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많은 IT 기업이 성장을 위해 구식 기술을 처분했다. 종말을 눈 앞에 둔 라디오쉑(RadioShack)이나 마이크로소프트 IE 브라우저를 빼고도, 2015년이 채 끝나지도 않은 지금 이미 유효성이 없어 폐기되고 IT분야의 묘지에 묻힌 구식 기술이 가득하다. 사진이 약간 잔혹할 수 있으니 노약자와 임산부의 주의를 요한다. 망자에 대한 경의를 가지고 엄숙하게 읽어보자. editor@itworld.co.kr
그루브샤크(GrooveShark)
'글로벌 음악 라이브러리'를 자처했던 그루브샤크가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라이선스가 없이 음원을 공유하다가 음악계의 ‘법적 대처'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은 벌써 1년 전 음반사의 불평불만을 수용해 앱 스토어에서 그루브샤크를 퇴출했다. 창립 9년을 맞은 회사의 몰락보다 더 비통한 것은 공동 창업자인 조쉬 그린버그가 지난 7월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다.
타이포(Typo) 아이폰 키보드
타이포 이노베이션스(Typo Innovations)의 공동 창업자인 라이언 시크레스트의 매력도 블랙베리가 특허 침해를 주장한 아이폰용 키보드를 구하지 못했다. 타이포는 아이폰용 모델을 버리고, 아이패드 같은 7.9인치 이상 장치를 대상으로 한 제품만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아마존 파이어 폰(Amazon Fire Phone)
제품명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기대했지만 반대의 의미로 '폭발'하고 말았다. 아마존은 파이어 폰 출시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언론은 이에 대해 '불을 꺼버렸다', '소각되고 말았다'며 재치 있게 보도했다. 아마존에는 킨들 제품군을 비롯해 성공을 거둔 하드웨어 제품들이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파이어 폰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었고, 통신 사업자들이 무료로 배포하는 스마트폰이 되고 말았다.
인터롭 뉴욕(Interop New York)
인터롭 라스베가스는 내년 5월에도 네트워크 산업의 중요 전시회 가운데 하나라는 입지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동생인 인터롭 뉴욕은 올해 무대 뒤로 사라졌다. 지난해 마케팅 자료에서 "인터롭 뉴욕 전시회에 참가하는 30개 전시 업체와 후원 업체가 행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 이후 자비츠 센터에서 개최됐던 인터롭 뉴욕 가을 전시회는 취소되고 말았다. 그 동안 꾸준히 규모가 줄어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토크(GTalk)
구글은 2015년 동안 정말 많은 기술들을 무덤에 묻어버렸다. 얼마 전 구글이 2015년에 ‘폐기’한 것들이라는 슬라이드 쇼 기사로 이를 소개한바 있다. 여기에서는 딱 하나만 선택해 소개한다. 2005년 출범해 한때 성공을 일궈냈던 지토크다. 그러나 올해 2월, 구글은 지토크 윈도우 앱에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구글은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 채팅을 이용하는 시대에 발맞춰 자사 메신저인 구글 행아웃에 집중하기 위해 지토크의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써드파티 앱으로 구글 토크를 이용할 수 있다.
시스코 인빅타(Cisco Invicta) 스토리지 제품
시스코는 기업 인수에 일가견이 있는 기업이다. 2013년 4억 1,500만 달러에 인수한 윕테일 건처럼 잘 풀리지 않은 것도 있다. 시스코는 지난 7월 인수로 획득한 인빅타 플래시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대규모 인수를 발표한 델과 EMC의 연합 관계를 고려할 때 시스코가 다른 스토리지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 볼 수도 있다.
래피드쉐어(RapidShare)
래피드쉐어는 2002년 창립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파일 호스팅 시스템이다. 그러나 구글과 드롭박스 등 여러 회사와의 경쟁에서 끝내 버텨내지 못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위스 회사인 래피드쉐어는 2009년만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가장 방문 수가 많은 웹사이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3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했고, 사용자들이 남긴 파일도 사라지고 말았다.
윈도우 RT 기반 기기
마이크로소프트가 2011년 라스베가스 CES에서 대대적으로 시제품을 공개했던 태블릿과 컨버터블 노트북 컴퓨터용 OS인 윈도우 RT는 윈도우 8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32비트 ARM 아키텍처를 위한 OS였던 윈도우 RT는 원래 뛰어난 전력 효율성이 지닌 장점을 십분 활용하려는 의도로 개발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존 윈도우 소프트웨어와 맞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서피스 프로 장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하면서, 2015년 초에 윈도우 RT를 탑재한 기기 생산을 중단했다
오픈스택(OpenStack) 업체 네뷸라(Nebula)앞서 기사로 소개했듯, 네뷸라는 오픈소스인 오픈스택 클라우드 컴퓨팅 무브먼트가 문을 닫은 결과 발생한 첫 번째 희생자 중 하나가 됐다. 네뷸라는 'IT at NASA'의 CTO 크리스 켐프가 2011년 창업한 회사다. 켐프는 '고별사'에서 "시대에 다소 앞선 것이 문제였다. 3,800만 달러의 투자를 수익으로 전환할 수 없었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기를 지속력 있는 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프렌드피드(FriendFeed)
프렌드 피드는 창업 2년차였던 2009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소셜 뉴스 및 정보 피드 수집업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올해 4월 프렌드피드의 문을 닫았다.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발견하는 방법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프렌드피드 이용률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Is FriendFeed Dead Yet'이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일종의 유산을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애플 애퍼처(Aperture)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사진 편집 앱인 애퍼처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 버전 3.6까지 10년간 유지됐던 전문가용 사진 후보정 앱이 사라진 것이다. 애플은 대신 OS X 맥과 iOS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애플 포토 앱을 도입했다.
시크릿(Secret)
익명 소셜 네트워크 시크릿의 공동 창업자 데이빗 바이토우는 지난 4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서비스를 종료하며 투자금 3,500만 달러 가운데 남은 금액을 반환할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크릿은 이크야크(Yik Yak) 같은 다른 익명 앱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집단 따돌림'을 수수방관한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아마존 월릿(Amazon Wallet)
아마존은 올해 초, 모바일 결제 시장 진입을 위해 개발한 월릿 앱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시작 후 6개월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베타 버전이었던 월릿 앱은 상품권, 로열티 카드, 고객 보상 카드 저장 기능을 제공했으나 애플과 구글의 결제 서비스와는 달리 현금 카드나 신용 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서카(Circa) 뉴스 앱
사라진 앱은 당연히 IT 분야의 공동 묘지로 들어간다. 이렇게 폐기된 서비스 모두를 다루지는 않지만, 예외가 존재한다면 바로 서카다. 서카는 2012년 창업 후 400만 달러의 벤처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저널리즘 앱 브랜드로 발돋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