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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CES에서의 애플 지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

Jason Snell | Macworld 2018.01.23
2018년 CES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애플 관계자들에겐 그리 좋은 소식들은 아니다. 앱 스토어와 연결되는 것을 자랑하는 제품들로 CES가 가득 차던 시절은 끝났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주인공은 스마트 비서다. 즉 알렉사(Alexa)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이지 시리(Siri)는 아니라는 뜻이다. 과연 이것은 애플에게 나쁜 소식일까?

필자는 CES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뢰한다. 애널리스트 벤 바자린과 뉴욕 타임즈의 기술 담당 기자 브라이언 첸은 모두 동일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기사의 표현 방식에는 약간 회의적이다. 특히 애플의 위신 추락과 구글 및 아마존의 상승세라는 묘사가 그렇다. 실제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더 호들갑스러운 것은 첸의 표현처럼 “CES에 애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던” 시절이라든가, 바자린의 표현처럼 “애플의 지배력이 전시회에 다가왔던 시절”에 대해 열번을 토하는 것이다.

다년간 CES에 직접 참석해 본 필자는 애플을 이 전시회의 지배적인 세롁으로 묘사하는 것을 경계한다. 물론 애플이 맥월드 엑스포에서 진행한 최초의 아이폰 등 각종 발표로 CES로부터 관심을 빼앗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애플은 CES와 엮이는 것을 원치 않았고, CES 역시 애플과 엮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CES는 무엇보다도 최신 기술 트렌드에 편승해 한 몫 챙기려고 전 세계 모든 기술 제조업체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필자는 돈이 목적인 곳이라 중요한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CES에 전시되는 제품은 대부분 쓰레기라고까지 여기기도 한다. 필자에게 CES는 늘 진흙에서 진주를 찾는 곳이었다. 모조품들, 광고만 되지 출시는 안 되는 제품들, 엉망인 제품들 속에서 가치 있는 제품은 흔치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이폰과 앱 스토어가 뜨던 시절 CES 참가자들은 새로운 시장에 편승해 돈을 벌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아이폰 케이스와 배터리, 케이블들이 쏟아져 나왔고,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앱과 연계되는 기기들도 선보였지만, 대부분은 엉망이었다. CES가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앱 스토어와 아이폰은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들은 여전히 거대하고 건재하며 만일 새로 연결된 기기를 아이폰과 작동시킬 줄 모르면 바보 소리를 듣겠지만 최신 유행은 아닌 것이다. 반면, CES는 최신 유행을 선보이는 곳이다. 올해의 최신 유행은 음성 비서이고 여기에 편승한 골드러시가 진행 중이다. CES에 전시된 제품치고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연계성을 앞다투어 자랑하지 않는 제품이 없다는 뜻이다.

시리는 어떤가? 요점은 이렇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CES 2018은 업체들이 시리와의 연결성에 목매는 곳이 아니었다. 이러한 현상이 애플에게 나쁜 징조일지 모르지만 애초에 서로 전혀 다른 것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공식적인 통합 방식이나 타사 ‘스킬’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이 통합된다. 반면, 시리는 타사 앱 및 데이터 소스와의 통합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아마존의 음성 비서는 매우 개방적이지만 애플의 음성 비서는 매우 폐쇄적이다. CES는 대형 업체의 방대한 생태계에 붙으려고 혈안이 된 타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개방된 제품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개방된 제품은 폐쇄된 제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악용 가능하다.

어쩌면 결국에는 이러한 통합 방식들도 대부분 엉망이고 애플의 방식이 옳은 것으로 판명될지 모른다. 필자의 직감에 따르면 시리가 경쟁자들에게 부분적으로 뒤지는 이유는 다른 앱 및 서비스와의 통합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에 더욱더 개방적이 된 애플의 홈킷(HomeKit)은 대부분의 소식통에 의하면 CES에서 건재함과 지지의 조짐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통합 수준만큼은 아니다.

애플은 회사 차원에서 늘 CES와 거리를 두어 왔다. 애플이 신중하게 설계한 기기와 플랫폼에 접근하고 싶어 몰려드는 전자 회사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늘 꺼렸기 때문이다. 애플이 원하는 것은 고도로 관리되고 승인을 거친 앱 스토어, 엄격한 허가를 거친 아이폰 저용 액세서리 프로그램, 이와 유사한 엄격한 홈킷 프로그램이다. 시리에 접근하고 싶어도 홈킷을 통해서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아이폰용 외장 저장 장치는 조잡한 불량품 밖에 못 만들고 맥OS를 실행하는 PC는 만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애플은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스스로’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 닥치는 대로 시도해 본다는 전반적인 기술계를 반영하는 CES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지난 CES에서의 애플의 영향력과 CES가 바자린의 표현처럼 “애플 생태계의 건재함에 대한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도는 과장되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CES의 대부분은 애플이나 그 사용자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시장에 편승해 돈 좀 벌어보겠다고 나선 회사들이 만든 저급 물품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제품은 애플 스토어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만일 돈을 좇는 이들과 엉망진창인 제품 생산자들이 관심을 집중할 더 나은 생태계를 찾았다면 의미 있는 트렌드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CES 참가자들은 돈과 성장의 약속을 따라간다. 지금 당장의 대세는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이지 시리가 아니다. 이것이 일부 관찰자들의 느낌 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바자린이 CES와 애플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생태계’라는 말을 계속 언급하게 된다. 그것이 핵심이다. 애플은 생태계라는 개념 전체를 거북하게 생각한다. 적어도 애플 제품과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든 제어하는 제품 이외의 것이 존재하는 생태계라면 그렇다. 그러한 접근 방식은 양날의 칼이다. 애플이 자체 제품에 연결되는 것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어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지만, 애플 제품을 다른 경쟁자들은 모두 제공하고 있는 기능 및 연결성에 대한 지원이 전혀 안 되는 제품으로 전락시킬 위험성도 있다.

그렇다면 CES에서 나오는 말들이 애플 생태계의 건재함에 대한 지표인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소문 중에는 잡음에 불과해 쉽게 무시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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