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진화” 마우스 발전사

디스플레이 장치를 위한 X-Y 위치 표시기 1957년, 더글라스 엥겔바트 박사는 이제 막 스탠포드 연구소(Stanford Research Institute)에 입사한 열정을 가진 한 사람의 엔지니어에 불과했다. 6년이 지난 1963년, 더 비치 보이즈(The Beach Boys)가 서핑 USA(Surfin' USA)를 발표한 그 해, 엥겔바트는 결국 "디스플레이 장치를 위한 X-Y 위치 표시기" 특허를 받은 추적 장비를 발명했다.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2개의 수직 디스크, 이에 상응하는 2개의 전위차계, 상단에 위치한 하나의 버튼, 이 모든 것을 손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된 나무 케이스를 지원하는 엥겔바트의 투박하지만 독창적인 장치는 세계 최초의 마우스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상용화 된 최초의 마우스는 아니었다.

텔레풍켄 롤쿠겔(Telefunken Rollkugel) 엥겔바트가 아직 X-Y 위치 표시기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1968년, 독일의 전자제품 전문기업 텔레풍켄이 롤쿠겔(Rollkugel, 회전하는 공)을 출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2중 디스크 추적 장치를 역사에 길이 남을 개념인 볼(Ball)로 대체하는 등 엥겔바트의 작품과는 크게 달랐다. 롤쿠겔의 차별성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텔레풍켄의 거대한 TR-440 메인프레인 컴퓨터의 옵션 구성요소였던 이 제품은 소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마우스가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텔레풍켄은 특허 문제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미지: OldMouse.org

제록스 알토(Xerox Alto) 마우스 마우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빌 잉글리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60년대 초에 더글라스 엥겔바트의 X-Y 위치 표시기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했으며 1972년에는 제록스의 유명한 PARC R&D 시설에서 일하면서 세계 2번째의 볼 마우스를 완성했다. 두 번째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마우스의 세계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디자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알다시피 텔레풍켄의 볼 마우스는 구식 축구용 헬멧처럼 보였다. 알토는 3개의 버튼을 채용했으며 그 형태는 실제적으로 모든 마우스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 ComputerHistory.org

애플 리사(Lisa) 마우스 디자인 도용이 아첨의 한 형태라면, 애플은 1970년대 말 제록스의 PARC 연구시설을 긍정적으로 칭찬한 것이었다. 제록스는 애플의 계획에 맞추어 다양한 컴퓨팅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빌 잉글리시의 마우스였다. 애플은 제록스 PARC를 방문한지 4년 만에 그 디자인을 수정하여 하나의 버튼이 탑재된 마우스를 리사 개인용 컴퓨터에 포함시켰다. 당시에는 마우스가 연구소의 연구 대상(그리고 호기심이 생길만한 물건) 수준이었다. 무지막지하게 비싼 리사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드디어 컴퓨터 마우스가 제대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광학 마우스 최초의 상업적 성공을 거둔 광학마우스는 2000년 즈음에나 등장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전부터 무선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제록스의 리차드 라이언을 생각해 보자. 라이언의 컨셉은 볼 기반의 마우스가 시장에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으며 이미지 센서(매우 작은 카메라)와 모션 검출 기능을 포함하고 있었다. 1981년에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이와 동시에, 젊은 연구원 스티브 커쉬가 적외선 LED와 예측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대체적인 광학 마우스 전략을 선보였다. 결국 다수의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함께 커쉬의 제품이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라이언의 접근방식이 내구성이 더 좋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후, 커쉬는 마우스 시스템즈(Mouse Systems)와 한때 유행했던 검색엔진 인포식(Infoseek)을 설립했다. 이미지: Renoir.en.kku.ac.th

메타포(Metaphor) 마우스 제록스의 PARC는 1980년대에 메타포 컴퓨터 시스템즈(Metaphor Computer Systems)가 메타포 워크스테이션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발전된 형태의 워크스테이션 컴퓨터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마우스의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메타포는 키보드, 키패드, 마우스 등 다수의 구성요소와 무선으로 통신할 수 있는 기술로 유명했다. 실제로 메타포 마우스는 신생기업 로지텍(Logitech)이 개발했으며 이 제품은 현재 최초로 상용화된 무선 마우스로 여겨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메타포는 이후에 출시된 무선 마우스들도 겪고 있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 IR 기술은 송신기와 수신기 사이의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작업 공간에는 그다지 적절한 기술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미지: Michael Trigoboff/PCC.edu

마우스 시스템즈 프로아지오(Mouse Systems ProAgio) 마우스의 트렌드는 늘 바뀌며 반복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게임 및 고정밀 장치인) 잘 팔리는 마우스들이 여전히 유선 방식으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무선 기술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와는 반대로 스크롤 휠(Scroll Wheel)은 그 여파가 엄청났다. 인정할건 인정하자. 스크롤 바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야 말로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995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마우스 시스템즈가 다수의 버튼을 적절한 위치에 탑재한 프로아지오 스크롤링 마우스를 소개하면서 모두가 이 충격에 휩싸였다. 마우스 시스템즈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우리가 뭘 놓쳤는지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음 슬라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인테릴마우스(Microsoft IntelliMouse) 실제적으로 무시를 당한 프로아지오가 출시된 지 1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지 워드 문서와 엑셀 스프레드시트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브라우징 및 게임에 적합하다는 홍보 문구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컴퓨터를 제어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은 휠/마우스의 조합 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것을 인텔리마우스라 불렀으며, 그 후 17년 동안 엄청난 수의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레이저 붐슬랭(Razer Boomslang)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자. 1997년에는 "게이밍" 마우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존에는 없던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샌 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레이저(Razer) 또한 마찬가지였다. 레이저가 설립된 지 1년 만에 세계 최초의 게이머용 마우스로 명성을 떨친 레이저 붐슬랭이 출시되었다. 당시 레이저는 게이머들이 붐슬랭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광고를 사용했다. 그 이유로는 해상도(2000 DPI vs. "표준" 마우스의 450 DPI), USB vs. PS2 연결, 컨트롤러 칩의 속도 등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레이저를 호평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내용이 다소 과장되었으며 100달러라는 가격 또한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있었다. 어쨌든 게임용 마우스와 레이저가 등장했다. 이미지: ComputerBase.de

애플 매직 마우스(Apple Magic Mouse) 최초의 소비자용 제품이자 멀티터치 제스처를 지원하는 애플의 매직 마우스가 출시된 2009년 입력 장치는 새로운 시대에 돌입했다. 스와이프(Swipe), 스크롤, 2 손가락 더블 탭(Double Tap) 등을 모두 지원했고 로지텍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제조사들이 이런 기능을 윈도우즈 8에 최적화된 마우스에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직 마우스 류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제스처 기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버튼이 없는 형태를 띠기 때문에 중간(Middle) 클릭 등의 동작을 지원하지 못하며 전통적인 마우스만큼의 정교함도 제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