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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안전피난처 무효 판결 후 미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갈 곳은?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5.12.04
지난 10월 유럽연합 최고재판소는 개인의 정보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하며 유럽과 미국 간 안전피난처 협정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안전피난처 협정은 지난 2000년 미국과 유럽연합이 맺은 개인 정보 전송에 관한 협정으로, 미국 업체는 이를 근거로 미국 상무부의 보증 아래 유럽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해 왔다.

판결 이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유럽 내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판결에 영향 받는 업체는 4,400개 이상이다. 특히 미국 업체들의 유럽 데이터 활용이 어려워졌으며, 테러 위협을 감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온 미국 정보 기관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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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원회 부국장 메건 리처드는 클라우드 컴퓨팅 월드포럼에서 "클라우드에 국경은 없다"고 밝혔다. 누구나 접속해서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의 특성상, 클라우드에 속한 데이터가 어느 나라의 관할인지를 논하는 데이터 주권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3년 미국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일랜드 데이터센터에 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이 다른 국가의 데이터까지 수색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현재까지도 항소하고 있다. 한편, 최근 테러 사건을 겪은 프랑스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된 데이터까지 수색 범위에 포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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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전통적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민감한 문제로 인식해 왔으며, 시민의 개인 정보를 엄격하게 처리해 왔다. 지난 해 5월 유럽 최고법원이 구글에 개인의 과거 행적을 담은 문서를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도록 명령한 판결 역시 개인 정보 및 프라이버시를 옹호하는 맥락에서 비롯됐다. 이후 구글은 유럽 사이트에 등재된 개인 정보에 대한 삭제 요청을 접수해 심사 후 삭제하고 있으나, 유럽 각국은 유럽 외의 지역에서도 부적절한 검색 결과를 삭제하라고 구글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 정부 기관들이 독점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늘려가는 추세도 관찰된다. 오픈포럼 유럽의 정책 및 정부 관계자 마엘 브루넷은 유럽이 유독 오픈소스를 포용하고 있는 이유에는 어느 정도 공공기관에서의 상용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거부감과 미국 IT 업체에 대한 반발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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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많은 업체가 데이터 저장 위치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유럽의 규제를 염두에 두고 2017년 초 유럽에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드롭박스도 지난 2일 유럽 내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독일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영국 데이터센터에서 오피스 365와 애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데이터 접근 및 보안이 미국 당국의 감시로 위협받는 상황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업체의 입장에서는 유럽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경쟁사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유럽에서 수집한 정보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성능 또한 중요한 이점이다. 대부분의 세계적 IT 업체의 사용자는 미국보다 유럽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드롭박스 사용자의 75% 이상은 미국 외 지역에 거주한다.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 더 가까운 데이터센터에서 호스팅하면 데이터 전송 시간을 단축하고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이미 각국의 금융센터에 가까운 위치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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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안전피난처 협약을 대신할 새로운 협정을 내놓을 기한을 내년 1월까지로 정했다. 약 2달이 채 남지 않은 권고 기간이 지난 후에는 유럽 연합과 소속 국가들이 미국으로의 데이터 전송 프로토콜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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