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2

글로벌 칼럼 | ‘중년’의 아이폰에 필요한 것은 패블릿 버전이 아니다

Galen Gruman | InfoWorld
이제 필자도 큰 화면에 큰 글자를 선호하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애플은 이런 필요를 외면한 채, 경쟁사 대부분이 대형화면에 집중하는 동안 왜소한 스마트폰의 크기를 유지해 왔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대각선 화면 크기가 6인치에 달하는 모델을 (휴대폰과 태블릿의 중간인) ‘패블릿'(Phablet)이라고 이름 붙여 내놓기도 했다.

아직은 미국과 몇몇 국가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계속 고공 행진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전문가가 아이폰 패블릿 모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애플은 최근 매출 보고서를 포함하여 지난 2년 동안의 성장세를 근거로 거부하고 있다.

애플이 이전의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긴 했지만, 사람들은 아이폰이라는 효자상품이 시장 포화와 성장률 둔화 상태에 놓여 아이팟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그래서 패블릿이 애플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최근 올가을에 대형 화면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물론 내용을 보면 지난 3년 동안 들어온 여러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보도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대화면 제품에 대한 기대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는 대화면 아이폰이 나왔으면 하고 바라지만 패블릿은 절대 애플을 구제할 수 없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봐라. 삼성이 2개월 만에 1,000만 대나 팔아 치운 갤럭시 노트(Galaxy Note)는 화면이 5.8인치였다. 삼성의 갤럭시 S 시리즈도 잘 팔리고 있고, 최신 모델인 4인치 갤럭시 S 4는 4주 만에 1,000만 대나 팔렸다!” 놀라운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폰 5s는 4인치 화면인데도 1주일 만에 1,000만 대나 팔렸다. 전 세계적으로 삼성은 지난해 약 3억 2,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그중 1/3(약 1억 대)은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등 고가 대형화면 스마트폰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애플은 1억 5,0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진정한'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삼성을 능가했다. 이전 버전의 아이폰과 갤럭시 S 및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 사이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만약 패블릿이 애플의 구세주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삼성과 애플 모두 모델별 판매량을 함구하고 있지만, 아이폰 5s와 갤럭시 노트 3가 출시된 2013년 마지막 분기에 대한 여러 시장 조사 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이 기간에 (제한적인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5s 3,200만 대, 아이폰 5c 1,300만 대, 갤럭시 S 4 2,000만 대, 노트 3 1,1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은 5,500만 대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팔았고, 필자의 대략적인 추정치에 의하면 애플은 약 600만 대의 아이폰 4s를 판매했다.

이들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스마트폰 부문에서 안드로이드와 iOS의 시장점유율 비율은 3:1이지만, 화면이 큰 갤럭시 스마트폰이 화면이 작은 아이폰보다 더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더 큰 아이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아이폰 패블릿 버전이 나온다고 해도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이 극적으로 성장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싶다면 고급 기기를 구매할 수 없는 후진국의 수십억 인구에 판매할 수 있는 훨씬 저렴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를 통해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 뿐 수익은 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애플이 아이폰을 ‘구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월 스트리트가 행복해할 만한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개발 도상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하고 있고, 애플은 이미 고급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폰 5s에 적용한 터치 ID(Touch ID) 센서 잠금장치와 M8 모션 코프로세서(Coprocessor) 등을 통한 지속적인 혁신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화면이 커지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기존의 점유율을 유지할 뿐 성장을 위한 방법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아이팟을 다시 떠올려보자. 10년 전, 아이팟은 획기적인 제품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했다. 시장이 포화한 후 애플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진 신모델을 선보였지만,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아이팟 터치가 어린이용 게임기기로 주목 받으면서 아이팟 시장이 반짝 성장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패드 미니와 구글 넥서스 7 등 7인치 태블릿이 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팟 판매량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재 애플의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은 아이폰이 아닌 아이패드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 특정 시점이 돼 시장이 포화하면 아이패드를 대체할 또 다른 제품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런 패턴은 삼성도 마찬가지로, 삼성 역시 스마트폰보다 (특히 소형) 태블릿이 더 강력한 수익 엔진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이폰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폰을 구제하겠다는 생각은 접어 두자. 물론 아이폰은 이제 중년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사람이 그렇듯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2014.02.12

글로벌 칼럼 | ‘중년’의 아이폰에 필요한 것은 패블릿 버전이 아니다

Galen Gruman | InfoWorld
이제 필자도 큰 화면에 큰 글자를 선호하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애플은 이런 필요를 외면한 채, 경쟁사 대부분이 대형화면에 집중하는 동안 왜소한 스마트폰의 크기를 유지해 왔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대각선 화면 크기가 6인치에 달하는 모델을 (휴대폰과 태블릿의 중간인) ‘패블릿'(Phablet)이라고 이름 붙여 내놓기도 했다.

아직은 미국과 몇몇 국가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계속 고공 행진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전문가가 아이폰 패블릿 모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애플은 최근 매출 보고서를 포함하여 지난 2년 동안의 성장세를 근거로 거부하고 있다.

애플이 이전의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긴 했지만, 사람들은 아이폰이라는 효자상품이 시장 포화와 성장률 둔화 상태에 놓여 아이팟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그래서 패블릿이 애플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최근 올가을에 대형 화면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물론 내용을 보면 지난 3년 동안 들어온 여러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보도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대화면 제품에 대한 기대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는 대화면 아이폰이 나왔으면 하고 바라지만 패블릿은 절대 애플을 구제할 수 없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봐라. 삼성이 2개월 만에 1,000만 대나 팔아 치운 갤럭시 노트(Galaxy Note)는 화면이 5.8인치였다. 삼성의 갤럭시 S 시리즈도 잘 팔리고 있고, 최신 모델인 4인치 갤럭시 S 4는 4주 만에 1,000만 대나 팔렸다!” 놀라운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폰 5s는 4인치 화면인데도 1주일 만에 1,000만 대나 팔렸다. 전 세계적으로 삼성은 지난해 약 3억 2,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그중 1/3(약 1억 대)은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등 고가 대형화면 스마트폰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애플은 1억 5,0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진정한'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삼성을 능가했다. 이전 버전의 아이폰과 갤럭시 S 및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 사이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만약 패블릿이 애플의 구세주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삼성과 애플 모두 모델별 판매량을 함구하고 있지만, 아이폰 5s와 갤럭시 노트 3가 출시된 2013년 마지막 분기에 대한 여러 시장 조사 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이 기간에 (제한적인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5s 3,200만 대, 아이폰 5c 1,300만 대, 갤럭시 S 4 2,000만 대, 노트 3 1,1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은 5,500만 대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팔았고, 필자의 대략적인 추정치에 의하면 애플은 약 600만 대의 아이폰 4s를 판매했다.

이들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스마트폰 부문에서 안드로이드와 iOS의 시장점유율 비율은 3:1이지만, 화면이 큰 갤럭시 스마트폰이 화면이 작은 아이폰보다 더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더 큰 아이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아이폰 패블릿 버전이 나온다고 해도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이 극적으로 성장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싶다면 고급 기기를 구매할 수 없는 후진국의 수십억 인구에 판매할 수 있는 훨씬 저렴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를 통해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 뿐 수익은 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애플이 아이폰을 ‘구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월 스트리트가 행복해할 만한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 개발 도상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하고 있고, 애플은 이미 고급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폰 5s에 적용한 터치 ID(Touch ID) 센서 잠금장치와 M8 모션 코프로세서(Coprocessor) 등을 통한 지속적인 혁신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화면이 커지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기존의 점유율을 유지할 뿐 성장을 위한 방법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아이팟을 다시 떠올려보자. 10년 전, 아이팟은 획기적인 제품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했다. 시장이 포화한 후 애플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진 신모델을 선보였지만,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아이팟 터치가 어린이용 게임기기로 주목 받으면서 아이팟 시장이 반짝 성장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패드 미니와 구글 넥서스 7 등 7인치 태블릿이 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팟 판매량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재 애플의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은 아이폰이 아닌 아이패드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 특정 시점이 돼 시장이 포화하면 아이패드를 대체할 또 다른 제품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런 패턴은 삼성도 마찬가지로, 삼성 역시 스마트폰보다 (특히 소형) 태블릿이 더 강력한 수익 엔진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이폰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폰을 구제하겠다는 생각은 접어 두자. 물론 아이폰은 이제 중년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사람이 그렇듯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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