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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렌즈 여행 : 환상적인 체험과 후유증으로 남은 어지러움

Jon Phillips | PCWorld 2015.05.06

홀로렌즈 데모는 필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다른 어떤 기술보다 매혹적이었지만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홀로렌즈는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다만 과연 실제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상하는 대로 모든 일상 생활에서 이걸 사용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

홀로렌즈는 DK2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에 비해 고립감이나 답답함이 훨씬 덜 하긴 해도 생소한 기술 세계 내에 갇힌 듯한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또한 코에 가해지는 압박이 너무 강해서 착용감이 그다지 편안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어지러운 후유증을 남긴 경험이었다.

필자는 목요일 밤 빌드 2015에서 진행된 짧은 기자단 체험을 통해 홀로렌즈를 체험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첨단 센서를 사용해 사용자 주변에 홀로그래픽 이미지를 투영하는 방법을 세부적으로 다룬 기사는 여기에서 읽을 수 있고 단순히 홀로렌즈 사용 경험이 궁금하다면 이 기사를 계속 읽어 내려가면 된다. 아래에 최대한 자세히 전하겠지만, 홀로렌즈는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꿈 같은 첨단 기술이다.



현실 변형을 위한 준비
데모에 참가한 기자들은 8명씩 그룹으로 나뉘었다. 왜 이렇게 소규모로 나누었을까? 의문은 인근에 마련된 호텔 객실에 도착한 후 풀렸다. 그곳에는 개인별 맞춤형 홀로그래픽 경험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다. 객실 하나당 기자 한 명이 배정됐다. 곧 홀로그래픽 우주로 떠나게 될 여행자들이 복도를 지나가자,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이 늘어서서 박수를 쳤다. 마치 “일생일대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영화 클로즈 엔카운터(Close Encounters)의 리차드 드레이퍼스가 우주복을 입고 외계 우주선을 향해 걸어갈 때 이런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


홀로렌즈 시연 비디오에 나오는 트림플의 물리 마케트. 이것이 필자가 체험 시간 동안 바라보고 있던 기본적인 모델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기록 장치를 사물함에 보관하고 객실에 들어가도록 했는데, 이게 정말 사진 유포를 우려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후자라면 제대로 성공한 셈이다. 사람들은 이제 애플 워치를 까맣게 잊었으니 말이다.

객실에 들어가자 트림블(Trimble) 데모가 준비되어 있었다. 트림블은 건축 설계자가 자신의 디자인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훨씬 더 생생하게 투영하고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다. 객실의 중앙에는 작은 건물 모형이 마련되어 있었다. 필자는 건물 모형을 무척 좋아하는데, 전문 용어로 이런 축소모형을 마케트(maquette)라고 한다는 것을 그날 알았다.

두 명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여행 안내 요원 역할을 했다. 이들의 말투는 쾌활했지만 미리 준비된 대본에 따랐으며 기술적인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홀로렌즈를 내 손으로 직접 들어 착용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으므로 활기찬 도우미 중 한 명이 머리 위에 홀로렌즈를 얹어주었다. 필자는 두 손으로 홀로렌즈의 양쪽을 잡고 편안한 위치까지 내렸다.


홀로그래픽을 오버레이 방식으로 비춘 마케트. 이 사진은 제어 비디오에서 가져온 것이다. 필자가 본 시연은 세세한 부분은 다소 거칠게 처리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 단계가 더 있었다. 안내 요원이 헤드셋 뒤의 조절 휠을 돌려 홀로렌즈를 꽉 조인 것이다. 기구가 머리 속으로 파고들어오는 줄 알았다. 인류 초창기 뇌 수술을 받는 마야인이 된 듯했다. 그러자 마야인이 페요테를 환각제로 썼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필자 역시 곧 홀로렌즈로 환각을 경험할 참이니,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다.

헤드셋이 코를 지나치게 압박하자 입안에서 이상한 맛이 나는 듯했다. 하지만 여행이 곧 시작되면서 필자는 증강 현실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해상도임에도 압도적인 느낌
홀로렌즈를 가동하자 홀로그래픽 오버레이가 입혀지면서 트림블 마케트가 마치 눈앞에서 살아난 듯했다. 밝고 색은 생생했다. 해상도는 데모 용도로는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1024x768 또는 1280x1024 정도의 느낌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홀로렌즈 트램블 비디오에 나오는 정도의 고해상도로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데모 전반에 사용된 모델링 역시 비디오에 나온 것만큼 세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것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느낌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옆에 놓인 PC의 마우스를 사용하면 PC 디스플레이에서 옆 탁자 위의 홀로그램 이미지로 바로 커서를 이동할 수 있었다. 커서가 디스플레이의 테두리를 벗어나 3D 홀로그램으로 흘러가는 과정은 아무런 끊김 없이 매끄러웠다. 홀로그래픽 건물의 맨 위를 클릭해서 커서를 끌자 새로운 층이 추가됐다. 건물 위가 살아있는 듯했다.


사용자는 데스크톱 PC에서 홀로그램으로 이음매 없이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다.

홀로그래픽 마케트는 조작이 가능한 3D 모델이었다. 코에 가해지는 압력, 그리고 홀로렌즈를 처음 사용할 때 어쩔 수 없는 몽롱한 상태를 제외하고 생각하면 홀로그래픽 조작은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휴식 없이 15분 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이번 짧은 경험에서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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