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3

익숙한 패턴으로 흘러가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

JR Raphael | Computerworld
큰 회사가 한발 앞서 새로운 형태의 기술 제품을 내놓는다. 초기에 탄력을 받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수많은 언론에서 이 기업이 시장을 “점령”했고 경쟁 상대가 없다고 보도한다.

그런데 구글이 슬금슬금 시장으로 들어온다. 후발 주자로서 처음에는 약체로 꼽히지만 구글에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기반 생태계와 막강한 파트너 집단이다. 이들 파트너가 곧 구글 플랫폼을 위한 자체 제품을 만들어서 구글 표준을 세상에 더욱 널리 퍼뜨린다.



초기 얼마간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글은 경쟁에서 승리하고 큰 격차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된다. 다른 모든 기업은 (여전히 수익을 얻는다고는 해도) 구글에 비하면 틈새에서 활동하는 기업으로 밀려난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몇 년 전에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어난 일이고, 요즘 조짐으로 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곧 일어날 일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데이터를 보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 초기에는 아마존이 선두 기업이었다. 따지고 보면 처음 몇 년 동안은 사실상 아마존이 유일한 업체였다. 아마존은 2014년에 알렉사 가상 비서와 동시에 첫 에코(Echo) 스피커를 출시하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구글은 무슨 이유인지 필요한 모든 조각을 눈앞에 두고도 에코가 나올 때까지 독립형 스마트 스피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다. 최초의 구글 홈 디바이스는 에코가 나오고 거의 2년이 지난 뒤에 출시됐다.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지만 구글을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별 힘을 쓰지 못했다. 구글 홈이 출시되고 1년이 지난 후에도 아마존은 “상당한 격차”로 스마트 홈 스피커 전쟁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었다. 2017년 후반을 기준으로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68%에 달했고 구글은 24%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결국 관건은 생태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스마트 스피커 시장 초기 아마존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시장 선점의 힘이었다. 할 수 있는 작업과 안정적인 음성 인식, 답변 제공 역량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구글 어시스턴트의 기술이 더 뛰어났다. 구글이 검색 및 음성 처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몇 년에 걸쳐 이러한 시스템을 다듬어왔음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시스템은 구글이 가진 진정한 힘, 바로 생태계와 만난다. 구글 홈과 새로운 스마트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엄청난 수의 안드로이드 폰에도 장착되며, 상당수 TV에도 들어가고 자동차와 크롬북에도 존재한다.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구글 서비스인 지메일, 구글 사진 등에 어시스턴트가 긴밀하게 통합된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마존 역시 생태계를 활용해서 조기 진출의 이점을 살려 사용자를 잡아 두기를 원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이미 몇 년 동안 에코를 사용했고, 온갖 타사 디바이스 통합을 설정했고, 쓸모 있는 아마존 프라임 기능도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굳이 다른 스피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아마존의 이 생각은 적어도 기존 사용자 보존 측면에서 한동안은 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므로 핵심은 신규 사용자 유입이다. 필자가 올해 초 “포스트 OS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분석 기사에서 썼던 내용을 다시 살펴보자.

“두 기업의 목표는 단순히 즉각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사람들이 가상 비서 생태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가상 비서를 주 정보 소스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경쟁에서 선발 주자의 이점을 누려왔으며 비서를 “모든 곳”에 존재하도록 한다는, 구글과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구글은 아마존조차 대적하지 못하는 몇 가지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구글은 지메일, 사진, 구글 캘린더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어시스턴트와 매끄럽게 통합되는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비견할 데 없는 방대한 일반 및 개인화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모든 정보는 필요에 따라 즉각 어시스턴트에 제공된다. 또한 전 세계에 포진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와 크롬북도 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는 어시스턴트가 사전 설치된 상태로 판매되고 크롬북도 곧 뒤따를 전망이다. 도달 범위와 생태계, 그 결과로 제공되는 가치 측면에서 아마존이 장기간 구글과 경쟁하기 버거운 이유다.“

그 결과로 지금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올 2분기에 무려 18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구글 스마트 스피커는 전분기 대비 449% 성장한 반면 아마존 판매량은 14% 하락했다. 이로써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제조업체 점유율 32%로, 24.5%에 머문 아마존을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두 업체 외에는 대부분 알리바바와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차지했으며, 이는 중국으로 재진출하는 구글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 외에는 구글이 국제적으로 아마존에 비해 유의미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구글로 기우는 추세
이러한 추세는 최근 여러 번 조명됐다. 올해 1분기,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구글의 연간 성장률이 무려 709%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했다. 아마존 역시 102%라는 견실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구글에 비하면 훨씬 낮다. 측정 기관마다 정확한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관적인 추세는 구글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글이 레노버와 같은 다양한 제조 파트너를 통해 스마트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어시스턴트를 더욱 확대하고 있고, 조만간 자체 제작 디바이스도 내놓을 전망인 만큼 이러한 추세는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지표다. 순수한 시장 점유율 수치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장의 발전 양상이라는 큰 그림을 보면 지속되는 패턴과 그 패턴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데자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2010년, 필자가 이 칼럼을 처음 시작할 당시 안드로이드의 미국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했다. 후발 주자인데다 약체로 꼽혔다. 그러나 그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이 지나고 분기가 지날수록 구글은 다른 선발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물론 다른 기업들이 그 결과로 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구글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에 만연한 온갖 감정적 의견을 배제하면 결국은 수학과 논리의 문제로 귀결된다.

스마트 스피커 영역은 아직 초기다. 향후 몇 년 사이에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확실히 예상 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ditor@itworld.co.kr


2018.08.23

익숙한 패턴으로 흘러가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

JR Raphael | Computerworld
큰 회사가 한발 앞서 새로운 형태의 기술 제품을 내놓는다. 초기에 탄력을 받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수많은 언론에서 이 기업이 시장을 “점령”했고 경쟁 상대가 없다고 보도한다.

그런데 구글이 슬금슬금 시장으로 들어온다. 후발 주자로서 처음에는 약체로 꼽히지만 구글에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기반 생태계와 막강한 파트너 집단이다. 이들 파트너가 곧 구글 플랫폼을 위한 자체 제품을 만들어서 구글 표준을 세상에 더욱 널리 퍼뜨린다.



초기 얼마간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글은 경쟁에서 승리하고 큰 격차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된다. 다른 모든 기업은 (여전히 수익을 얻는다고는 해도) 구글에 비하면 틈새에서 활동하는 기업으로 밀려난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몇 년 전에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어난 일이고, 요즘 조짐으로 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곧 일어날 일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데이터를 보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 초기에는 아마존이 선두 기업이었다. 따지고 보면 처음 몇 년 동안은 사실상 아마존이 유일한 업체였다. 아마존은 2014년에 알렉사 가상 비서와 동시에 첫 에코(Echo) 스피커를 출시하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구글은 무슨 이유인지 필요한 모든 조각을 눈앞에 두고도 에코가 나올 때까지 독립형 스마트 스피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다. 최초의 구글 홈 디바이스는 에코가 나오고 거의 2년이 지난 뒤에 출시됐다.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지만 구글을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별 힘을 쓰지 못했다. 구글 홈이 출시되고 1년이 지난 후에도 아마존은 “상당한 격차”로 스마트 홈 스피커 전쟁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었다. 2017년 후반을 기준으로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68%에 달했고 구글은 24%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결국 관건은 생태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스마트 스피커 시장 초기 아마존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시장 선점의 힘이었다. 할 수 있는 작업과 안정적인 음성 인식, 답변 제공 역량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구글 어시스턴트의 기술이 더 뛰어났다. 구글이 검색 및 음성 처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몇 년에 걸쳐 이러한 시스템을 다듬어왔음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시스템은 구글이 가진 진정한 힘, 바로 생태계와 만난다. 구글 홈과 새로운 스마트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엄청난 수의 안드로이드 폰에도 장착되며, 상당수 TV에도 들어가고 자동차와 크롬북에도 존재한다.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구글 서비스인 지메일, 구글 사진 등에 어시스턴트가 긴밀하게 통합된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마존 역시 생태계를 활용해서 조기 진출의 이점을 살려 사용자를 잡아 두기를 원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이미 몇 년 동안 에코를 사용했고, 온갖 타사 디바이스 통합을 설정했고, 쓸모 있는 아마존 프라임 기능도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굳이 다른 스피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아마존의 이 생각은 적어도 기존 사용자 보존 측면에서 한동안은 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므로 핵심은 신규 사용자 유입이다. 필자가 올해 초 “포스트 OS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분석 기사에서 썼던 내용을 다시 살펴보자.

“두 기업의 목표는 단순히 즉각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사람들이 가상 비서 생태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가상 비서를 주 정보 소스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경쟁에서 선발 주자의 이점을 누려왔으며 비서를 “모든 곳”에 존재하도록 한다는, 구글과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구글은 아마존조차 대적하지 못하는 몇 가지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구글은 지메일, 사진, 구글 캘린더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어시스턴트와 매끄럽게 통합되는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비견할 데 없는 방대한 일반 및 개인화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모든 정보는 필요에 따라 즉각 어시스턴트에 제공된다. 또한 전 세계에 포진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와 크롬북도 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는 어시스턴트가 사전 설치된 상태로 판매되고 크롬북도 곧 뒤따를 전망이다. 도달 범위와 생태계, 그 결과로 제공되는 가치 측면에서 아마존이 장기간 구글과 경쟁하기 버거운 이유다.“

그 결과로 지금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올 2분기에 무려 18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구글 스마트 스피커는 전분기 대비 449% 성장한 반면 아마존 판매량은 14% 하락했다. 이로써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제조업체 점유율 32%로, 24.5%에 머문 아마존을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두 업체 외에는 대부분 알리바바와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차지했으며, 이는 중국으로 재진출하는 구글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 외에는 구글이 국제적으로 아마존에 비해 유의미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구글로 기우는 추세
이러한 추세는 최근 여러 번 조명됐다. 올해 1분기,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구글의 연간 성장률이 무려 709%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했다. 아마존 역시 102%라는 견실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구글에 비하면 훨씬 낮다. 측정 기관마다 정확한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관적인 추세는 구글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글이 레노버와 같은 다양한 제조 파트너를 통해 스마트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어시스턴트를 더욱 확대하고 있고, 조만간 자체 제작 디바이스도 내놓을 전망인 만큼 이러한 추세는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지표다. 순수한 시장 점유율 수치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장의 발전 양상이라는 큰 그림을 보면 지속되는 패턴과 그 패턴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데자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2010년, 필자가 이 칼럼을 처음 시작할 당시 안드로이드의 미국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했다. 후발 주자인데다 약체로 꼽혔다. 그러나 그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이 지나고 분기가 지날수록 구글은 다른 선발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물론 다른 기업들이 그 결과로 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구글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에 만연한 온갖 감정적 의견을 배제하면 결국은 수학과 논리의 문제로 귀결된다.

스마트 스피커 영역은 아직 초기다. 향후 몇 년 사이에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확실히 예상 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ditor@itworld.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