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로부터 받고 싶지 않은 기술 지원 요청 10가지

#10 “우리가 작년에 해결한 문제 있지? 글쎄 그게 다시 문제를 일으키네…” 이건 정말 말 그대로 짜증나는 일이다. 작년에 뭘 어떻게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데다, 도움을 요청한 아버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게 분명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상황을 대충 관련 지어 “우리가” 해결했던 문제라고 말하니 말문이 막힐 수밖에. 이럴 땐 전화기를 붙잡고 짜증을 억누르며 “미안해요, 전화를 대기중인 사람이 많아서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라고 피해가야 한다. Image courtesy Alex Bellink licensed under CC BY 2.0

#9 “그 프로그램/사이트 왜 지금은 안 되는 거야?” 물론 여동생이 말한 “안된다”는 표현이 “찾을 수가 없다”에서부터 “예전에는 이용 방법을 알았는데 지금은 까먹었다”까지 폭넓은 이유들을 모두 한꺼번에 포함하기 때문에 정확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이런 문제는 상황을 이해한 후에 여동생에게 상황을 다시 가르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아예 처음부터 재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해결 과정에서 상당히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다. 만약 애플리케이션 문제라면 여동생이 제품 등록키를 가지고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Image courtesy Kevin Dooley licensed under CC BY 2.0

#8 “내 암호가 갑자기 안되네…” 오 맙소사. 이모가 암호를 까먹었거나 잘못된 계정으로 로그인을 시도 중이다. 이모가 계정 세부정보를 제대로 입력했고 이메일 주소를 임의의 핫메일 계정으로 변경하지 않았기만 바랄 뿐이다. 우리 모두 계정 아이디와 암호를 다른 장소에 적어두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모의 경우는 적어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Image courtesy Source: Allan Warren licensed under CC BY 2.0

#7 “키보드가 갑자기 안되네…” 형, 정말로? 무선 키보드라면 배터리 먼저 바꿔 끼워봐야 한다. 배터리가 안들어 있다고? 형이 배터리를 사올 때까지는 좀 쉬자. 배터리를 갈아 끼웠는데도 키보드가 계속 안된다고? 동글이 빠져있는 거 아닌가?(“아 먼지 청소할 때 빼놓은걸 다시 안 끼웠네.”) 그래도 작동이 안된다면 형에게 무엇이 어디 꽂혀있는지 확인시키고, 드라이버가 삭제되었는지 여전히 연동되어 있는지 등등 문제의 모든 부분을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 그런 후에 형은 “키보드 옆에 이 스위치는 뭐지?”라고 마침내 중얼거릴 것이다. 아마도 이럴 땐 이마를 키보드에 내려치고 싶을 것이다. Image courtesy Hunter00047 licensed under CC BY 2.0

#6 “내 파일을 못 찾겠어! 도와줄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삼촌이 파일을 무작위로 하위 디렉토리에 저장했기 때문에, 파일 관리자를 사용해 파일 찾는 법을 설명해줘야 한다. 물론 삼촌이 그 파일을 확실히 저장했을 때 이야기다. 삼촌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그런 식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삼촌의 그랬을 것으로 추정되듯 파일을 저장해두지 않고 확실히 저장하지 않겠느냐는 대화상자에 반사적으로 “예”를 클릭했다면 이세상 어떤 기술로도 그 파일을 다시 찾아올 순 없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삼촌에게 아무리 강조한들 기억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진이 빠지도록 존재도 하지 않는 파일을 찾느라 한참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Image courtesy Leigh Blackall licensed under CC BY 2.0

#5 “어떤 컴퓨터/스마트폰/패드/전자기기를 사야 좋을까?” 최선의 대답 : “아무것도 사지마.” 공책에 연필로 필기하면 우리 둘 다 편할 텐데. 예의 바른 대답: 글쎄, 그걸로 뭘 하고 싶은데? 예산은 얼만데? 그러면 그 돈으로 연필이랑 공책을 사면 되겠네. Image courtesy Luigi Novi licensed under CC BY 2.0

#4 “왜 인터넷이 이렇게 느려?” 왜냐면 인터넷이 꽉 차서 그래요, 할머니. 게이트웨이에서 전원 플러그를 뽑아요. 그렇죠, 불이 깜빡이는 그 작은 기기. 파란 선은 뽑지 말고요, 그건 이더넷 케이블이니까. 파란 선이 없다고요? 초록색은? 아, 검은 선만 두 개 있다고요? 그럼 벽 콘센터에 연결된 걸 뽑으면 돼요. 손이 안 닿아요? 그러면 그 선이 불 켜진 기기로 연결되는 부분을 뽑으면 돼요. 그 부분이 안 뽑혀요? 아 그건 파워 서플라이라서 그런 거에요. 불 켜진 기기로 연결된 다른 케이블을 따라가 봐요. 아 잠깐만요. 물 한 잔만 마시고요 … 어디까지 했었죠? Image courtesy Jessica Merz licensed under CC BY 2.0

#3 “내 새 컴퓨터로 파일 옮기는 것 좀 도와줄래?” 이런 유형의 도움 요청은 시지프스의 형벌보다도 가혹하다. 최소한 12시간은 걸리겠지만, 엄마는 왜 그 작업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쯤이면 온라인 고스톱을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리는 거야? 네가 컴퓨터 가지고 노는 동안 나는 커피 한잔만 마시고 올게.” 내가 논다고? 헐. Image courtesy Garry Knight licensed under CC BY 2.0

#2 “구글은 왜 고장 난 거야?” 구글이 “고장”났다니 무슨 이야기야? 글쎄 뭐라 그러더라, 이 홈 부분을 열 수가 없어. 브라우저에는 어떻게 나와? 브라우저가 뭐야? 난 인터넷 익스플러 사용하고 있어. 버전 6이라고 나와, 좋은 거지? 아니, 라우터던가? 그거에 불이 안 들어와… 아 정말? 알았어, 그거 진공청소기 돌릴 때 빼 놨는데… Image courtesy American International Pictures licensed under CC BY 2.0

#1 “은행에서 내 계정에 이상이 있다고 이메일을 보내서 클릭했는데…” 아, 정말, X됐다. 우리가 아는 문명 세계는 멸망했다. 우리 가족은 인류에게 알려진 모든 기술적 오류들을 저지를 것이고, 그 후에 트랄파마도르 행성의 초고지능 외계인들에게만 알려진 오류 몇 가지를 더 저지를 것이다. 더 이상 나를 찾지 않게 만들 투어렛 증후군에 걸리지 않는 이상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가족과 친척들의 공식적인 무임금 기술지원 기사(실은 노예)이며, 전두엽 절제술을 받지 않는 이상 이 무시무시한 노예 위치에서 도망칠 방법은 없다. 친구여, 행운을 빈다. 아스피린과 소주를 넉넉히 준비해두라. 둘 다 필요할 테니. Credit: Flickr: Scream licensed under CC BY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