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DG가 주최하는 ‘Finance Tech World 2015’가 5월 21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급부상하는 핀테크와 스마트 금융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열린 이번 파이낸스 테크 월드의 주제는 ‘금융 기술 혁신의 미래를 만나다(Meet the future of Finance Technology Innovation)’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삼성페이와 같은 세계적 기업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발 빠르게 핀테크 트렌드를 읽는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계의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전달하는 키워드는 ‘새로운 가치 창조’였다. 대부분의 강연자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단순히 낯선 경험을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사회와 개인 생활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가치를 창조할 것을 주문했다. 사용자뿐 아니라 금융업계와 IT 업계가 함께 협력하는 파트너십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2015년 IT 감독 정책의 방향” 제시
첫 번째 기조 연설은 ‘IT 금융 융합 지원을 위한 IT 감독 정책’을 주제로 진행됐다.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 조성인 팀장은 “금융회사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전자 금융 서비스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2015년 IT 감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규제 중심에서 자율과 책임 중심으로 금융 보안 패러다임을 변화하겠다”며, “보안성 심의 제도를 폐지하고 사후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공인인증서 등 특정 보안∙인증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의무 역시 폐지하고, 시장이 자율적으로 금융 보안 인증 체계를 구축하도록 유할 것이다. 또한, 정부 역시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로라 브로드스키, “스마트 파트너십으로 가치 창출”
두 번째 기조 연설은 로라 브로드스키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부사장이 맡아, 애플페이를 통한 모바일 페이먼트 에코시스템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과거의 모바일 결제 진화 과정, 현재의 생태계, 금융계의 성공과 실패, 사용자 경험을 살펴 본 후, 모바일에서의 가치를 생산하는 차별화 전략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브로드스키 전 부사장은 특히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추는 이행 과정에서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사용자 경험(Experience), 생태계(Ecosystem), 자본 환경(Economics)이라는 3가지 요소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모바일 결제라는 전에 없던 경험을 완벽히 이해하고, 각 요소에서 협력관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환경에 대처하는 유연성, 서비스, 그리고 보안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며,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곧 차별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구글과 에어B&B, 우버와 에어B&B가 결합하는 협력 관계를 통해 하우징, 부동산 업계에서 혁신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스마트 파트너십’이 모바일 협력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임정욱, "한국 IT업계, 도전하고 혁신하라"
이후 이어진 강연에서는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전세계 핀테크 트렌드와 IT업계가 핀테크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여파로 금융 기관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고, 아이폰의 등장 이후 일명 ‘스마트폰 혁명’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배경을 설명한 후,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만들어 낸 혁신의 물결이 기존 업계 자체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한국 IT업계가 핀테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할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리했다.
이후 은행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물리적인 화폐 지불 경험보다 자동 이체나 전자 금융 서비스 사용이 더 익숙한 ‘밀레니엄 세대(Millenials)’가 성장한 향후 미래에는, 금융계 역시 API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전통적으로 은행이 제공하던 묶음 서비스 외에 다양한 계층 공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또한 임정욱 센터장은 한국 핀테크의 과제로, 규제 완화, 금융 관련 신생 업체들과 대형 금융 기관과의 협업,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 조성, 경직된 보안 문화 극복, 은행 지점이 감소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대처를 꼽았다.
윌 그레일린, "삼성페이, 지갑을 완전히 대체하는 스마트폰"
이어서 루프페이의 공동 설립자이자 삼성페이의 글로벌 매니저 윌 그레일린이 ‘루프페이의 기술 활용과 삼성페이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삼성페이와 루프페이가 협력하게 된 배경과 공유하는 비전을 간략히 설명한 후 스마트폰에서 자기장을 통해 카드 정보를 읽는 모바일 지갑 솔루션인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의 장점과 향후 중점을 두고 진행할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그레일린 연사는 “자칫 핀테크 경쟁의 후발주자가 될 수 있는 한국에서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필요 없이 단순히 휴대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되는 결제 방법이 사용자에게 ‘빠르고, 단순하고, 안전한’ 모바일 결제 수단을 제공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카드를 그어야 돈을 지불한다는 전통적인 사용 경험에서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 사용자를 포섭하는 것이 선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석진, “실시간 마케팅 시스템 솔루션의 필요성” 강조
오전 공통 세션의 마지막을 맡은 팁코 소프트웨어 컨설팅 총괄 이석진 상무는 실시간 마케팅 시스템 구축 사례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에서 최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취합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석진 상무는 과거에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이 수립돼 고객 상태의 변화를 감지하고 변화한 요구에 대응하는 기존의 한계와 대비해, 고객의 행동을 각종 채널을 통해 파악하고 현재의 행동과 판단에 즉각 응답하는 전략이 가져오는 변화를 카드사 의 실시간 마케팅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고객 데이터가 고정적인 과거 정보를 의미했다면, 이제 모든 행동과 사건이 이벤트로 추가되고, 실시간 이벤트 분석을 바탕으로 행동 패턴을 완성해 실시간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단순한 빅데이터 저장과 분석을 넘어선 ‘패스트 데이터’를 강조하며 실시간 분석 기술을 통해 더 정교하고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하도록 고객에게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오후 세션은 두 개의 트랙으로 나눠져 진행됐으며, ‘금융 서비스에서의 IT 인프라와 보안 혁신’을 주제로 총 6개의 주제에 관해 더 자세하고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트랙 1에서는 아루바 네트웍스, 포시에스, 인텔리전트웨이브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바일 시대의 금융 보안과 금융 모바일 페이퍼리스 시스템의 혁신, 실시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의 일본 사례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트랙 2에서는 블루코트, 엘에스웨어, 시큐어가드테크놀러지가 보안 위협과 보안취약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핀테크 전문 보안 솔루션과 통합 취약점 관리 프레임워크, 최고 권한 계정에 특화된 별도 비밀번호 관리 시스템을 대안으로 소개했다.
다시 전체 세션에서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위버플의 빅데이터 기반 핀테크 기술 적용 사례와 빅데이터 핀테크 플랫폼 발굴, 웰스파고 은행의 모바일 금융 비즈니스 혁신, 페이팔의 위험 관리 사례 등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금융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대응 전략 수립 과정이 논의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유례없는 IT와 금융 혁명을 앞두고 사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정부와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 일치했다. 현재 진행되는 변화의 물결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규제 완화와 새로운 생태계 육성, 신기술 이전 및 업계 선점, 보안과 신뢰성 강화 등 복잡한 선결 과제 역시 존재한다. 기업과 정부, 사용자 간의 협력이 강조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한편, 이번 파이낸스 테크 월드 2015에는 다양한 금융∙IT업계에서 2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각 강연마다 열띤 질문과 토론이 이어지며 금융 기술 혁신의 미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재확인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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