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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 3 XL 체험기 : 큰 폰, 큰 노치, 비싼 가격

Michael Simon | PCWorld 2018.10.11
먼저 짚고 넘어가자. 픽셀 3 XL은 디자인이 예쁜 스마트폰은 아니다. 노치는 큼지막하고 턱은 넓고 화면을 둘러싼 베젤은 두껍다. 2018년에 나온 스마트폰은 물론 일부 2017년 모델까지 넣어서 상표를 떼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양만 보고도 다른 폰을 선택할 것이다. 소형 모델인 픽셀 3는 픽셀 2 XL과 비슷한 느낌으로, XL보다는 덜 못생겼지만 어쨌던 시중에는 이보다 훨씬 더 예쁘게 생긴 안드로이드 폰이 차고 넘치는 게 사실이다.

다만 매력을 찾기 어려운 외형과 달리 픽셀 3 XL은 손에 쥘 때 편하고 무광 유리 뒷면은 만졌을 때 금속 재질처럼 느껴지며 다른 폰에 비해 지문이 덜 묻어난다. 사실 이 폰은 케이스에 넣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 그 정도로 느낌이 좋다. 폰에 긁힌 자국이 생길까봐 뒷면이 유리로 된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한 내구성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픽셀 3의 세 가지 색상 모두 좋지만 2 XL의 “턱시도” 투톤 옵션이 빠진 것은 아쉽다. 새로운 낫 핑크(Not Pink) 색상은 물이 빠진 듯한 색감으로, 필자의 눈에는 핑크보다는 베이지색에 가까워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색상 중 흰색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든다. 흰색 모델의 전원 버튼에는 심심하지 않게 옅은 녹색으로 강조되어 있다.

흰색 픽셀 3의 전원 버튼은 미묘한 색상 차이가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노치 이야기부터 하고 넘어가자. 구글이 5.5인치 모델에 노치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3 XL은 (좋지 않은 의미로) 더욱 눈에 띈다. 3 XL의 노치는 크고 깊다. 다른 폰 제조업체들은 노치의 크기를 어떻게 해서든 줄이고 소프트웨어 트릭을 통해 숨기려고 하는 반면, 구글은 폰 상단에 마련된 “부가적인 활용 공간”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하다. (실제로 구글이 그렇게 말했다.)

노치 주변의 공간이 얼마나 유용한지 필자는 잘 모르겠지만 눈에 잘 띄는 것만은 확실하다. 전체 화면 비디오를 보든 단순히 앱을 사용하든 노치가 워낙 깊어서 다른 폰에 비해 화면이 현저히 더 아래로 밀려 내려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써보면 바로 느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픽셀 3 XL : 장점은 내면에
그러나 픽셀 3의 장점은 겉모양에 있지 않다. 노치 안쪽, 베젤 아래, 그리고 화면 뒤에 숨겨져 있다. 구글은 픽셀에 여러가지 유용한 AI 및 카메라 기능을 넣었다. 또한 픽셀 3의 사양은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한다.

항상 그렇듯이, 두 폰의 프로세서(스냅드래곤 845), RAM(4GB), 저장 공간(64GB 또는 128GB), 전면(듀얼 800만 화소)과 후면(1,220만 화소) 카메라는 동일하다. 픽셀 3 XL은 화면 크기가 더 커지긴 했지만 2 XL을 빼닮았다. 3 XL의 세로 길이가 10분의 1 밀리미터 더 긴 정도의 차이다. 따라서 2 XL용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해도 될 듯하다. 이렇게 거의 동일한 규격의 XL 시리즈와 달리 픽셀 3은 픽셀 2보다 현저하게 더 작아졌다. 픽셀 3의 베젤이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얇아진 덕분이다. 5.5인치 픽셀 3은 시중의 흔한 6인치 이상 폰 사이에서 확실히 작게 느껴진다.

픽셀 3 XL의 뒷면은 디자인도 좋지만 촉감도 좋다.

헤드폰 잭이 부활하지는 않았지만 USB-C 픽셀 버드(Pixel Buds)와 USB-C-3.5mm 어댑터가 모두 기본 품목으로 제공되므로 꼭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예전 모델에 이어 두 폰에 모두 적용된 전방 스피커는 구글에 따르면 40% 더 높은 음량을 낸다. 강화된 스피커를 맛보라는 의미인지, 모든 픽셀 구매자에게는 유튜브 뮤직 무료 6개월 사용권이 제공된다.

두 폰 모두 당연히 안드로이드 파이를 실행하며 제스처 탐색이 기본적으로 활성화된다. 그런데 이 제스처 탐색을 끌 수가 없다. 구글이 고집을 꺾고 이후 업데이트에서 켜고 끄는 스위치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지만(필자가 사용해본 픽셀 3 XL은 이전 픽셀과 마찬가지로 9.0 버전을 실행했음) 현재로서는 제스처 탐색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두 폰 모두 뒷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으며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했다. 충전 중 폰을 받치는 79달러짜리 픽셀 스탠드는 따로 판매된다. 디자인은 기초적이지만 어쨌든 작동은 잘 된다. 픽셀 3를 스탠드 위에 놓으면 기존 충전 매트에 비해 충전 위치를 맞추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픽셀 스탠드는 치(Qi) 충전기에 픽셀 스타일의 곡선을 넣은 것이 전부가 아니다. 픽셀을 충전기 위에 놓으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잠금 화면을 넘겨받고, 폰은 미니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되어 별도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간략한 정보나 노래 가사, 제안을 제공하고 오케이 구글을 지원한다. 또한 알람을 설정하면 대뜸 요란하게 울리지 않고 천천히 조명을 밝히면서 사용자를 잠에서 깨운다.

픽셀 3 XL에는 노치가 있다.

이처럼 작고 섬세한 부분이 픽셀 3가 다른 폰과 구분되는 점이다. 저녁 식사 중 폰을 뒤집어 놓으면 알림이 울리지 않는다. 예약이 필요한 경우 픽셀 3에 처음으로 구현되는 새로운 듀플렉스(Duplex) 기능을 통해 어시스턴트가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준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기능은 바로 콜 스크린(Call Screen) 기능이다. 필자는 아직 직접 경험하지 못했고 체험 구역에 데모도 없었던 기능으로, 기본 작동 방식은 스팸 번호로 의심되는 발신자의 전화를 구글 어시스턴트가 대신 받는 것이다. 대화 내용이 기록된 텍스트가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제공되며 도중에 전화를 직접 받거나 어시스턴트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둘 수 있다. 두 가지 듀플렉스 기능 모두 픽셀 3에 먼저 적용되고 다음 달에 다른 픽셀에도 적용된다.

픽셀 3 XL : 다재다능한 카메라
픽셀의 전면 카메라는 이제 싱글이 아닌 듀얼 카메라지만 주 용도는 인물 사진이나 스튜디오 조명 효과가 아니다. 광각 렌즈를 사용하므로 화면 하단에 새로 추가된 슬라이더를 사용해서 시야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또는 포토부스(Photobooth)를 켜면 타이머를 사용하거나 셔터 버튼을 찾아 더듬거릴 필요 없이 재미있는 얼굴 또는 미소를 띈 얼굴로 셀카를 찍을 수 있다. 시험삼아 얼굴을 찡그렸더니 사진 촬영이 되지 않았다.

아쉽지만 헤드폰잭은 없다. 하지만 USB-C 픽셀 버드가 번들로 제공된다.

후면 카메라에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픽셀 비주얼 코어(Pixel Visual Core) 이미지 프로세서가 적용된다. 특히 픽셀 3은 이 프로세서의 역량을 모두 활용한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탑 샷(Top Shot) 기능이다. 픽셀 3에서 모션 사진을 촬영하면 카메라는 단순히 미니 GIF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외삽 처리해서 사진 앞뒤 이미지를 사용해 시리즈를 만든다. 따라서 촬영하려고 했던 순간을 놓치더라도 나중에 그 순간을 찾아 선택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 아주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아이 사진을 즐겨 찍는 부모에게 확실히 매력적인 기능이 될 것이다.

픽셀의 또 다른 새로운 기능은 구글의 머신 러닝을 사용해서 픽셀의 디지털 줌으로 광학 줌을 시뮬레이션하는 초고해상도 줌(Super Res Zoom)이다. 물론 실제 줌렌즈에 필적할 정도는 아니지만 줌을 최대한으로 당겨서 찍어도 다른 폰에서 같은 방식으로 촬영한 사진에 비해 노이즈가 적다. 나이트 사이트(Night Sight)라는 새로운 저조도 촬영 모드도 있으며, 새로운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기능의 일부로 재미있는 AR 스티커도 있다. 두 가지 기능 모두 이전 픽셀 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픽셀 3의 탑 샷.

올해에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전 픽셀 모델을 구입할 것이다. 픽셀 3의 가격대가 예전보다 높기 때문이다. 소형 모델의 최저 가격은 799달러로 픽셀 2보다 150달러 더 비싸다. XL도 899달러로 역대 최고가지만 그나마 작년 모델과의 차이는 50달러로 크지 않다. 구글은 최근 픽셀 2 XL의 가격을 699달러로 인하했다. 3 XL보다 300달러나 더 저렴한 가격이다.

구글은 프레젠테이션에서 픽셀 3의 초점이 “기술적인 요소를 줄이고 일상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 말은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비싼 값을 치르고 폰을 구입한다면 투자한 돈만큼의 가치를 뽑아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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