방황하는 회사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단순히 애플이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이제 12년 차에 들어선 스마트폰 산업은 충분히 성숙해 성장률이 지난 10년간 보아온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이제 모두의 필수품이 되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애플은 스마트폰 산업의 선도 업체 자리를 지켰고, 이제 신의 장난이나 우주 대참사가 아니고는 애플이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애플은 또한 추가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주력 제품의 판매 둔화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1분기 서비스 매출은 109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4분기보다 500% 증가한 것이다. 애플인 투자자들에게 수천억 달러의 수익 배당을 했고, 기업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판매, 수익, 매출 모두가 증가했다.

주로 맥을 둘러싼 실책도 있었다. 맥에 집중하는 것을 중단했을 때 애플은 일부 지지자를 잃었고, 한동안은 이들 신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애플이 모듈형 맥 프로를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느냐에 달린 일이다.

문제는 너무나 많은 고객이 버터플라이 키보드가 애플의 평판을 손상시키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맥을 사랑한다. 수천 명의 사용자가 맥용 단축키를 알려주는 이런 기사를 계속 읽는다는 데서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애플은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있다. 애플 워치와 아이패드는 계속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애플의 AR 글래스는 애플 아케이드와 밀접하게 통합될 것이다. 애플 카의 몰락에 대한 기사는 거의 모두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대부분 “스티브 잡스라면 절대로 이렇게 안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다.
 

“스티브 잡스라면 절대로”

거의 모든 애플의 발표 뒤에는 비평가들이 잡스가 있는 애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의 주장은 편견에 사로잡힌 개인 의견을 외부로 표현하는 것에 불과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미 전설이 된 이름을 이용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위장했을 뿐이다.

잡스라면 신용카드 사용자가 애플 카드에 환호할만한 뭔가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잡스라면 하드웨어에서 서비스로 중심축을 바꾸는 수십억 달러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을까? 잡스라면 소유에서 대여로 바뀌는 전세계적 변화를 예측해내지 않았을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방식대로 많은 실수를 했다. G4 큐브나 퍽 마우스, HP 아이팟, 핑 등등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많다.
 

절대로 알 수 없는 것

이런 식으로 스티브 잡스를 불러내는 것은 비평가들이 애플의 현실을 왜곡하는 데 이용하는 공격이 될 뿐이다. 이들의 선입견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설익은 비난을 하는 데 힘을 보탤 뿐이다. 이런 식의 상상에는 논리적인 반박도 불가능하다.

이 사이트처럼 모든 것을 잡스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 모든 공격이 CEO 팀 쿡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팀 쿡으로서는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공격이기 때문이다. 사실 팀 쿡도 대응하지 않는다.

심지어 잡스는 이런 짓을 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팀 쿡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잡스가 내게 한, 그리고 모두를 위해 한 마지막 충고 중 하나는 그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묻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저 옳은 것을 하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는 재능과 집중과 엄청난 상상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설적인 인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의 진화하는 환경을 스티브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지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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