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구글에게 크롬 OS가 실속없는 이유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09.07.23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크롬 OS를 매우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는 게 현재의 일반적인 통념이다. 약간의 이견은 있겠지만, 결국 높은 가격의 윈도우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IT 업체가 출시한 무료 운영체제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통념은 틀렸다. 크롬 OS의 개발은 구글에게는 최악의 실수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고민해 왔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윈도우 개발 시에 가장 큰 문제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다. 애플의 맥 OS와는 달리 특정 하드웨어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윈도우는 모든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업체를 가리지 않고 모든 CPU, 그래픽카드, 그리고 기타 컴퓨터의 모든 중요 부품들에서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윈도우는 때때로 이런 문제로 고심해 왔다. 만약 특정 하드웨어를 상정하지 않고 범용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 이런 문제들은 당연히 뒤따르게 된다. 그리고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개발업체는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구글이 여태껏 직면하지 않았던 문제들이다. 이제 구글은 개발팀이 운영체제 자체만이 아니라 드라이버나 하드웨어를 조정하는 프로그램들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술지원 인력을 충원해 더 큰 지원팀을 구축해야 한다.

 

예상할 수 있는 더 안 좋은 상황은, 구글을 탑재한 컴퓨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설사 그게 크롬 OS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구글을 비난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구글의 장밋빛 환상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이는 곳 재정상의 적자로 나타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크롬 OS의 출시를 통해 충분한 재정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이런 모든 고생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이 구글이 가진 어려움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우선 크롬 OS에 대한 확실한 사업 계획이 없다. 무료로 운영체제를 나눠줌으로써 큰 보상이 돌아오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인터넷 버블이 정점일 때 모두가 믿었던 전략의 반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크롬에 대해 이런 망상에 가까운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잘 만들어진 운영체제를 무료로 배포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쓰도록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이런 전략을 통해 개발과 기술 지원에 따른 비용을 상쇄시키기 충분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구글이라는 것이다. 컴퓨터를 쓰는 사람 중에 구글이 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구글하다”라는 동사까지 만들어 쓰고 있고, 브랜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널리 퍼져 TV뉴스의 지도화면에서도 구글의 로고를 발견할 수 있다. 구글은 이미 필요한 만큼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여느 기업 못지않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크롬 OS로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럼, 크롬 OS의 개발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그것은 구글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명확한 이득도 없는 프로젝트에 회사의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게 만들 것이다. 잠재적으로 더 큰 수익성을 가진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있는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럼, 크롬 OS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왜 호재가 될 것인가? 만약 구글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불만 가득한 이용자들에 의해 평판이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에 힘을 쏟게 된다면, 다른 사업 분야에서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또한 그 결과, 격찬을 받고 있는 검색엔진 ‘빙’의 출시와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등, 최근 온라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이 더욱 힘겹게 될 것이다.

 

구글이 크롬에 집중하며 한 눈을 파는 사이, 구글의 핵심 사업분야인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빙에게 빼앗기거나, 구글 독스가 웹 기반의 오피스 프로그램에게 밀리게 될지도 모르다. 그렇게 되면 결국, 크롬 OS는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프로젝트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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