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50만 명이 넘는 유타주는 전국적인 모바일 투표 확산을 위해 터스크 필란트로피스(Tusk Philanthropies)와 제휴했다. 미국 내에서 3번째다. 이번 시범 운영은 유타 카운티 선거국, 터스크 필란트로피스,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C), 보스턴 기반의 투표 앱 개발업체 보아츠(Voatz)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다가올 선거에서 유권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전자 투표를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투표 플랫폼 이용자는 부재자 투표 신청서를 작성하고 보아츠 애플리케이션에서 본인 인증과 확인을 거친 후 투표용지를 제출한다. 투표는 6월 28일에 시작해 선거일인 8월 13일 오후 8시까지 계속된다. 보아츠 CEO 니미트 소니는 "유권자 45명 정도를 초대했고 그중 몇 명은 이미 모바일 앱으로 투표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연방 선거와 지방 선거의 경우, 보아츠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투표 플랫폼은 현재 복무 중인 군인과 그 가족 등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해외 투표자에게만 제공된다. 지금까지 보아츠 플랫폼은 2018년 웨스트 버지니아 예비 선거, 2018년 웨스트 버지니아 중간 선거, 2019년 덴버시/카운티 지방 총선, 2019년 덴버시/카운티 결선 등 공직 선거 4번에서 시범 운영됐다(선거 횟수는 총 40회).
웨스트 버지니아 국무장관 맥 와너는 2018년 중간 선거에서 30개국에 거주하는 144명의 웨스트 버지니아 부재 투표자가 인가된 모바일 기기에서 보아츠 앱으로 투표한 것으로 추산했다. 앱은 블록체인을 이용해 투표 내용을 익명으로 기록한다. 와너는 블록체인으로 안전하게 군인과 그 가족이 투표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와너의 참모 부장인 마이크 퀸은 주 차원에서 보아츠 모바일 앱의 사용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선 인터뷰에서 퀸은 “이 절차에 대해 실사를 많이 했고 블록체인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빠짐없이 진지하게 고려했다. 블록체인으로 보안이 확보될 뿐만 아니라 특히 보아츠는 안면 인식과 엄지 지문을 활용한 매우 독특한 생체 보안 시스템까지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니에 따르면 보아츠 앱은 공직 선거 이외에도 주 정당 대회, 노조, 비영리 단체, 대학 학생회 선거 등의 투표에도 사용된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머지않아 시범 운영은 장애인 등 다른 부재 투표자로 점진적,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 모두가 모바일 투표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ABI 리서치의 디지털 보안 연구 책임자 미셸라 멘팅에 따르면, 모바일 투표 애플리케이션은 손쉬운 사용에 따른 보안 공포라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모든 사용자가 고급 스마트폰을 가진 것은 아니다.
멘팅은 이메일을 통해 “또한 본인 확인을 위해 폰에서 생체 정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하드웨어에 본인의 생체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해야 한다. 생체 정보 처리 기업은 해당 정보가 안전하게 처리되고 무단 사용을 위해 탈취되지 않도록 빈틈없이 해야 한다. 따라서 보아츠 같은 회사는 해당 정보의 보안과 관리에 최고의 보안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컴퓨터학회연합(ACM) 미국기술정책자문위원회 부의장 제레미 엡스타인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은 온라인 투표 방식에 내재하는 보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그는 “서버 침투 공격, 클라이언트 장치 악성코드, 서비스거부(DoS) 공격, 방해 공격 등의 보안 문제가 있다. 투표자 컴퓨터를 악성코드로 감염시키거나 투표를 처리하고 개표하는 선거 사무실의 컴퓨터를 감염시키는 것 모두 대규모 부정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보안에 근본적인 기술적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선거 부정을 막는 최상의 방법은 이미 검증된 방법인 투표용지다. 엡스타인에 따르면, 투표용지도 부정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투표와 관련된 것과 같은 대규모 사기나 조작에 취약하지는 않다. 그는 “군인 투표자는 투표 시에 더 큰 장벽에 직면할 것이 틀림없다. 다른 시민과 동등하게 민주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단, 이처럼 위협이 가득한 환경에서 온라인 투표는 미국 군대가 보호할 임무를 맡은 대상인 민주주의를 오히려 위태롭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아츠는 블록체인을 분산 투표 시스템으로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모바일 투표 플랫폼 가운데 하나다. 다른 유사 플랫폼으로는 보템(Votem), 시큐어보트(SecureVote), 스키틀(Scytl) 등이 있다.
보아츠 앱의 작동 방식
보아츠 애플리케이션은 IBM이 처음 만들었고 이제 리눅스 재단에서 지원하는 하이퍼레저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권한을 부여받은 블록체인을 사용한다. 보아츠에 따르면, 선거에는 확인을 거친 검증 노드(서버)가 사용되고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사이에 균일하게 나뉘는데 지리적으로도 분산돼 있다. 보아츠 앱을 사용하는 군인과 그 가족은 애플 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주 또는 연방 ID만 있으면 된다.
보아츠 앱에서 인증 절차는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생체 특징(지문 또는 안면 인식)을 이용해 3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투표자는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을 스캔한 후 실시간 얼굴 스냅샷(동영상 “셀카”)을 찍는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의 지문 판독기에 손가락을 댄다. 그러면 해당 기기와 특정 투표자가 연계된다.
투표자 인증이 완료되면, 투표자가 찍은 “셀카”는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사진과 대조되고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 확인을 거쳐 투표 자격이 확인된다.
보아츠의 소니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위해 투표자의 사진이 있는 ID와 셀카 사진은 확인 후 즉시 삭제되며 투표자 확인 목적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생체 정보는 모바일 기기상의 안전한 저장 공간에만 머물러 있으며 밖으로 나가 원격 서버에 저장되는 일도 없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부 ID 설정, 운전면허 발급, 심지어 세금 납부에도 이와 비슷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이 사용될 수 있다. 소니는 “검증을 거친 투표자만 보아츠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향후 투표와 관련이 없는 연방 ID 검증 서비스나 관련 용도로도 보아츠 ID를 사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사용자가 선택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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