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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시리즈 4 심층 리뷰 “그 동안의 애플 워치는 잊어라”

Jason Cross | Macworld 2018.10.04


애플 워치 4 : 마침내 스마트폰 수준의 속도와 조작 정확도를!
많은 이들이 애플 워치가 손목 위의 ‘미니 아이폰’이라고 말하지만, 그 동안은 그다지 그런 느낌을 주지 못했었다. 아주 간단한 앱을 실행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때로는 터치나 슬라이드가 잘 안 되기도 했고, 스크롤링은 어떤 때는 잘 되다가 또 어떤 때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 정도로 버벅거렸다. 대부분 스마트 워치가 이 정도의 성능 저조는 보여 왔기에 유저들은 이를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애플 워치는 짧고, 단순한 작업만을 위한 것이지 본격적인 태스크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즉, 워치를 바라보는 기준은 다른 스마트 기기를 보는 기준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이처럼 애플 워치의 성능은, 다른 스마트 워치들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하고 작은 결점들이 모여 애플 워치에 대한 인식을 단순한 ‘보조 기기’에 그치도록 만들었다. 애플 워치는 그저 중요한 알림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던가, 급하게 문자 메시지 등을 확인할 때,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거나 운동 내역을 기록할 때 사용하는 기기라고 말이다. 즉 최소한의 조작 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트래킹 디바이스라고 모두들 생각했다.

그러나 애플은 시리즈 3을 출시하며, 전작인 시리즈 2에 비해 어마어마한 속도의 개선을 보여 주었다. 비약적으로 개선된 반응성과 앱 로딩 속도는 애플 워치도 마치 스마트폰처럼 정교한 조작이 가능한 기기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시리즈 3에서 4로 넘어갈 때 사용자들이 느낄 변화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새로운 애플 워치 시리즈 4의 프로세서는 정말 빠르며, 애플 워치의 사용 방식을 바꿀 것이다.

애플은 애플 워치4의 새로운 듀얼-코어 64 비트 프로세서 S4가 S3보다 2배 가까이 더 빠르다고 하는데, 사용해 보니 사실인 것 같다. 모든 동작이 무척 부드럽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터치와 슬라이드도 정확하고 부드럽다. 컴플리케이션을 터치하면 관련 앱들이 바로 등장한다. 포켓몬 고와 같이 느리기로 악명이 높은 앱들 조차도 너무 빨리 열려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당황할 정도다.

애플 워치 4는 애플 워치 사용 경험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 전까지는 감히 워치에서 사용할 엄두를 못 내던 앱들이 이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바뀌었다. 애플 워치 3에서는 실행되는 데 수 초 이상 걸리는 앱들이 있었는데, 바로 그 몇 초의 기다림 때문에 그 앱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경우가 많았다. 너무 기준이 까다롭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워치에서 앱을 실행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는 데 걸리는 속도보다 길다면 굳이 아이폰을 놔두고 워치를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애플 워치 4는 이 모든 앱 속도와 반응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하여 그 동안 워치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앱들을 워치의 영역 안으로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워치 OS가 지나치게 선구적인 OS 였고, 그 동안 하드웨어가 이처럼 앞서간 소프트웨어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플 워치 4는 마침내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따라 잡은 지점이고 말이다.

애플 워치 4 : 배터리 사용 시간은 “하루하고 더”
애플 워치는 항상 ‘하루 한 번씩은 충전해야 하는’ 기기였다. 즉, 여기서 애플 워치 4의 배터리 수명을 칭찬하는 것은 다른 ‘올 데이’ 배터리를 자랑하는 기기들과의 맥락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 애플은 애플 워치 4의 배터리가 약 18시간 정도 지속된다고 했지만, 실제 써 보니 이보다 훨씬 더 오래 갔다.

40mm 애플 워치 4(와이파이 + GPS 버전)을 충전기에서 뽑아 들고 나선 것이 토요일 아침 9시였는데, 잠 잘 때도 끼고 생활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수면 트래킹 앱은 사용하지 않았다)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된 것은 32시간 후엔 일요일 오후 5시였다.

2세대 광학 심박 센서는 세라믹 뒷면 가운데에 있으며, 주변에는 ECG 측정을 위한 전극이 있다.

이 시간 동안 체육관에 가서 몇 시간 가량 운동을 하기도 하고, (아이폰으로부터 스트리밍 하여) 음악을 듣고, 워치를 통해 음악 볼륨을 조정하거나 재생을 조작했다. 10여 건의 알림도 워치로 확인 했으며, 전화를 걸기도 했다. 시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날씨도 수 차례 확인했다. 저녁 식사를 요리하면서는 타이머도 몇 개 맞추었다. 새로운 앱들을 사용하느라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이 워치를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며칠 뒤 동일한 테스트를 한 번 더 진행했고, 이번에도 결과는 똑같이 나왔다.

물론, 실외 피트니스 활동을 추적하고 애플 워치에서 에어팟으로 음악을 스트리밍 할 경우 이보다 배터리가 더 빨리 닳을 것이다.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해도 이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말한 18시간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32시간의 배터리 수명은 놀라운 결과였다. 게다가 나는 작은 사이즈 워치를 착용했는데, 큰 모델의 경우 배터리 수명이 이보다 더 길다.

도대체 애플이 어떻게 이런 마법을 가능케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 애플 워치 4는 시리즈 3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더 얇고, 배터리 크게도 더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수명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물론 향후 애플 워치에서는 배터리 수명이 수 일 이상으로 증가되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피트비트(Fitbit)의 아이오닉(Ionic)정도의 배터리 수명을 기대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애플 워치 4 : 기타 변경 사항들과 아쉬운 점들
그 밖에도 애플 워치 4에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변화들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케이스의 모양이 조금 변했다는 것이다. 두 사이즈 모두 2mm 가량 길어졌다. 작은 모델은 38mm에서 40mm로, 큰 모델은 42mm에서 44mm로 각각 커졌다. 착용감은 크게 달라진 것을 못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코너가 둥그스름해 지고 워치 자체가 더 얇아져서 시리즈 2와 3에서의 두터운 디자인을 벗어버리고 오리지널 애플 워치의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기존 워치 밴드들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40mm 모델에는 38mm 밴드를, 44mm 모델에는 42mm 밴드를 사용하면 맞다.

골드 컬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쁜 소식도 있다. 새로운 애플 워치는 골드 컬러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을 제공한다. (시리즈 3에서는 알루미늄 워치에서만 골드 컬러를 지원했다.) 셀룰러 모델의 디지털 크라운에 있던, 보기 싫은 빨간 점도 사라졌다. 대신 흐릿한 붉은 링으로 이를 대체했다. ECG에 필요한 전기 패드 덕분이다.

디지털 크라운은 이제 촉각 반응도 지원한다. 크라운을 가지고 스크롤을 하다 보면 부드럽게 ‘딱’ 하는 느낌이 마치 멈춤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애플 워치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이런 게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못 했던 그런 사소한 기능들이 사용자를 행복하게 만든다.

디지털 크라운뿐 아니라 전반적인 촉각 경험이 개선되었다. 아마도 탭틱 엔진 (Taptic Engine)이 개선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여기에서 나온다. 예컨대, 그 동안 애플 워치에서 맥을 구동할 때는 ‘톡 톡’ 하고 2번 워치를 두드려야 했다. 애플 워치 4에서는 이 2번의 터치가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 졌으며 정말로 열쇠로 문을 따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마이크가 오른쪽으로 옮겨졌고, 스피커는 더 커졌기 때문에 워치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더 편해졌다.

스피커 볼륨도 훨씬 커졌다. 마이크는 케이스 반대 편으로 옮겨 갔다. 그 밖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개선되면서 이제 애플 워치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훨씬 더 즐거워졌다. 실제로 워치를 가지고 전화를 여러 통 걸어 보았지만 상대편은 내가 아이폰으로 통화를 하는지, 애플 워치로 통화를 하는지를 내가 말해 주기 전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스피커 볼륨도 충분히 커져서 굳이 워치를 귓가에 갖다 대지 않아도 충분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전화를 거는 것이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그 동안 애플 워치에서는 현실적으로 전화를 거는 것이 무척 불편했던 반면 애플 워치 4에서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특히 짧은 전화 통화의 경우 이제 아이폰을 꺼내지 않고도 걸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처럼 애플 워치 4 및 워치OS 5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사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내장형 슬립 트래킹 기능도 애플 워치 4의 배터리 수명 정도면 충분히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토슬립(AutoSleep)같은 앱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기기에 내장된 솔루션, 특히 저전력 모드에서 수면 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워치 페이스를 상시로 켜 둘 수 있는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로 인해 배터리 수명이 조금 닳는다고 해도 말이다. 워치 페이스가 이렇게 예쁜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디스플레이가 그냥 까만 색으로 변해 버린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워치OS 6에서는 컴플리케이션이나 컬러, 부가적인 애니메이션 없이 워치 페이스만을 항상 켜 둘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OLED 디스플레이가 너무 많은 배터리 수명을 잡아먹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서드파티 워치 페이스도 원하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야 상표를 침해하는, 온갖 종류의 워치 페이스를 유입시키고 싶지 않겠지만, 써드 파티 워치 페이스를 허용한다면 개발자들도 더욱 다양한 템플릿과 기능을 활용하고, 애플의 기준을 충족하는 워치 페이스를 만들기 위한 커스텀 아트워크 및 애니메이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애플 워치 4 : 우리 모두가 기다려 온 그 애플 워치
애플 워치의 개선을 기다려 온 사람이라면 애플 워치 4야 말로 구매를 망설일 필요가 없는 제품이다. 물론 그 자체로 판도를 바꿀 정도의 충격적인 변화나 앱은 없지만, 애플 워치 4의 사소한 변화 하나 하나가 모여 전반적인 애플 워치 사용 경험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시리즈 2나 그 전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면 마치 아이폰 6에서 아이폰 XS로 바로 건너뛴 것 같은 충격을 받을 지도 모른다. 시리즈 3 유저들이라면 그러나 399 달러라는 가격은 조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워치OS5의 새로운 기능들과 시리즈 3의 우수한 하드웨어 성능이 있으니 어쩌면 1년 정도 더 버티다가 새로운 제품을 사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 워치 4를 일단 사용해 보면, 절대로 이전 버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미묘하게 로딩이 오래 걸리는 기능들, 어딘지 모르게 답답해 보이는 스크린, 스크롤을 할 때 빠지면 허전한 ‘똑딱’ 하는 느낌까지. 게다가 과연 로딩 중인지 아니면 화면이 정지한 것인지 모를 여러 앱들은 답답하기만 할 것이다.

애플 워치 4를 단순히 더 큰 스크린, 더 나은 센서, 더 빨라진 프로세서 등으로 정의한다면 너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이러한 변화들로 인한 사용 경험의 개선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동안의 애플 워치들도 충분히 기대치에 미치는 수준이기는 했지만, 애플 워치 4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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