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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없는 기술 업계, 혁신을 이끌 다음 타자는 누구?

Jason Cross  | PCWorld 2011.08.26
애플의 팬들이 많지만, 애플 자신만큼 애플 제품의 자랑에 목청을 높이지는 않았다. 애플은 출시하는 새 제품의 작은 기능 하나 하나까지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무언가로 과장해 자랑하며 게임의 지형을 바꿔 놓는데 재능을 보였다.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혁신성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놓고 벌이는 논쟁은 일상적이며, 애플의 거만함에 대해서 지지하기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기술 산업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은 많은 제품들에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이제 그런 잡스가 애플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 되어서인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중요한 질문이 남겨졌다. 누가 애플과 같이 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것인가 하느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 먼저 잡스의 진두지휘아래 애플이 이룩한 혁신을 돌아보기로 하자.
 
혁신의 유산
누구나가 애플의 첫 번째 컴퓨터와 그 뒤를 잇는 애플 II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기업용 컴퓨터가 아닌 퍼스널 컴퓨터의 도래를 알린 제품이다. 잡스가 PC 발명에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애플의 리사(Lisa)는 잘못된 운명을 맞았고, 맥킨토시(Macintosh)에 그 영광을 넘겨주기는 했지만 가장 먼저 GUI를 장착한 첫 번째 상업용 컴퓨터였다. 또 애플의 뉴튼(Newton)은 팜 파일럿(Palm Pilot)에 앞선 PDA였다. 세상이 채 준비를 갖추기도 훨씬 전이었다. 
 
사탕과도 같은 원색 색상의 아이맥(iMac)은 올인원(All-in-One) PC의 개념을 밀어붙였다. 평면 LCD 모니터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였다. 아이팟이 MP3 플레이어의 시초는 아니지만 전성기를 불러왔다.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다. 그러나 누구나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스마트폰으로 탈바꿈 시킨 것은 애플과 잡스의 비전이었다. 아이패드(iPad) 역시 마찬가지이다. 첫 번째 태블릿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사용하기 원하는 첫 번째 태블릿으로 자리를 굳혔다. 
 
누구나가 데스크톱 환경에서 출판을 할 수 있는 시대를 개막한 고품질 프린팅 기술을 가져온 레이저라이터(LaserWriter)라는 혁신 또한 빼먹지 말자. 잡스와 애플의 영향력은 성공했을 때나 실패했을 때나 기술 산업 전체를 들썩였었다.
 
간단하게 표현해보자. 아이팟 이전에 하얀색 헤드폰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아이디어 엔진
최근 PC 업계에서는 애플의 맥북 에어를 따라잡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 업체는 하나도 없다. 필자는 그 이유를 혁신 부족으로 꼽는다. 잡스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부품과 값싼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지루하지만 저렴한 제품을 만드는 대량 상품화에 저항했다. 비전일수도, 자만심일수도, 의지일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새로 부품을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전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잡스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밀고 나갈 때를 알았다. 당장 실현이 불가능하더라도 말이다.
 
단기적으로 잡스의 부재가 애플의 일상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주요한 프로젝트가 시장에 도달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그리고 애플의 많은 신제품들은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있을게 분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잡스의 부재가 기술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이 세상을 폭풍 같이 덮치지 않았다면, 안드로이드는 오늘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구글은 2005년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후, 2008년까지 단 한 대의 전화기도 내어놓지 않았었다. 아이폰 때문에 설계를 다시 해야 했기 때문이다. 윈도우 모바일은 맥을 못 추고 있다. 게임의 지형을 바꾼 장본인은 아이폰이었다. 
 
또 아이패드가 출시되지 않았다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란 것이 존재나 했을까? 우리는 지금 포스트 PC 시대에 접어 들었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불과 몇 년 전 수천만 대의 아이패드를 팔아 치운 이후에야 가시화된 논쟁이다. 
스티브 잡스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있을까?
잡스의 사임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대중화 시키는 책임을 누군가가 떠맡게 됐다. 현재 기술 부문 CEO들을 살펴봤을 때 누가 이 자리를 차지할지는 불투명하다. 스티브 발머는 빌 게이츠가 제품에 불어넣곤 했던 그런 비전이 부족하다. 제이 알라드가 떠나지 않았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그의 차지가 됐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누가 새로운 스티브 잡스가 될까? 애플의 팀 쿡이나 조니 아이브(디자인 담당)?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조 벨피오레? 지금껏 잘 해오고 있는 회사인 구글이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무언가로 탈바꿈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처음에는 작고 민첩함만을 무기로 삼다가 누구나가 필요로 하는, 하지만 예상을 못했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는 새로운 회사가 등장할까? 지켜볼 일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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