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살펴보는 태블릿 진화 연대표

다이나북(1968) 컴퓨터 과학자 알란 키가 지난 1968년 제작한 다이나북(Dynabook)은 시제품 형태의 것으로 상용화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현대적 노트북 및 태블릿의 청사진이 됐던 제품이다. 무게 900g 남짓의 다이나북에는 물리적 또는 터치스크린 키보드를 내장하고 있었으며 GUI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었다. 타깃 고객층은 아동으로, 서버에 접속해 숙제를 할 수 돕는 개념이었다. 상용화되지 못했던 주요 원인은 필요한 기술의 부재였다.

애플 그래픽스 태블릿(1979) 1970년대 후반 태블릿은 아직 공상과학영화 속 존재였다. 하지만 애플은 몇몇 아이디어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으며 '애플 그래픽스 태블릿'이라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이동성이 없다는 면에서 오늘날의 태블릿과 다르다. 하지만 애플 II 컴퓨터에 연결돼 사용자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는 640달러짜리 제품이었다. 참신했지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이후 보다 효율적인 스크린 내비게이션 주변기기로 대체됐다. 바로 마우스다.

GRiD패드(1989) 데스크톱 컴퓨팅이 한창이던 1980년대 태블릿 분야의 혁신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1989년 등장한 GRiD패드에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 고내구성 MS-DOS 컴퓨터였던 이 제품은 10인치 스타일러스-레디 스크린을 보유했으며 진보한 필기 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2,370달러로 고가였던 이 제품은 이후 팜파일럿과 애플 뉴튼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AT&T EO 퍼스널 커뮤니케이터(1993) AT&T는 PDA 시장에 진입하려는 목표로 EO PC를 선보였다. 이는 'GO Corp.'라는 기업에서 제조했던 것으로 AT&T에 인수됐던 바 있다. 가격은 2,500달러였으며 각종 I/O 포트를 내장해 모뎀과 모니터 등을 연결할 수 있었다. 패러럴 포트, 시리얼 포트, 심지어 SCSI 포트까지 지원했다. 이 밖에 무선 셀룰러 모뎀이 기본 제공됐으며 내장 마이크와 AT&T 이지링크 메일 서비스에의 무료 가입과 같은 부가기능이 있었다. EO PC는 그러나 대중화되지 못했으며 1994년 7월 단종됐다.

애플 뉴튼 메시지패드(1993) 1993년 등장한 애플 뉴튼은 그야말로 화제작이었다. 'PDA'라는 단어의 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싼 가격(700달러), 취약한 배터리 성능(AAA 배터리), 필기 인식 기능의 부실 등으로 원성을 사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제품을 달가워하지 않았으며 1997년 회사에 복귀한 이후 단종 조치했다. 그는 그러나 뉴튼을 통해 얻은 교훈을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접목시켰다.

팜 파일럿(1996) 뉴튼은 1996년 팜이 출시한 팜파일럿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팜파일럿 1000은 뉴튼보다 작고 저렴했다. 당시 휴대폰들이 통화만 가능하던 시절 팜파일럿은 매력적인 가격(300달러), 양호한 배터리 성능, 캘린더 기능, 유리 처티 스크린, 데스크톱 PC와의 동기화, 500여 명을 저장할 수 있는 연락처, 확장형 메모리와 같은 특장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팜파일럿은 2003년 RIM 블랙베리와 같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 독보적인 지위를 점유했다.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최초의 태블릿 유사 제품으로 기록될 수 있다.

후지쯔 스타일리스틱 2300(1998) 후지쯔는 지난 1998년 회사 최초의 태블릿을 출시했다. 이는 컬러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최초의 태블릿으로 기록된 제품이기도 하다. 뒨도우 95와 윈도우 98을 운영체제로 채택했으며 펜 기반 입력 방식을 지원했으며 반사 방지 기능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상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4,485달러에 달해 대중적 인기몰이에는 실패했다. 단종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 디스플레이(2002) 코드명 미라(Mira)였던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실패작 중 하나다. 윈도우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일종의 무선 모니터로 분류할 수 있다. 무선랜이 느리던 시기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사용성이 떨어졌으며 PC에 연결되어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독자적 기능성의 부족과 1,000~1,500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이라는 단점으로 인해 2003년 말 단종됐다.

윈도우 XP 태블릿 PC(2002)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의 태블릿에 대해 꾸준히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윈도우 8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마이크로소프트 스타일러스 기반의 윈도우 XP 태블릿 PC를 선보였다. 필기 인식 기능을 갖췄으며 PC 수준의 메모리와 스토리지, 프로세서를 갖췄던 것이 강점이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무게와 가격, 배터리 성능 등에 제한이 따랐다. 컴팩과 뷰소닉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XP 태블릿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액시오트론 모드북(2007) 모드북은 맥북 컴퓨터를 태블릿으로 변환시킨, 아이패드의 전신격에 해당하는 태블릿이다. 실제로 2007년 맥북과 같은 사양을 지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비자가 맥북을 액세오트론에 제공하면 이 회사가 800달러의 가격에 모드북으로 변환시켜주는 구조였다. 따라서 총 가격은 2,000달러에 육박했다. 배터리 성능이 취약했던 것도 물론이다.

아마존 킨들 E-리더(2007) 오늘날 5세대에 이른 아마존 킨들 E-리더는 지난 2007년 처음 등장했다. 최초의 제품은 무선랜을 통해 전자책, 신문, 잡지, 블로그 등을 읽을 수 있게 해줬다. 킨들 이전에도 E-리더는 있었지만, 대중화는 킨들로부터 본격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HP 윈도우 7 슬레이트(2010)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는 지난 CES 2010에서 HP의 윈도우 7 터치 태블릿을 발표했다. 슬레이트는 기본적으로 8.9인치 컬러 스크린을 탑재하고 윈도우 7으로 구동되는 PC이지 E-리더였다. 그러나 몇 주 후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자 모든 이들은 태블릿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으며 HP 슬레이트에 대한 관심을 사라지다시피 했다. 아이패드의 성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을 개발함에 있어 큰 영향을 줬음이 분명하다.

애플 아이패드(2010) 마침내 오랜 태블릿 실패 역사가 끝났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통해 신기원을 기록했으며 대중들은 환호했다. 아름답게 디자인된 이 9.7인치 태블릿은 수천 종의 앱을 지원했으며 가격 또한 500달러부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준수했다. 몇몇 이들은 아이폰이 커진 것에 불과하다고 비평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현재 3세대에 이른 아이패드는 4G 네트워크 기능과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탭(2010) 삼성은 2010년 9월 초창기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하나인 갤럭시 탭을 발표했다. 이는 아이패드보다 작아 한손으로도 조작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에 결국 패배한 모델이긴 하지만 갤럭시 탭이 열어낸 7인치 태블릿 시장은 이후 아마존 킨들 파이어, 구글 넥서스 7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토로라 줌(2011 초) CES 2011 전시회에서 모토롤라의 줌 태블릿은 큰 기대를 받았다. 안드로이드 3.1 허니컴 운영체제를 구동했으며 아이패드와 유사한 사양을 지녓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줌의 10.1인치 화면이 아이패드보다 크다는 사실은 반향조차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며, 비싼 가격(무선랜 버전 600달러)와 일부 소프트웨어 문제 등도 실패에 일조했다.

RIM 블랙베리 플레이북(2011) 블랙베리 제조사 RIM은 지난 2011년 4월 7인치 플레이북을 선보이며 태블릿 경쟁에 합류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기껏해야 엇갈리는 수준이었으며 RIM은 가격을 인하해야만 했다. 이후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인기 하락과 함께 플레이북 태블릿도 타격을 받았다. 아울러 네이티브 이메일 및 캘린더 앱 등에서 블랙베리 스마트폰과 연계해야만 하는 등의 제한점으로 인해 플레이북은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시스코 시어스(2010)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지원했던 시스코의 시어스 태블릿은 회사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던 기업용 태블릿이었다. 2010년 6월 발표됐으며 2012년 5월 24일 단종됐다. 기업 시장을 겨냥해 등장했지만 기업 내 아이패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밀려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스코를 이를 통해 독자적인 기기를 공급하기보다는 여러 운영체제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편이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2011) 아마존은 킨들 E-리더만으로 아이패드에 경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7인치 본격 태블릿인 킨들 파이어를 선보였다. 아마존은 2011년 9월 최초의 제품을 선보인 이래 2012년 9월에는 새로운 버전인 킨들 파이어 HD를 출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즈 앤 노블 누크 태블릿(2011) 반즈 앤 노블이 출시한 터치스크린 태블릿 누크는 킨들 파이어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으로 튜닝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구동하고 있다. 가격도 킨들 파이어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다음 달 신형 누크를 출시할 계획인데, 크기 또한 킨들 파이어 HD와 거의 같은 7인치 및 9인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구글 넥서스 7(2012) 구글이 2012년 6월 넥서스 7을 통해 7인치 태블릿 경쟁에 합류했다. 구글이 디자인하고 아수스가 제조하는 이 태블릿은 소형 태블릿 분야에서 킨들 파이어와 경쟁할 만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출시 이후 기대만큼의 반향은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윈도우 8 태블릿(2012) 윈도우 8은 오는 10월 26일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와 관련한 태블릿 소식은 예전부터 무성하다. 레노버, 삼성, 아수스 등이 윈도우 8 태블릿을 출시할 예정이며 마이크로소프트 브랜드의 윈도우 8 태블릿도 등장할 전망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윈도우 8의 타일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오피스 풀 버전 구동, 아이패드급 또는 그 이상의 화면 크기 등이 있다.

아이패드 미니(2012?) 애플이 7인치 태블릿 시장에 합류할까? 공식 발표는 없지만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가격 또한 더 저렴해져서 넥서스 7, 킨들 파이어 등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8인치에 가까운 크기, 무선랜 버전만 존재 등의 루머가 유력하다. 이번 달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