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 퍼스널 컴퓨팅

HDR, OLED TV의 무덤 될까? 밝기에 따른 수명 단축 논란 정리

Jon L. Jacobi | TechHive 2018.06.29


다행히도 일반적인 시청 시에는 HDR의 정점 밝기 영역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며, 화면 전체가 모두 정점 밝기 영역이 되는 일은 잘 없다. 논의의 편의를 위해 정점 밝기(소니의 경우 700니트 정도)가 전체의 5% 정도 된다고 하고, 또 디스플레이 전반에 고르게 분포되어 나타난다고 해보자. 이는 시간 당 3분 정도씩 4배 가속된 퇴화가 전체 패널에 걸쳐 일어난다는 뜻이며, 다시 말해 패널의 수명에서 12분 가량이 추가적으로 더 빠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보면 약 20% 정도의 감소일 뿐이고, 수명이 10만 시간에서 8만 시간으로 줄어드는 것뿐이다. 물론 이 자체로도 감소율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될 정도의 수명 단축은 아니다. 물론 이는 새 패널과 직선적 퇴화를 가정한 매우 단순한 예측치이다. 이러한 추가적 퇴화가 화면의 품질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줄지는 알 수 없다. 업체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디퍼런셜 에이징
필자의 이런 가설은 사실 밝기의 전반적 하락을 상정한 단순한 모델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번인이나 이미지 스티킹(Image-Sticking), 이미지-리텐션(Image-Retention) 또는 디퍼런셜 에이징(Differential Aging)이라 불리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확장된 기간 동안 스크린 상의 같은 위치에서 렌더링이 발생할 때 문제가 된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주범은 TV 화면 코너에 등장하는 방송사 로고들이다. CNN이니 CNBC, AE같은 것들 말이다. 업체들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이 문제를 완화시키려고 하지만 완전히 피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의 모니터에서 발생한 번인 현상은 다소 극단적인 시나리오이긴 하다. 공항의 디스플레이들은 항공편 정보를 하루 24시간, 매일 매일 쉬지 않고 출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주 빠르게 발생했다.

rtings.com은 실생활에서의 번인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rtings.com 테스트는 번인 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테스트라는 점을 고려하자. 대부분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LG OLED를 5,000시간 가량 사용 후 보다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사용자 리포트도 있다. 이 테스트는 HDR에 대한 언급도 없으며, 전력 드로우를 측정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전력 소모, 퇴화 속도, 그리고 탈포화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 및 기타 다른 보고서에서 언급한 또 다른 문제는 OLED 패널의 전력 소모량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 난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OLED 요소와 후면의 퇴화로 인한 것일 확률이 높다. 또한 일정 밝기를 유지하기 위해 전류를 증가시키는 것도 기여했을 것이다.

빨강과 초록, 파랑, 그리고 하얀색 OLED는 각기 다른 속도로 퇴화한다. 오늘날 OLED TV 패널은(모두 LG에서 제작하는 것들이다) OLED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진짜 파랑, 빨강, 초록 OLED 서브픽셀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 패널은 하얀색(대개 파랑과 노랑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서브픽셀과 빨강, 초록, 그리고 파랑색 필터를 사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패널을 제작하고 퇴화를 레벨링하는 데에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필터가 빛을 차단하고 밝기를 낮춘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다른 모든 픽셀에 서브 픽셀을 더해 밝기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어떤 색이든 하얀 색을 더하면 밝아지는 동시에 가벼워진다. 그래서 결국 원하는 색의 선예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탈포화(desaturation)라고 하며, 이는 퇴화와는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OLED나 HDR이 지닌 또 다른 문제점들 중 하나이다.

OLED TV 구매자의 우려
처음 CRT 컬러 TV의 튜브를 테스트하고 교체했던 때를 기억한다. 사용한 지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CRT TV도, LCD TV도, OLED TV도 언젠가는 망가진다. 그 자체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지불한 ‘돈 값’을 충실히 했다면 말이다. 문제는 OLED TV 자체가 무척 비싼데다가 이처럼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뭔가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그 물건이 다른, 덜 비싼 대체재들보다도 빨리 망가질 것이라 기대하며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신경 쓰이는 부분은 OLED 수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마자 그 말 많던 홍보 담당자들이 갑자기 하나같이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돌아섰다는 점이다. 어쩌면 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닐까?

결국 현재 주어진 정보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가끔씩 TV로 영화나 한 편 정도 볼 뿐인 TV 미니멀리스트들에게는 HDR에 대한 더 높은 수요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OLED의 수명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OLED 화면의 순수에 가까운 검정색과 뛰어난 색 대비는 분명 매력적이고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양자점 TV의 가볍고 경쾌한 밝은 화면도 탐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양자점은 OLED만큼 고급스러운 벨벳 느낌의 검정색을 출력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하루 5시간 가량 TV를 보는, 보다 평균적인 TV 시청자라도 수명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루 종일 TV를 틀어놓지 않고는 생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LED 백라이트 LCD를 선택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설명한 모든 내용 중 100% 확실한 사실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기 바란다. OLED의 역사 자체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고, HDR 컨텐츠의 역사는 그보다 더 짧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 하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OLED TV를 디지털 액자나 보안 카메라용 모니터, 또는 공항의 항공편 정보 디스플레이로 사용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