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같고 속은 다른” 애플 워치 타임 트래블 vs. 페블의 타임라인 전격 비교
애플 워치에 도입할 타임 트래블(Time Travel)이 이 기술이다. 올 가을 공개될 워치OS2에 도입될 타임 트래블은 사용자가 디지털 크라운(Digital Crown)을 스크롤해 애플 워치 메인 화면에서 과거 또는 미래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위로 스크롤하면 내일 날씨에 대한 정보, 아래로 스크롤하면 어제 스포츠 경기 결과가 표시된다.
페블은 이보다 몇 달 앞서 새 페블 타임 스마트 워치에 탑재할 타임라인(Timeline)이라는 유사 기능을 발표했었다. 시계의 버튼을 눌러 과거 또는 미래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페블의 에릭 미기코브스키 CEO는 더 버즈(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능이 애플이나 구글은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능이라고 자랑했었다. 그는 2월 "우리는 스마트 워치의 상호작용에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애플 또한 이런 상호작용 모델을 마음에 들어 했다. 애플의 시간 기반 정보 기능인 타임 트래블은 보잘것없는 모방일까? 아니면 아류일까? 그도 아니면 영리하게 비튼 신기능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3가지 특성 모두를 갖고 있다.
시간의 중요성
자세히 알아보기 앞서, 애플에 타임 트래블 같은 기능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 애플 워치는 하드웨어는 아름답지만, 소프트웨어는 단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시판되고 있는 다른 스마트 워치보다 훨씬 날렵하다. 필자가 2주간 착용한 가장 저렴한 애플 워치 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워치OS는 미흡해 보인다.
많은 리뷰어들이 명백하게 드러난 단점을 지적했다. 혼란스러운 인터페이스, 느린 비내장형 앱(워치OS 2에서는 이 또한 해결될 예정임)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미리알림을 확인하고, 시간을 보는 것 외에는 애플 워치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앱 런처에서 글랜스(Glance) 조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애플 워치 대신 스마트폰을 꺼낸다.
'정황(Context)'이라는 재료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치의 앱 런처는 형편없다. 물론 목록에서 앱을 선택하는 방식이 적합한 상황도 적지 않다. 그러나 스마트 워치가 사용자를 대신해 판단을 해주기 원한다. 정황을 판단해 사용자에 필요한 정보, 이 정보를 제공할 시기를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시간을 절약하고, 값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은 이런 정황을 위한 아주 중요한 도구이다. 다음 약속 시간, 나무에 물을 줘야 할 시간, 스포츠 경기를 시청해야 할 시간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스마트 워치는 시간을 기준으로 정보를 정리하면서 그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페블의 타임라인에는 향후 이벤트를 볼 수 있다.
페블의 타임라인과 애플의 타임 트래블이 중요한 기능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처럼 중요한 사건을 알림을 통해 미리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요시 고수준의 요약된 정보를 빨리 제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미리알림보다 더 강력하다. 또 글랜스를 통해 앱을 찾는 것보다 더 빠르다. 다른 말로 하면, 스마트 워치를 위한 우수한 상호작용 모델이다. 페블의 미기코브스키는 이를 정확히 지적했다.
기능의 차이
페블과 애플이 유사한 시스템을 창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측면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애플은 타임 트래블에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이라는 유틸리티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에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 결과와 스포츠 주요 뉴스라는 복합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크롤을 통해 스포츠 경기 결과와 온라인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애플 워치OS 2 프리뷰 사이트는 더 간단한 예를 제시하고 있다. 캘린더와 기상에 관한 정보가 복합적으로 표시되는 예이다. 밖에서 미팅 약속을 잡았다고 가정했을 때, 내일 미팅과 날씨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애플 플랫폼 자체의 우수성 또한 큰 차이를 만든다. 스포츠 경기 결과에 대한 뉴스를 더 많이 확인하고 싶다고 가정하자. 탭을 해서 앱을 통해 더 자세한 뉴스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사를 핸드오프(Handoff)를 통해 아이폰에 전송할 수도 있다. 날씨를 감안해 미팅 일정을 재조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리의 도움을 받아 처리할 수 있다. 페블 타임라인에서도 앱을 실행시킬 수 있지만, 이 정도의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여러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은 애플 워치의 타임 트래블의 장점이다
다만 타임라인은 정보의 양에 제약이 덜하다는 것이 페블 제품의 장점 중 하나이다. 애플 워치는 화면에 표시되는 컴플리케이션의 수에 제약이 있다. 지금 당장은 5개 이상의 컴플리케이션을 배치할 수 없다. 그러나 페블은 타임라인에 원하는 만큼 데이터를 채워 넣을 수 있다.
페블의 타임라인이 워치 페이스와 분리되어 있는 것도 페블 타임의 상시 켜져 있는 디스플레이에 어울리는 장점이다. 현재 리뷰를 위해 착용하고 있는 페블 타임에는 푸른 색 배경에 메가 맨(Mega Man)의 그림이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바꿀 필요가 없다. 애플 워치의 경우, 10개 페이스 가운데 컴플리케이션을 지원하지 않는 페이스가 4개이다. 또 향후 출시될 사진 페이스도 컴플리케이션을 지원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페이스를 사용하면 타임 트래블을 사용할 수 없다.
애플의 강점
개념적인 차이 외에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다. 쉽게 애플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차이점이다.
현재로서는 페블 타임라인을 지원하는 개발자가 많지 않다. 타임라인과 통합할 수 있는 앱이 21종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기능으로 부상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페블 타임은 초기 단계의 제품이다. 그러나 애플이 개발자들을 더 쉽게 동참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애플 워치 출시 이전부터 1,000여 앱이 애플 워치를 지원했다. 페블에는 관여하지 않은 주요 개발사가 개발한 앱이 많다. 타임 트래블은 이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애플의 하드웨어 또한 시간 기반 인터페이스에 적합하다. 버튼을 반복해서 누를 필요가 없다. 스크롤만 하면 된다. 지금 당장은 디지털 크라운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화면에서 미는 동작을 하는 것이 더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임 트래블이 이를 필수 하드웨어로 만들 것이다.
애플이 모방한 기능이 페블 타임을 폐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페블의 항상 켜져 있는 디스플레이와 며칠 동안 끄떡없는 배터리를 선호한다면, 페블 타임이 좋은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페블에 대한 불만은 직사광 아래에서는 화면이 너무 어둡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광고보다 짧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페블 타임 스틸(Pebble Time Steel)을 주문했는데,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
이와 동시에, 애플이 페블의 대표격인 소프트웨어 기능을 모방했다고 비난하지도 않는다. 이는 경쟁이다. 페블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 '스마트'한 스마트 워치가 승리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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