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선정 “다시 즐겨도 재미있는 고전 PC 게임”

루카스아츠(LucasArts)의 유산 루카스아츠/루카스필름 게임스는 한때 멋들어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을 많이도 만들었다. 매니악 맨션(Maniac Mansion), 룸(Loom), 데이 오브 텐터클(Day of the Tentacle), 풀 스로틀(Full Throttle), 원숭이 섬의 비밀(Secret of Monkey Island), 그림 판당고(Grim Fandango) 등은 모두 반드시 즐겨봐야 할 게임이다. 지금 즐기려면 : 문제는 합법적으로 구하기가 정말 어렵고, 일부는 아예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원숭이 섬의 비밀은 리메이크 버전만 존재한다. 스팀에서 판매하는 룸은 불완전한 CD 버전이다. 데이 오브 텐터클 리마스터는 현재 제작 중이므로 출시될 때까지 구할 방법이 없다. 풀 스로틀 역시 구할 수 없는 게임이다. 처음 출시된 형태 그대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게임은 그림 판당고와 매니악 맨션 정도뿐이다.

마라톤(Marathon) 90년대, 번지(Bungie)는 가끔은 제정신이 아닌 듯한 “친절한” AI의 도움을 받아 외계인과 싸우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1인칭 슈팅 게임을 개발했다. 번지가 이후 제작한 헤일로(Halo), 그리고 지금의 데스티니(Destiny)에는 마라톤 3부작과 공통점이 많다. 마라톤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90년대 슈팅 게임의 좋은 표본이다. 같은 종류의 다른 게임들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읽어야 할 글이 조금 많긴 하다. 지금 즐기려면: 마라톤 3부작은 구하기 쉽다. 번지가 몇 년 전에 소스 코드를 공개했으므로 3개 모두 알레프 원(Aleph One) 프로젝트를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크래프트를 “다시 즐겨보라”는 말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무려 10년이 지나 스타크래프트 후속편을 내놨지만 사람들은 그 때까지도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 II로 건너간 지금 스타크래프트 멀티플레이어 모드는 예전만큼 북적거리지는 않지만 스타크래프트와 확장팩 브루드 워(Brood War)의 멋진 싱글플레이어 캠페인은 여전히 재미있다. 지금 즐기려면 : 스타크래프트는 처음 출시되고 무려 20년이 지났지만 블리자드의 실시간 전략 게임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친숙한 모습이다. 스타크래프트 II보다 조금 더 어렵지만, 그 당시 게임들은 난이도가 다 높은 편이었다. 특히 버티기/생존 미션이 어렵다. 자주 저장하는 습관들 들이자.

심시티 2000(SimCity 2000) 이론의 여지 없이, 심시티 2000은 역사상 최고의 도시 건설 게임으로 꼽힐 만한 게임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그냥 ‘최고’라고 했겠지만 시티즈: 스카이라인(Cities: Skylines)이 만만치 않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심시티 2000을 최고로 꼽는다. 지금 즐기려면 : 지금 심시티 2000을 즐기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GOG.com과 오리진(Origin) 모두 심시티 2000 도스 버전만 판매한다는 점이다. 도스 버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겼던 윈도우 95 버전에 비해 떨어진다. 찾을 수만 있다면 윈도우 95 버전을 구입하라. 또한 다소 조잡한 인터페이스에 적응해야 한다. 특히 지하철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하지만 시티즈: 스카이라인이 심시티 2000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용”했는지 감안하면 고전 게임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게임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라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은 사람은 많아도 동명의 게임을 해본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게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중 하나다. 특히 전설로 회자되는 한 퍼즐의 경우 게임 초반부에 등장하는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아이템을 게임 마지막까지 지니고 있어야 풀 수 있다. 사실 죽지 않고 첫 번째 방을 나올 수 있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즐기려면: 다행스러운 점은 지금도 접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BBC는 자체 버전의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어드벤처(멋진 그래픽도 추가됨)를 웹에 게시해두었으므로 지금 바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예전 방식으로 즐겨도 좋다.

파퓰러스 2(Populous 2) 피터 몰리노가 최근 내놓은 신(神) 게임 가더스(Godus)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파퓰러스 2를 즐겨보자. 지금 봐도 파퓰러스 2는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신 게임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다. GOG.com의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신을 죽이고 대륙을 없애고 위대한 복수와 분노의 불길로 신앙심 없는 자들을 응징할 수 있는 게임은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지금 즐기려면: 그 전에 나온 파퓰러스도 명작이지만 하나만 구입한다면 높아진 해상도와 추가된 능력, 향상된 UI가 장점인 속편을 구하는 편이 좋다. 피터 몰리노가 게임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천재로 통하던 시절이 그립다면 던전 키퍼(Dungeon Keeper)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카마게돈(Carmageddon) 필자는 데스 레이스 2000(Death Race 2000)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데스 레이스 2000의 팬으로서, 필자는 당연히 카마게돈의 팬이기도 하다. 자체 IP가 되기 전에는 실제로 매드 맥스(Mad Max)와 데스 레이스 라이선스 두 가지 모두 고려했다고 한다. 트랙을 돌며 평범한 레이싱 게임처럼 즐길 수도 있지만 차로 사람들을 치어 죽일 수도 있다.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은 맥스 대미지(Max Damage)다. 근사한 이름이다. 지금 즐기려면 : 이것보다 더 좋은 레이싱 게임도 있고 더 화끈한 자동차 전투 게임도 있다. 그러나 카마게돈은 엄청난 재미를 선사한다. 개발 중인 후속작(현재 얼리 액세스 단계)도 전편만큼 재미있길 바란다.

둠/퀘이크(Doom/Quake) 많은 독자들이 둠과 퀘이크가 이 목록에 포함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맞는 말이다. 둠과 퀘이크는 90년대를 대표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다. 특히 둠은 지금 게임 산업을 지배하는 1인칭 슈팅이라는 장르 자체를 개척했다. 듀크 뉴켐 3D, 마라톤도 마찬가지지만 후대에게 해줄 이야기를 위해서라도 한번쯤 해봐야 하는 게임이다. 지금 즐기려면: 둠을 구입하고 싶지 않다면 수없이 많은 이식작 중에 하나를 즐기면 된다(id가 1997년에 소스 코드를 공개한 덕분임). 심지어 ATM용으로 둠을 이식한 사람도 있다. 퀘이크의 경우 퀘이크 라이브를 추천한다. 퀘이크 라이브는 기본적으로 웹 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퀘이크 III 아레나라고 할 수 있다. 싱글플레이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퀘이크 콜렉션도 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II(Age of Empires II)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II는 필자가 최고로 꼽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물론 이 생각에는 개인적인 향수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II는 상당한 수작임이 분명하다. 인기가 어찌나 많았던지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려 15년이 지난 시점에 확장팩을 출시했다. 역사를 테마로 한 전략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이 게임은 필수다. 지금 즐기려면 : 확장팩 외에, 히든 패스(Hidden Path)가 몇 년 전에 게임 전체를 최신 시스템에 맞게 리마스터했다. 이 고전을 지금 즐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II HD 에디션이다. 원래의 게임과 확장팩이 포함되며 여기에 와이드스크린 지원, 업데이트된 그래픽, 그리고 스팀 워크숍(Steam Workshop) 모드 지원이 추가됐다.

디아블로 II(Diablo II) 후속편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또 다른 블리자드 게임이다. 사람들은 3~4년 전에야 디아블로 II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액션 RPG 중 하나다.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풍부한 아이템으로 며칠, 몇 달, 몇 년을 질리지 않고 클릭질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디아블로 II의 암울한 작화 스타일도 많은 사랑을 받은 요소다. 지금 즐기려면 : 리퍼 오브 소울(Reaper of Souls) 확장팩이 디아블로 III의 문제점 대부분을 해결한 지금 디아블로 II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디아블로 II를 해본 적이 없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액션 RPG는 디아블로 II 이후로 별로 바뀐 부분이 없으므로 적을 미친 듯이 클릭할 수만 있다면 즐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프 라이프(Half-Life) 가엾은 하프 라이프. 역대 최고로 꼽히는 게임의 동생으로 살아가기란 힘든 일이다. 형의 그늘에 가린 탓에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하프 라이프의 캠페인은 (하프 라이프 2만큼은 아니라 해도) 상당한 수작이다. 하프 라이프 2 이전에 “고든 프리맨”이 왜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었는지 궁금하다면 하프 라이프를 해봐야 한다. 현재 출시된 유명 게임들의 상당수가 하프 라이프의 모드에서 출발한 것이다. 카운터스트라이크, 팀 포트리스, 내추럴 셀렉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 즐기려면 : 하프 라이프 역시 90년대 많은 슈팅 게임들의 공통적인 문제를 그대로 갖고 있다. 바로 요즘 게임에 비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밸브 게임인 만큼 지금도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또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블랙 메사 프로젝트(Black Mesa Project)도 있다. 블랙 메사 프로젝트는 지난 10년 동안 하프 라이프를 최신 시스템에 맞게 재구축해왔는데 캠페인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디센트(Descent) 6단계의 자유도. 6단계의 자유도. 6단계의 자유도. 디센트는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게이머의 임무는 외계의 광산에서 무시무시한 로봇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디센트가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독보적인 게임 특성에 있다. 무중력 상태의 1인칭 슈팅 게임으로 x, y, z 축을 따라 자유롭게 피치, 요, 롤을 구사하며 움직인다(완전한 6단계의 자유도!). 조이스틱 사용을 강력히 권장한다. 지금 즐기려면 : 디센트는 지금 관점에서 보면 그래픽이 그다지 훌륭하진 않지만 지금까지 비슷한 게임이 없다는 면에서 여전히 즐길 가치는 충분하다. 말 그대로 디센트와 같은 6단계의 자유도를 구현한 게임은 없다. 최신 1인칭 슈팅 게임 중에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적어도 현재 계획 단계인 후속편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까지는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멋진 그래픽을 원한다면 원작보다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디센트 3도 수작이다.

______퀘스트(Quest) 고전 게임 목록에 넣을 시에라(Sierra) 어드벤처 게임을 고르기 어려운 이유는?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명작 고전만 꼽아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악명을 떨치는 것이 퀘스트 시리즈, 즉 킹스 퀘스트, 폴리스 퀘스트, 그리고 스페이스 퀘스트다. 설정은 각기 다르지만 세 작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플레이어를 죽이는 악취미다.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퀘스트 게임을 즐길 준비가 안 된 사람이다. 다만 어려움과는 별개로 분명 재미(피학적인 재미)도 있다. 지금 즐기려면: 퀘스트 게임이 좋은 점은 GOG.com에서 패키지로 한꺼번에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킹스 퀘스트 VI, 스페이스 퀘스트 IV를 꼽는다. 여기에 폴리스 퀘스트까지 완료한다면 그 다음에는 또다른 시에라 어드벤처, 가브리엘 나이트(Gabriel Knight)도 즐겨보기 바란다.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 커맨드 앤 컨커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함께 시대를 통틀어 가장 사랑 받는 RTS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멋들어지거나 저급해 보이는 FMV 컷씬으로 더 유명하다. 지금 즐기려면 : EA는 커맨드 앤 컨커를 찾는 사람을 위해 오리지널 게임 17편(2010년 많은 비난을 받은 커맨드 앤 컨커 4까지)을 모두 포함한 콜렉션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RTS 팬에게는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다. 이제 남은 질문은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레드 얼럿(Red Alert) 1이나 2, 타이베리안 선(Tiberian Sun), 또는 제너럴(Generals)을 추천하지만 레드 얼럿 3의 엉뚱함을 최고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XCOM: UFO 디펜스(XCOM: UFO Defense) 전략 게임을 즐긴다면 아마도 지난 2년 사이에 XCOM: 에너미 언노운(Enemy Unknown)을 해봤을 것이다. 에너미 언노운을 이미 깼고, 비슷한 게임을 찾는다면 1994년작 UFO 디펜스가 있다. 이미 어이가 없도록 어려운 에너미 언노운보다 10배는 더 어렵다는 점만 제외하면 비슷하다.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X-COM은 턴 기반 전략 게임이다. 게이머는 소규모 부대원들을 통솔해서 외계 세력과 전투를 벌인다. 언제 어디서 난감한 상황에 몰릴지 모르는 게임이다. 마치 게이머의 존재 자체를 싫어하는 듯한데, 그 점이 매력이다. 지금 즐기려면 : UFO 디펜스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장벽은 게이머가 패배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패배를 즐기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즐기지 못하고 짜증을 낸다면 실패의 속도만 빨라질 뿐이다. 모든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도 죽음 앞에서 웃음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 오픈엑스콤(OpenXcom)도 있다. 오픈엑스콤은 UFO 디펜스의 오픈 소스 클론으로, 네이티브로 실행되며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들 중 일부를 수정한 버전이다.

보너스: 마리오 타자 연습(Mario Teaches Typing) 마리오 타자 연습은 이 목록의 다른 게임들과는 약간 다른 영역에 속하지만 지난 주 이 게임이 떠오른 이후 넣지 않을 수 없었다. 마리오 타자 연습은 이름 그대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테마로 한 게임/타자 연습 프로그램이다.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타자를 배우는 데 있어 이만큼 좋은 게임은 없었다. 학교에서 사용했던 건조하고 지루한 프로그램들과는 비교 불가다.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이 게임을 만든 회사가 바로 폴아웃(Fallout)을 만든 인터플레이(Interplay)라는 점이다. 지금 즐기려면 : 스스로 얼마나 타자를 잘 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를 통해 브라우저에서 마리오 타자 학습을 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