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 윈도우

MS 빌드 2013, 윈도우 8.1에 묻혀 ‘뒤죽박죽’

Brad Chacos | PCWorld 2013.06.27
IT 업계의 이목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빌드 2013 컨퍼런스에 쏠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1을 자사의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비전을 만족시켜주는 핵심으로 제시했다.

한편으로 빌드 2013의 기조 연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람들에게 자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번 기조 연설은 성공했을까?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문제는 메시지도 미디어도 아니었다.

강력하고 믿음이 가는 기조 연설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에 대해 상당히 믿을 만한 이야기를들려 줬다. 기조 연설을 듣고 있노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속한 발매 주기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이나 다양한 폼팩터 지원 등은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특히 윈도우 8.1이 윈도우 8의 수많은 단점을 개선한 모습을 보이면서 신뢰감은 더욱 높아졌다.

스티브 발머는 윈도우 8.1이 더 이상 윈도우 디바이스가 PC일 필요가 없는 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텔의 신형 코어 i7를 탑재한 레노버 헬릭스 하이브리드 제품을 무대에 올려 배터리 수명이 하루 종일 간다고 설명했다.

발머는 터치와 펜은 물론 키보드까지 갖추고 있는 강력한 PC이자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태블릿이기도 하다며, “이걸 PC라고 불러야 할까? 태블릿이라고 불러야 할까? 나는 이 모두를 윈도우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브리드 제품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윈도우 8.1이 데스크톱 경험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던 스타일 비전에 좀 더 정교하게 통합하도록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발머의 발언을 요약하자면, 윈도우 8에서 모던 스타일을 과감하게 추진했는데, 많은 사용자의 반응이 “왜 데스크톱 경험과 좀 더 잘 섞어 구현하지 않느냐’는 것이었고, 그래서 윈도우 8.1은 데스크톱 경험과 모던 인터페이스 및 애플리케이션 경험을 잘 혼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윈도우 8.1은 데스크톱 화면으로 바로 부팅할 수 있고, 시작 버튼도 되살려 윈도우 8에서 기본적인 데스크톱 경험을 향상시켜 준다.

스티브 발머의 기조 연설은 완벽했다. 모든 것은 경이롭게 느껴졌고, 필자도 기조 연설에 빠져 들었다. 윈도우 8.1로 사용자들은 한층 더 편안하게 데스크톱 환경을 이용할 수 있고, 모던 스타일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한층 정교해진 인터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발머는 또 터치스크린 디바이스 사용자는 윈도우 7보다 윈도우 8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관점에서 뭔가 비평할 거리를 찾으려 애 썼지만, 스티브 발머의 매끄러운 기조 연설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행사의 나머지 일정이 시작됐다.

빌드 2013은 개발자 컨퍼런스!
스티브 발머가 무대를 내려간 후 빌드 2013 컨퍼런스는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메시지, 심지어 일반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조차도 새로운 운영체제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공개하는 데 할애됐기 때문이다. 3D 프린팅 지원부터 새 운영체제의 기반이 되는 세세한 요소들까지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은 서서히 약해지고 이를 지루함이 대체했다.

가장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윈도우 사업부 수석 부사장 안토니 레블론드는 새로운 모던 스타일 오피스 앱의 알파 버전을 소개하고 채 2분이 지나지 않아 XML로 네이티브 윈도우 8 앱을 작성하는 방법과 윈도우 8.1에서 이용할 수 있는 5000여 개의 새로운 API를 소개했다.

빌드 2013은 분명 개발자 컨퍼런스이며, 기술적으로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 참여한다. 과연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반 사용자의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요소인 윈도우 8.1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했어야만 했을까?

마이크로소프만이 아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1을 적극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윈도우 8.1이란 비전을 잘 판매해야만 한다. 그리고 스티브 발머의 기조 연설은 정석인 반면, 빌드 2013의 나머지 시간은 윈도우 8.1이란 메시지를 오히려 더 흐리게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스크톱 지지자들의 요청을 받아 들이는 동시에 모던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해소했으며, 동시에 자사의 윈도우 디바이스로 이루어진 클라우드 비전을 한 단계 진전시켰다. 이 모든 것을 8개월 만에 해낸 것이다.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개발자에게 중점을 두어야 할 빌드 컨퍼런스에서 이를 너무 강조함으로써 스티브 발머의 짧고 강력한 메시지마저 증발시켜 버렸다.

불행하게도 빌드 2013에서 가장 확실하게 느낀 것은 윈도우 8.1과는 관계없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업체들은 이제 자사의 주요 제품을 개발자 행사에서 발표해 뒤죽박죽을 만드는 일을 그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사용자에게도 개발자에게도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이 두 대상에게 동시에 판매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1의 핵심 경험을 일반 사용자에게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잃어버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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