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쿨, 웹 2.0으로 성장 엔진 가동

Eric Lai | Computerworld 2008.12.05

고등학교 시절을 독창성 없는 교사들의 지겨운 수업과 그에 이은 주입식 숙제로만 가득한 시절로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아마 오늘날에는 다시 한 번 학생시절로 돌아가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소셜 네트워킹 기술과 대학이니 기업의 e-러닝 성공 사례에 고무된 K-12 공립학교들이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충족시키는 한편, 기존 공립학교의 경직성을 지양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학사 일정을 짤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기술 방안들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 가상학교 연 6만 4,000명 배출

올해로 창립 11년이 된 플로리다 가상 학교(Florida Virtual School)는 지난 해에만 미국 전역에서 6만 4,000명에 달하는 학생을 배출해 냈다. 이 학교는 보충반에서 우수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들을 제공하고 있다.

 

 

플로리다 가상 학교의 글로벌 서비스 및 개발 부사장인 앤디 로스는 “총 재학생의 1/3이 정규학교의 수업에서 낙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1/3이 AP(Advanced Placement) 수업을 듣기 위해, 그리고 나머지 1/3은 하루 중 어느 때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우리 학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는 또 “모든 데이터를 추적해 본 결과, 각자의 지역 시간으로 새벽 4시경에 접속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 가상 학교가 새롭게 도입한 제도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상 셰익스피어 페스티벌”과 곧 도입될 예정인 360Ed사가 개발한 “컨스피러시 코드(Conspiracy Code)”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학생들은 미 역사 수업을 이들 두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한, 로스는 수업의 목표는 해당 과목을 마스터하는 것이니만큼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경우, 각 과목을 마스터할 때까지 몇 번이고 재수강을 할 수 있다며, “모두가 같은 교과서의 43페이지를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웹 2.0 기술이 교과 과정을 대체

한편, 필라델피아의 미래 학교(School of the Future)에서는 학생들이 교과서 대신 게이트웨이 노트북을 갖고 다니며,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기존 교과과정보다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 걸친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학교의 “최고 학생(chief learner)” 또는 교장인 로잘린드 시비스는 “학생들은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을 사용해 온라인에 과제물을 게시하고 온라인으로 토론을 한다”고 전했다.

 

로스와 시비스는 모두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제 4회 연례 미래 학교 회담(School of the Future Summit)에 참석했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교육 씽크탱크 이노사이트(Innosight)의 회장이자 <분열되는 학급(Disrupting Class)>의 저자인 마이클 혼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고등학생의 수는 2000년에는 4만 5,00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00만 명으로 늘어났다.

 

혼은 프레젠테이션에서 협력자이자 <발명가의 딜레마(Inventor’s Dilemma)>의 저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에 의해 개발된 “분열” 이론이 학교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 상담가로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윌 리차드슨은 교실 안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하더라도 교사들이 교과서 위주로 수업을 하면서 컴퓨터를 보완적 수단으로만 사용한다면, 컴퓨터가 수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리차드슨은 “차라리 학생들에게 ‘모든 전자장치의 전원을 꺼 주십시오’라고 비행기 이륙 전에나 들을 수 있는 안내문을 들려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오늘날 정책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소셜 네트워킹의 장점들을 탐험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기술로 활용되는 소셜 네트워킹

학생들에게 수업 방식의 결정 권한을 부여해 첨단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리차드슨에 따르면, 이는 교내 첨단 기술의 사용을 모두 금지하기보다는 교내에서 서로에게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숙제를 마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인스턴트 메시지 등의 활용을 권장하며, 심지어는 쉽게 해킹될 수 있는 인터넷 포르노 필터를 제거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집에서 가상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e-러닝 옹호론자들은 e-러닝의 장점으로 더욱 다양한 학생들에게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풍부하고 융통성 있는 교육 방식 외에도 간접적 업무 경험을 가르쳐줄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의 활용을 지목했다. 소셜 네트워킹의 활용은 학생들로 하여금 이들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직업의 세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텍사스주 휴스턴 근처의 클리어 크릭 독립 교육구(Clear Creek Independent School District)의 CTO인 채드 스티븐스는 “공교육은 독점이 아니다. 우리는 차터학교, 사립학교, 온라인학교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업계의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사장되고 만 옛 기업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리어 크릭에서 오랫동안 교사 및 교장으로 근무해 왔던 스티븐스는 올해 여름 클리어 크릭의 가상 고등학교인 e4 아카데미(e4 Academy)의 창립을 맡았다. e4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각자의 학습 속도에 맞게 수업을 듣고 인스턴트 메시지와 일부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교사들로부터 조언과 가르침을 받는다.

 

스티븐스는 “수업이 원거리로 이뤄진다고 해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e4 아카데미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여름학교의 대안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가상 교육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학생들이 1학년 또는 2학년에 올라가는 대신 인터넷 카페에서 수업을 들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상의 첨단 기술 사용이 NASA 린든 B. 존슨 우주센터의 고향인 클리어 크릭과 같은 부유한 교외에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방법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혼은 “부모들이 항상 증명되지 않은 프로그램에 아이들의 미래를 거는 위험을 무릅쓰려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존 학교의 저항과 딜레마

한편,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체제에 저항하는 쪽은 학교들이다. 하와이의 한 학교 관리자는 일정 조정상의 마찰로 AP 과목에 등록할 수 없게 되자 컴퓨터를 해킹해 접속함으로써 이를 해결한 한 여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학교의 운영진들은 이 여학생의 독창성을 “칭찬해야 할 지 혹은 제재를 가해야 할 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

 

플로리다 가상 학교에게 있어 “최대의 경쟁상대”는 플로리다 공립학교들이다. 로스는 “법적으로 그들은 가상 학교에 학생들을 개방해야 하지만, 재정 지원이 감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금은 참석하는 학생 수에 의해서도 일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저항이 가상 학교의 급격한 성장세를 막지는 못했다. 현재 플로리다 가상 학교는 800명 이상의 전임 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는 플로리다의 정교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중 대부분은 정규 학교에서 3년 이상의 근무 경험도 갖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미래 학교 회담에서 제시된 이론들이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필라델피아의 중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우리가 간단히 가상 학교를 설립하고 학생들에게 직접 수업 일정을 선택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너무나 많은 억측들이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항상 자신들에게 최선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측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면 그대로 따른다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친기술적 교육의 옹호론자들이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랍 에미레이트 교육부의 자문관인 존 주크는 “그간 우리의 교육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며, “기존의 교과목을 폐지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우리가 어떻게 일해야만 하는지를 더욱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교육 전달 모델을 개발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ric_lai@computer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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