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하락 중인 IE, “IE9의 XP 지원 배제, 번복은 없다”
최근 웹 매트릭스(Web metr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지난달 다시 한 번 애플의 사파리(Safari)와 구글의 크롬(Chrome)에게 점유율을 빼앗겼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 7에서만 IE9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을 고수할 방침이다.
IE 담당 책임자인 라이언 가빈은 IE9가 XP를 지원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10년 전에 만든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브라우저를 구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을 번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E 점유율, 역대 최저치 갱신
정기적으로 브라우저 사용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넷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IE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기준 0.9%가 떨어진 55.9%로 또 한 번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주 전 선보인 IE9의 시장 점유율은 2월보다 0.5% 오른 1%였다.
그러나 IE 기존 버전의 점유율은 IE9가 얻은 점유율 이상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폐기를 희망하고 있는 IE6과 IE7의 점유율은 각각 0.4%와 0.2%가 떨어진 11%와 7.9%였다. 그리고 지난달까지 IE의 가장 최신 브라우저였던 IE8은 3월말 기준 0.5%가 떨어진 34.4%를 기록했다. IE8의 점유율이 떨어진 건 넷애플리케이션이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일부 경쟁제품들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잃어버린 시장을 지속적으로 침식해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구글 크롬의 지난달 시장 점유율은 0.6%가 오른 11.6%로, 또 한번 기록을 세웠다. 애플 사파리의 점유율은 0.3% 포인트가 오른 6,6%였다.
심지어는 지난 12개월 동안 계속해서 시장을 내줬던 모질라의 파이어폭스조차 201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0.1%가 올라간 21.8%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3월 22일 출시된 파이어폭스 4는 모질라의 이런 시장 점유율 성장에 도움을 줬다. 넷애플리케이션의 통계에 따르면, 파이어폭스의 3월 시장 점유율은 전달 대비 1.1%p가 올라간 1.7%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모질라는 각각 새로운 브라우저를 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 받았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다운로드 전쟁의 승자는 모질라로 보인다. 모질라에 따르면 파이어폭스 4가 출시된 첫째 날과 둘째 날, 이를 다운로드 한 횟수는 각각 710만 번과 875만 번에 달한다.
윈도우 7 시장에서 크롬의 약진
가빈은 IE9의 다운로드 횟수는 비스타와 윈도우 7을 기준으로 산출해, 성공이냐 실패냐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IE9의 윈도우 7 점유율은 3.6%로, 전반적인 평균보다 3배가 높은 수치이다. 가빈은 "IE8과 비교시, IE9의 도입률은 5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넷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에 따르면, IE9의 경쟁제품인 크롬 10과 파이어폭스가 윈도우 7 브라우저 시장을 상당히 장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크롬 10의 윈도우 7 시장 점유율은 3월 기준 10.2%에 달하고 있다. 반면 파이어폭스의 윈도우 7 시장 점유율은 IE9에 못미치는 2.8%이다.
가빈은 지금까지의 수치를 무시하고 있다. 또 IE9의 업그레이드 메커니즘이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와는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시장도 성숙하지 않았고, 결과도 오도됐다"고 반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달 윈도우 업데이트에 IE9를 추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비스타와 윈도우 7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빈은 늦어도 6월말까지는 윈도우 업데이트나 자동 업데이틀 통해 IE9을 배치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모질라 또한 아직까지는 고객들에게 파이어폭스 4를 제안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이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만으로는 어떤 브라우저가 성공을 거뒀는지 전적으로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E9에 승부를 걸었고, 이 승부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위험 안고 웹 혁신에 승부수
가빈은 IE9 지원 운영체에에서 XP를 제외한 결정을 변호하면서 "우리는 XP를 지원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IE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다. UI 등을 바꿀 수도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XP를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웹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우리는 좀 더 신중할 수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는 돌파구가 될 만한 발전을 성취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IDC의 브라우저 시장 담당 분석가인 알 힐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결정으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힐와는 "XP 사용자들은 HTML 5 콘텐츠를 처리하기 위해 다른 브라우저를 이용해야만 한다. 이는 상당한 위험요소다. 사용자들이 계속 다른 브라우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들에게 한번 기회를 열어준 후, 이를 다시 회복하기란 힘들다. 이는 아주 기본적인 경영 원칙이다. 특히 변화가 빠른 파괴적 시장일수록 그 위험도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빈은 윈도우 XP 사용자들이 윈도우 7이나 이후 버전으로 결국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들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가빈은 XP가 사라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는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다. 우리가 더 나은 체험을 구축하든, 그렇지 못하든, 웹을 발전시키도록 밀어붙여야만 한다. 이것이 사용자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힐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XP를 뒤로 남겨두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이 보상을 받을지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뇌를 이해할 수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P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꽤 복잡한 비용 혜택 분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배팅을 했을 것이다. 이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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