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수익평가 회의, 거친 공격의 대상은 역시 “SAP“

Thomas Wailgum | CIO 2009.09.23

래리 엘리슨은 폭탄 발언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오라클의 분기 결산에 대해 분석가들과 가진 수익평가 회의(Earnings Conference Call)에서도 지치지 않는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상장된 대기업의 수익평가 회의는 상당히 따분한 이벤트다. 낙관적인 CEO와 숫자로만 말하는 CFO가 분석가들의 질문에 둘러대며 대답을 하며, 절대로 주주들의 혼란을 불러오거나 경쟁업체에 자사의 전략을 알려줄만한 것은 한 마디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오라클의 수익평가 회의는 전통적으로 경쟁업체에 대한 독설과 자사에 대한 허풍이 작렬하는 시간이다. 래리 엘리슨은 그 시점의 가장 씹을만한 경쟁업체에 대해 언어의 대량 살상무기를 쏘아대기 마련이다.

 

물론 회의에서 오라클 임원이 하는 말은 아마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것보다는 상당히 절제된 언어일 것이다. 이들이 인수 대상이 되는 업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산소를 끊어버려”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오라클이 가장 씹기 좋아하는 대상은 최대의 라이벌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 SAP다. 가장 최근인 오라클의 2010 회계연도 Q1 실적 회의에서 오라클의 사장 찰스 필립스는 “우리는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SAP보다 빨리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코멘트들을 모니터하는 SAP 직원들은 오라클의 발언을 모아 “오라클의 믿을 수 없는 인덱스”란 표를 만드는데, 오라클이 실적 회의에서 경쟁업체들에 대해 한 언급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오라클의 2007년 4분기 수익평가 회의부터 지금까지 10번의 회의에서 오라클은 SAP을 96번 언급했고, 누구나 짐작하듯이 대부분은 칭찬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SAP 직원들은 오라클이 다른 업체에 대해 언급한 것도 추적했다. 같은 기간에 IBM은 66번 언급됐고, 최근 회의에서는 13번 언급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0번 언급됐지만, 최근의 두 회의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새로운 대상을 찾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SaaS CRM 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이 같은 기간에 총 20번 언급됐는데, 대부분 최근에 언급된 것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수장 마크 베니오프는 엘리슨의 추종자로, 이들의 말로 하는 마상 창시합은 엄청난 재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

 

SAP이 정리한 데이터에 따르면, 한창 수익을 올리고 있는 웹 기반 ERP 업체이자 오라클의 진정한 적수인 넷스위트는 아직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엘리슨이 넷스위트의 대주주라는 것이 작용한 것일까?

 

어쨌든 나이 든 어른들은 “누군가에 대해 좋은 말을 할 수 없으면, 아무 것도 말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래리 엘리슨이 이 말을 들으면, “그러면 재미없잖아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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