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IT인들이여, 네트워킹에 주목하라”

Gail Farnsley | Computerworld 2009.02.04
AP2A38.JPG1978년 가을 볼링그린 주립대학교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컴퓨터과학을 전공으로 하는 대단위 여학생 모임에 속해 있었다. 오늘날엔 이 분야를 선택하는 여학생이 전국적으로 볼 때 꽤 줄고 있기는 하지만 그 당시만해도 수업을 듣는 학생 중 40%에서 50% 가량이 여자였다. 여학생들의 활동은 건재했으며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 또한 꽤나 높아 고용주는 성별을 개의치 않았다. 필자가 졸업하던 해, 전국의 컴퓨터 과학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자 졸업생의 기록적 수치가 보고되었다.

1980
년대 초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써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당시 IT계에서 여성을 원하는 풍토는 여전히 강했다. 그러나 IT계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가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필자는 얼마 안 되는 고위직 여성 가운데 하나였고 , 여성이 회의에 홍일점으로 참석하는 것이 보기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한 때 필자의 여성 동료와 나누었던 것과 유사한 종류의 우정이 남자 동료에게는 없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물론 남자 동료와 아이디어는 공유할 수 있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얘기하는데 편치 않은 주제들도 있었다. 가령 육아의 책임을 조정한다든가, 운동할 시간을 좀 낸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이것이 IT에서의 성공 대신 치러야 하는 대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싶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다른 여성 동지를 찾아보기를 등한시했고 , 필자는 그저 그러기 위한 시간이 없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필자의 직업이 너무 안정적으로 느껴져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새로운 분야를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후, 동료 네트워크라는 개념 그리고 여성으로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힘에 대해서 접하게 됐다.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며, 몇 가지 특정한 종류에 익숙해졌다. 이런 네트워크의 장점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공식적인 네트워크.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경력 중심의 의제와 업계에서 연락망을 구축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을 제공한다. 다양한 지역별, 국내 그리고 국제적 IT 집단이 있어 선택이 폭이 넓다. 필자는 국제 여성 기술인 단체(Technology International) 및 우먼 앤 하이테크(Women & Hi Tech)라 불리는 인디아나 주의 한 단체에 속해있다.

공식적 집단에 속하게 되면 놀랄 만한 힘 있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러한 집단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크나큰 장점이기도 하다. 어떤 공식적인 집단이든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 하지만, 특히 여성이 주축이 되는 집단들은 여성의 관점에서 화제를 탐구한다.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하는 CIO라면 직장과 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가장 잘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주제들은 남자의 경우보다는 여성에게 전연 다른 의미를 띄게 된다.

2.
비공식적 네트워크. 비공식적 네트워크는 기성 조직에 속하지는 않지만 구성원의 어떤 일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만남이 이루어진다. 필자는 IT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던 어떤 사람에 의해 뜻하지 않게 조성된 모임에 속해있다. 그녀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IT 업계에 몸담고 있는 고위직 여성들이 모임을 갖고 저녁이나 들면서 담소를 나누고 싶어했고 , 그런 대화가 너무 좋았던 우리는 6년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여전히 만나 다른 여성들을 동참시키곤 했다.

의제는 없다. , , 가족, 취미 등 생각하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직도 IT계에서 종사하는 이도 있고 , 필자같이 다른 직종으로 옮겨간 이들도 있다. 구성원 모두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었기에 CIO의 어려움, 좌절 그리고 보람을 이해할 수 있다. 생각을 나누고 직장과 심지어 이직의 방법과 이유에 대한 조언도 얻으며 편안함을 느낀다. 필자가 최근 CIO에서 교수로 이직을 하면서 이 모임이 필자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바쁜 전문직 종사자였지만, 우리의 오찬 회의를 일순위로 여겼다.

3.
친목단체.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는 반드시 동일한 종류의 일이 아니어도 공통 관심사를 공유한 직장 내의 동료들로 구성된다. 커민스에서 CIO이자 IT 부사장으로 재직했을 때 관리직, 경영직, 프로그래머, 인사부 직원,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비서관이면서 모두 여성들로 구성된 집단을 이끌었던 적이 있다. 경영자의 길을 밟으면서 결코 만나지 못했을지 모를 여성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 바로 이 친목단체에서 만났던 커민스의 마케팅 및 HR 직원과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녀 덕분에 우리는 퍼듀 대학 및 커민스가 공동 후원하는 과학캠프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단체는 또한 관리직 경험이 없는 여성이 조직 내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 단체는 특히 회사 내의 다른 업무로 또는 다른 직종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설령 지금 맡고 있는 업무를 그만 둘 뜻은 없다고 해도 이런 단체는 생각을 나누고 일처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내부 정통자와의 연대를 더욱 쉽게 만들어준다.

4.
일대일 멘토링. 멘토링 관계가 진정한 동료 간의 연대는 아닐지 몰라도 멘토를 두거나 멘토가 되도록 강력히 추천하는 쪽이다. 각각 나름대로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인 면에서 보람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동안 공식, 비공식적인 자격으로 남녀 직원 모두의 멘토로 지낸 적이 있는데, 아직도 직업적 조언을 구하는 젊은 친구들이 연락을 해오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학계로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한 이유도 젊은 사람들과 더욱 긴밀히 공조하고 이들에게 필자의 심층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기회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필자에겐 여러 명의 멘토가 있었지만, 여자는 없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컴퓨터 수업을 가르쳤던 고등학교의 남자 선생님이었다. 그의 시험지 채점을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그는 법적으로 인정된 시각 장애인이었다), 1950년대 IBM에서 근무했고 언제나 컴퓨터 경력이 얼마나 보람이 있고 돈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는 컴퓨터가 좋은 직업이 될 수 있을 거라며 필자를 설득했다. 이 때문에 직업전문학교를 가라는 필자의 상담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대신 대학에 지원했다. 그 선생은 지원서 작성과 재정적 지원에까지 도움을 주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필자는 없었을 것이다.

IT
, 특히 고위직의 많은 여성들이 여유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하고 있지만, 동료 간의 연대 모임은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언제나 그 집단에서 필자가 투자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생각한다.

전직 CIO였던 필자의 조언은 간단하다. 함께 할 집단을 찾아라. 맘에 드는 곳이 없으면, 당신이 시작한다. 동료 네트워크 집단에 소속된다는 것은 아마 당신이 이룬 최고의 경력이 될 것이다.

반슬리는 커민스의IT 부사장이자CIO였고 , 현재 퍼듀 대학교의 컴퓨터 정보통신과의 객원교수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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