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비공인 장마 시작 : 크롬 OS와 DDoS

김효민 | IDG Korea 2009.07.14

지난 7월은 비공인 장마가 시작됐으며, DDoS 공격으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까지 떠들썩했고, 그 덕분에 보안이라는 정보통신의 기본 요소가 다시 한 번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구글은 구글 크롬 OS라는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과학이냐 공학이냐?

기상청은 지난 1961년부터 시작해 매년 5월 하순 경에 여름철 예보를 통해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발표해 왔다. 그러나 기상청은 2008년부터 장마 시작 시점만 예측했을 뿐 종료 시점을 예보하지 않았으며, 올해부터는 시작은 물론 종료 시점도 전망하지 않기로 했다.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최근 들어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이나 소멸하고 나서도 강한 비가 빈번하게 내리는 등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한 상황에서 장마 시작과 종료를 예측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름철 사후분석을 통해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분석해 공식적인 장마의 시작과 끝을 확정하고 통계 및 학술 자료로만 활용할 계획이며, 장마 예보뿐 아니라 장마철이 끝나고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들은 올해부터 학술적인 데이터 이외에는 공식적으로 장마가 언제 시작되고 끝났는지를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과학자들이 발견하거나 창조해낸 이론이나 지식을 일반 대중들에게 유익하며, 일반 대중들이 느끼고 알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한 엔지니어의 상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간에 일반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학술적인 목적 이외에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상청은 기상학 연구기관이란 말인지?

 

우리 주변에 아직도 몇몇 엔지니어들이 과학과 공학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하고 마치 자신들이 순수 과학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기상청이란 정부 기관의 공식 입장에 또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롬 OS에서 얻는 교훈

구글은 역시 구글이다. 크롬 OS로 또 한 번 더 장타를 날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크롬 OS의 실체는 크롬 OS를 탑재한 최초의 넷북이 발표되는 2010년 중반쯤에야 밝혀질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개방형 OS인 크롬 OS는 전혀 새로운 데스크톱 환경 하에서 구글 크롬 브라우저가 구동하는 리눅스 커널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크롬 OS 프로젝트의 협력업체 중 하나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모바일 컴퓨팅 개발 책임자에 따르면, 크롬 OS의 등장으로 브라우저와 OS 간의 구분이 철저하게 모호해 질 것이라고 한다. 즉, 브라우저가 사용자의 운영체제이며 일차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이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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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를 웹에 최적화시켜 상대적으로 저사양의 CPU에서 좀 더 강력한 프로그램을 구동시킴으로써 배터리 전원을 덜 사용하는 좀 더 가벼운 기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크롬 OS의 장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웹 애플리케이션이 하부의 커널에 좀 더 깊숙이 액세스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더 나은 기능과 사용자 경험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글은 약 6개월 전에 발표한 크롬 브라우저에 OS가 제공해야 할 핵심 기능 중 한가지인 세련된 자원관리(Resource Management) 도구, 그 중에서도 메모리 관리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이미 상황을 크게 개선시켰다.

 

일부의 호들갑과는 달리 크롬 OS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대체하거나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크롬 OS는 크롬 브라우저가 필요로 하는 스크롤 바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하며, 아무리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물론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것도 엔지니어들은 잘 알고 있다.

 

그 외에 아직 윈도우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으며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 OS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아이팟이나 특정 프린터 같은 디바이스를 연결하거나 전원 공급을 위한 디바이스 드라이버 개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담담한 입장이다.

 

최신 모델의 카메라, 프린터, GPS 기기들처럼 점점 더 많은 기기들이 스스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게 되면 사용자 컴퓨터와 기기들 간에는 웹 인터페이스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미래 지향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구현할 경우에는 현 상태가 아니라 개발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테스트 시점에서 내가 만든 서비스나 제품이 운영되는 환경을 전제로 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일 것이다.

 

우리는 가끔 이 평범한 진리를 잊고 현 시점의 사용자나 환경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다시는 이런 기본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DDoS와 윤리

필자가 늘 주장하지만 보안에는 답이 없다. 아마도 보안 문제에 있어서는 공격자와 방어자 간에 끝없는 일진일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한히 반복되는 보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엔지니어들이 윤리 강령을 준수하는 것이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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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흔히들 IT에 이슈가 없다거나 정부에서 IT를 버렸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소위 그들이 IT를 키워주거나 이슈를 만들어주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우리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먹거리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은 구글 같은 이슈를 만들고 먹거리를 만들어가는 업체가 주도하게 되고 우리는 또다시 한탄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존을 위해서도 우리가 일어서야 할 때고 우리가 이슈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엔지니어들이여 이제 일어나자, 만들자 그리고 한 번 더 세계를 향해 뛰자!

 

참고로 IEEE의 10가지 윤리 강령(Code of Ethics)을 적어 본다. 필자를 포함해 우리 엔지니어들이 기본 자세를 한번 더 가다듬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공공의 안전, 건강, 복지에 부합하는 공학적 의사결정을 한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일반 대중이나 환경에 위험을 줄 요인들을 즉각적으로 알린다.

2.  실질적이거나 예상되는 利害의 충돌은 가능한 한 언제든지 피하고, 그러한 충돌이 있을 시에는 당사자들에게 이를 알린다.

3.  가용 자료를 근거로 어떤 주장이나 평가를 함에 있어서 정직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4.  모든 형태의 뇌물을 거절한다.

5.  공학 기술과 그 기술의 적절한 응용, 그리고 그에 따른 잠정적 결과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다.

6.  항상 우리의 기술적 역량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며, 오직 훈련이나 경험에 의해 자격이 부여될 때, 혹은 그 기술과 관련된 나의 한계점을 완전히 드러낸 후에 타인을 위한 기술적 과제를 맡는다.

7.  기술적인 일에 대한 진솔한 비판을 추구하며, 수용하고 제시한다. 또한 잘못을 범했을 시에는 이를 인정하고 바로 잡으며 다른 사람이 기여한 바를 올바르게 인정한다.

8.  인종, 종교, 성별, 장애, 나이, 출신국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대한다.

9.  다른 사람의 신체, 재산, 명성이나 일 자리를 거짓되고 악의적 행동으로 상해(傷害)하는 것을 피한다.

10. 동료나 동업자의 전문성 개발을 돕고, 이 윤리 강령을 준수하도록 조력한다.  hmkim@fours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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