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IT 업계에 떠도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

Robert X. Cringely | InfoWorld 2010.06.15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내놓을 때 과대광고는 필수인 것처럼 보인다. 새 제품을 내놓은 다음, 할 수 있는 한 많은 경로를 통해서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관심은 멕시코만의 원전 사고보다 더 빨리 떨어지고 만다.

 

주목할 것 : 애플 전세계 개발자 컨퍼런스(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그 누구도 스티브 잡스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신제품 발표를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잡스가 보여준 키노트는 마치 유명 셰프가 수플레를 만드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잡스는 과대광고와 허위사실 유포 사이의 선을 넘은 것 같다. 한 예로, 잡스는 아이폰 4의 300dpi 스크린을 가리켜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고 말했지만, 이 해부학적인 이름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왔던 불쾌한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새로 나올 아이폰 4는 누가 뭐라고 하든 사용자의 영혼을 읽어 들일 수 없다. 디스플레이메이트 테크놀로지(DisplayMate Technologies)에 따르면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인간 망막이 인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PC월드의 제이슨 크로스가 보도한 것과도 일치한다.

 

잡스는 새로운 페이스타임(FaceTime) 앱을 통해 아이폰 4가 영상통화가 가능한 최초의 휴대폰이라는 주장도 내비쳤다. 엑스트라래스트(ExtraLast) 블로그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최초의 기기들은 2005년에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언씽커블(Unthinkable) 블로그는 아이폰이 화상회의 분야를 따라잡기 위해 하고 있는 다른 노력들을 보여준다.

 

애플은 (잡스만 그런 것은 아니다) 또한 새로운 사파리 5 브라우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T 블로그워치(IT Blogwatch)의 리치 제닝스에 따르면, 컨시버블리 테크(Conceivably Tech)의 볼프강 그루너(Wolfgang Gruener)와 같은 몇몇 블로거들은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애플은 겸손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경우에는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지만, 다른 경우에는 그들의 주장이 실제와 거리가 멀어서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신 사파리 브라우저의 경우, 사파리 5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브라우저라는 주장은 한마디로 거짓말이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거짓말이다.

 

물론, 꼭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IT 기업들이 추측성 보도와 부풀리기를 한다. 스프린트(Sprint)는 신제품 HTC 에보(Evo) 4G의 출시 첫 날 판매량이 "스프린트에서 출시한 단일 휴대폰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이었다. 출시 당일 HTC 에보 4G의 판매량은 삼성 인스팅트와 팜 프리의 출시 3일 간 판매량을 합친 것의 세 배였다"고 주장했다.

 

하루가 지난 다음 스프린트는 "실수로 비교에 착오가 있었다"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실제로 스프린트는 프리와 인스팅트의 판매량을 합친 만큼의 에보를 판매했다. 괜찮은 판매량이지만 깜짝 놀랄만한 수치는 아니다.

 

정말 실수였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들이 웹 상에서 불꽃처럼 확 피어올랐다가 몇 시간 만에 사그라지는, 관심의 주기가 짧은 이런 시대에는 이런 사건이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먼저 헤드라인을 잡고, 수습은 그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면 더욱 좋다.

 

이런 점은 대중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는 할리우드와도 비슷하다. 영화가 아무리 실패작이라도 일단 영화표 값을 지불하면 그만인 것이다.

 

아이폰 4나 에보 4G가 실패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과장광고들이 계속될 수록 이 제품들을 구매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얼리 어댑터들에게 충고 한마디. 새 제품들이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더라도 탓할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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