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 디지털 디바이스 / 모바일 / 보안 / 애플리케이션

글로벌 칼럼 | 섹스, 거짓말 그리고 구글 글래스

Bill Snyder | | InfoWorld 2013.06.10
구글 글래스(Google Glass)가 움직이는 포르노 상영관이 된다? 이번 주 구글 글래스에 대한 공격 가운데 가장 황당했던 주장이었다. 물론 절대 그럴 리 없다. '티트 앤 글래스'(Tits and Glass)라는 앱이 잠시 올라가기도 했던 대형 포르노 마켓플레이스인 미칸디(Mikandi)의 홍보 임원인 제시 아담스에 따르면, 2000여 명의 구글 글래스 베타 테스터 가운데 포르노 관련 앱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은 17명에 불과하다.

물론 구글 글래스는 양산형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거대 검색업체인 구글은 계속되는 헛소문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글 글래스에 얼굴 인식 기능이 장착돼 프라이버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역시 그렇지 않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렇다. 설사 구글 글래스에 얼굴 인식 기술이 적용된다고 해도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서 완전하게 사용하기에는, 즉 무작위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파악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기술이다.

최근 이런 부당한 비난을 받은 기업은 구글 말고도 또 있었다. 구글 글래스에 비하면 덜 회자가 됐지만 뉘앙스는 오히려 더 미묘한 공격 대상은 바로 애플이었다. 애플은 신문사들에 대한 기소를 멈춘 법무부로부터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는 중이다. 법무부는 애플이 전자책 가격을 고착시키고 있다는 혐의를 쫓고 있다. 애플은 아마존이 독점하고 있던 전자책 시장에 진출해 90%에 달하던 점유율을 (아직까지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60%대로 끌어내렸다.

필자는 구글의 계속된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애플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 등 두 기업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이 두 혐의는 모두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착용하는 포르노가 될 위험을 차단한 구글
일정 기간 구글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구글 제품이 완성된 상태가 아닌 발전하고 있는 상태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구글은 몇 년간 미완의 제품과 서비스를 '베타'로 출시하곤 했다. 필자가 미칸디와 구글 등과 몇 차례 대화를 한 결과 일련의 논란들이 구글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그 내막은 이렇다. 미칸디의 일부 제품 담당자들이 언제나 웹에서 킬러 앱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포르노가 구글의 착용하는 디스플레이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미칸디는 구글의 온라인 개발자 정책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리고 '노골적인' 콘텐츠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최근 '티트 앤 글래스'(Tits and Glass)라는 앱을 발표했다.

그러다 상황이 다소 애매해졌다. 미칸디에 따르면 구글은 미칸디가 앱을 발표한 직후 사용자 약관을 변경했다. 구글은 전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고 말했지만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중요치 않다. 구글이 미칸디의 포르노 앱 추진 계획을 신속하게 차단했다는 것이 오히려 핵심이다. 미칸디는 이후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포르노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고 착안을 했다. 그러나 아담에 따르면 구글은 민카디가 API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만약 구글이 이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면 구글 글래스는 포르노에 완벽한 기회를 제공하고 초기에 이를 차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점에 관한한 구글 글래스의 방침은 명확하다. 성인 콘텐츠를 규제한다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의 얼굴 인식 기능도 마찬가지다. 비록 구글 보도자료에서 모호한 단어들이 일부 사용됐지만 현재는 얼굴 인식 기능이 들어있지 않다. 구글 측은 "구글은 지난 몇 년간 탄탄한 프라이버시 보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제품에 얼굴 인식 기능을 추가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지금 당장은 구글 글래스에 어떤 얼굴 인식 기능도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구글 글래스가 프라이버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얼굴 인식 기능과 착용 가능한 포르노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전자책 시장의 진정한 독점기업은 아마존닷컴
필자는 기술 분야 작가이자 소비자 권익 옹호자로 가격 상승과 경쟁 감소를 불러오는 독과점 행위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그러나 전자책에 대한 여론과 법무부의 애플 기소에 대해서는 논리가 다르다. 간단히 말해 전자책이나 종이책 가격이 바닥까지는 떨어지지 않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된다. 물론 누구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은 제품을 원한다면 그 제품 가격은 누군가 시간을 투자해 생산하고 판매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전자책과 관련된 상황은 복잡하다. 핵심만 말하면 전자책 가격을 9.99달러로 내려 시장의 90%를 차지한 회사는 아마존이다. 이런 저가는 킨들 판매 증가와 쇼핑객을 사이트에 유치하는데 목적이 있다. 아마존은 출판업체가 아니지만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전자책을 판매하며 디지털 혁명을 수용한 서점 업체들은 스스로를 헐값에 판매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이자 작가 협회(Authors Guild) 회장인 스콧 투로우는 공개 서한을 통해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아마존의 전자책 할인 판매 정책은 서적 판매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서점들이 계속 사업을 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이다"라고 지적했다.

2010년 애플은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에이전시 모델을 도입했다. 출판사들이 각자 가격을 책정하면 애플은 중개인으로 애플의 아이북스토어에서 전자책을 판매하는 모델이다.

법무부는 이를 불법적인 가격 고착을 보고 있다. 이에 애플과 몇몇 출판업체들을 기소했다. 이들 출판업체는 재빨리 애플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애플이 이들과 공모를 했을까? 가능하다. 작고한 스티브 잡스의 이메일은 이런 혐의에 일정 부분 힘을 실어주고 있기도 하다. 이번 주 재판이 시작되면 사법 시스템을 통해 이 문제가 정리될 것이다(애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다. 전자책 시장의 진짜 독점기업은 애플이 아닌 아마존이라는 사실이다. 아마존은 전자책이 도래하기 훨씬 이전에 출판 분야의 경제학을 바꿔 놓았다. 이름 없는 작가들이 서점에 팔릴 책을 출판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유통망의 다양성을 유지시키는 것 또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필자 역시 작가의 한명으로 이 문제의 당사자이다. 그러나 독자입장에서도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아주 오래 전 사라진 출판 황금 시대를 주창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부분에 관한 악당이 있다면 그것은 적어도 애플이 아니다. editor@idg.co.kr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