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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IT 개발업체와 애널리틱스, '델·IBM·EMC와 오라클·HP의 차이'

Rob Enderle | CIO 2013.07.05
수십 년 동안 IT 개발업체들은 작은 's' 솔루션들을 공급해왔다. 고객사가 실제 필요한 지와 관계 없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번들이었던 솔루션들이다.

그러나 이제 델, IBM, EMC와 같은 기업들은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실제로 필요한 것에 대해 고객사를 돕고 있다. 여전히 큰 'S' 솔루션과 씨름 중인 오라클과 HP 등의 업체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내부 애널리틱스를 활용하는 대부분의 대형 기술 업체들에서, 빅 'S'(big 'S') 솔루션으로의 이동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스몰 's'(small 's') 솔루션은 2000년대 초반에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EMC, 델, IBM 등을 선두로 많은 업체들이 자사의 영업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빅 'S'와 스몰 's'가 무엇인지 갸우뚱할 것이다. 이 둘은 어떤 개념이고 그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솔루션(solution)'은 문제를 찾아내는 일련의 상품군으로써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개발업체들은 당신에게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근본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경향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자체 애널리틱스 툴 활용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변화의 기저에 애널리틱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델과 IBM, 이제 초점은 상품이 아닌 프로세스에 있다
필자가 빅 'S' 솔루션과 스몰 's' 솔루션이라는 개념을 처음 구상한 자리는 EMC 월드 2013(EMC World 2013)이었다. 이 행사가 필자에게 던진, '솔루션이 변화시킨 세계'의 의미에 관한 고민은 이후 치러진 델 애널리틱스 행사를 통해 보다 구체화될 수 있었다.

지난 수십 년 간 개발업체들이 이야기하는 '솔루션'이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상품 묶음을 의미해왔다. 즉 과거의 솔루션이란 서류 상의 개념, 개발업체가 판매를 목적으로 고안한 개념이었던 것이다. 이 개념 속에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문제를 우선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결여돼있던 개발업체들의 태도가 야기한 결과물이다. 업체들은 그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보따리에 싸 당신에게 안겨줄 뿐이었다. 바꿔 말하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업 안에 이 꾸러미를 어떻게 이용할 지 이해하는 인물이 한 명쯤은 있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그간 왜 그토록 많은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예산을 초과하거나 실패로 이어졌는지 대한 근본적인 해답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물론, 많은 프로젝트들이 명확한 목표 설계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애널리틱스 행사에서 델은 상품이 아닌, 프로세스에 방점을 찍었다. 그들은 이제 "해결하길 원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고객들에게 던지고 있다. 행사에서는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노후 서버들로 골치를 썩던 한 기업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개발업체라면 이들 기업에게 새 서버와 스토리지를 구매할 것을 권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상품을 팔아치우는 것으로 끝나버리는 지원은 교체 사이클에 악순환만을 가져올 뿐이다.

델은 이런 기존의 땜질식 솔루션 제시에서 벗어나 기존의 서버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하드웨어 사용 사이클의 성숙도를 높이고 비용 부담은 줄여주는 전략을 택했다.

빅 'S'와 스몰 's'의 차이는 모두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IBM의 엣지(Edge) 행사와 HP의 디스커버(Discover) 행사를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HP가 제시한 것은 전통적인 스몰 's' 솔루션이었다. 반면 IBM은 엣지 행사에서 650개 상품을 발표하면서도 이것들을 소개하는 데에는 단 1 분의 시간도 할애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독창적인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좋았다. 행사가 끝난 후 IBM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들려왔다. IBM 엣지 행사는 마치 개종한 신자의 간증 같았다.

왜 애널리틱스인가
무엇이 변한 것일까? 오라클과 HP의 부진은 어떤 이유에서 온 것일까? 개발업체들 간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답은, 애널리틱스에 있었다.

EMC는 제품과 서비스를 정의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데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첫 번째 개발업체였다. 그리고 이제는 IBM과 델이 그 뒤를 이어 애널리틱스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세 개의 업체를 필두로 시장은 '애널리틱스'가 패러다임을, 그리고 방법론을 변화시킬 열쇠임을 깨닫고 있다.

반면 오라클은 아직 '애널리틱스'에 눈을 뜨지 못한 듯 보인다. HP의 경우에는 내부 애널리틱스 기능을 다른 개발업체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인상이다.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고객의 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있는 델이나 IBM, EMC 등의 업체들과는 대조 되는 모습이다. 애널리틱스의 핵심은 바로, 문제를 실체화한다는데 있다.

좋은 계란에서 좋은 닭이 나온다는 비유가 가능할 것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개발업체들이 기술을 통해 내부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그 경쟁력이 고객들에게까지 이어진다는 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굳이 빅 'S'의 개념은 이해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를 받아들인 개발업체들의 지원을 경험해보면 그 가치를 충분히 경험해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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