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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구글은 블랙베리의 횃불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JR Raphael | Computerworld 2020.02.11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 글은 2000년 초의 글에 날짜를 잘못 찍은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상황에 관한 이야기다. 

블랙베리 폰의 시대가 다시 한 번 끝났다.
 
ⓒ NeuPaddy, modified by IDG Comm (CC0)

못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블랙베리 폰 제조를 맡고 있던 회사가 관련 사업에서 물러나고 블랙베리 이름을 단 디바이스를 더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놓치기 쉬운 뉴스이기도 하고, 아니면 옛날 기사이거니 생각할 수도 있다.

업계와 사용자의 주목을 받을 만한 소식도 아니다. 문제의 회사는 실제로 블랙베리 자체도 아니다. 블랙베리의 주체인 RIM(Research in Motion)은 2016년 이래로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는다. 바로 그 해에 TCL이라는 회사가 나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블랙베리 상표 아래 휴대폰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지원한다. 디바이스의 핵심은 안드로이드이고, 블랙베리 자체는 보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TCL이 이 계약이 끝났다고 밝힌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안타까울 것도 없는 일이다. 휴대폰 브랜드로서 블랙베리는 그동안 본질적으로는 연명 치료 상태였다. 최근 몇 년간의 안드로이드 기반 블랙베리 폰은 전혀 특별한 제품이 아니었으며, 그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정작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블랙베리 폰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한 실망스러운 결과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보안 중심 제품임을 내세우는 것과는 확실히 맞지 않는 고약한 현실이다. 참고로, TCL과의 계약이 끝났으니 남아 있는 블랙베리 폰 사용자의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려보면, 블랙베리가 보안 우선, 비즈니스 친화적인 스마트폰과 동의어였던 때가 있었다. 블랙베리는 왓츠앱용이 아니라 진지한 전문가들, 다시 말해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최고의 업무 생산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자신들이 사용하는 기술이 가장 안전한 것인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디바이스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직 이 역할의 공백을 제대로 채우는 업체가 없다.

물론 삼성은 엄청난 수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삼성 폰의 강점은 하드웨어에 있다. 사용자 경험은 뭔가를 조금 더 바라게 되고,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서 성적도 보통 수준에 그친다. 데이터 판매 측면도 문제가 되지만, 이는 기업 사용자의 기대에 맞출 때만 문제가 된다.

애플이 필요할 때마다 보안 카드를 내세우지만, 구글의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더 낫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픽셀 폰에 대한 치명적인 리뷰조차도 최상급 소프트웨어와 구글의 뛰어난 서비스와의 일관되고 통일된 통합 덕분에 디바이스 사용하는 것이 즐겁다고 평할 정도이다. 

골칫거리는 여기에 있다. 이런 뛰어난 자산에도 불구하고 모든 픽셀 폰은 진심으로 추천하는 제품이란 평가를 받지 못하고 별표가 붙는다. 거의 예외없이 “안드로이드와 구글 서비스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이라는 평가이다. 

과거 블랙베리가 대단했던 이유를 들자면, 무엇보다도 사용의 편의성을 드는 사람이 많다. 한 업체가 운영체제와 주변 서비스를 동시에 개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보안과 생산성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물리 키보드도 있지만, 향수를 느끼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두께나 화면 크기를 희생하고 전용 QWERTY 키보드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구글 픽셀폰의 핵심 강점을 설명하는 말고 거의 비슷하다. 모든 장단점을 차치하고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그 어떤 업체도 픽셀이 만드는 사용의 편이성과 통일된 환경에는 근접하기도 힘들다. 구글 서비스가 운영체제에 이음매 없이 혼합되어 서로 충돌하는 불편한 느낌이 전혀 없다. 어떤 안드로이드 관련 회사도 구글이 하는 만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인센티브가 없다. 그리고 이런 업그레이드는 프라이버시와 보안 같은 영역에서는 정말로 중요하다.

애플은 자사 생태계 내에서는 이런 이점을 누리고 있지만, 구글을 사용하는 아이폰 사용자는 참아내야 하는 성가심과 구글 서비스를 iOS 경험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만들기 위해 넘어야 하는 장애물 때문에 불만이 많다. 최소한 구글 서비스가 끼어드는 한 아직은 완벽한 그림이 아니다.

누군가 블랙베리가 남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면, 다시 말해 최상급 네이티브 서비스, 생산성과 보안을 강조한 일관서 있고 완성된 모바일 기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분명 구글이 적임자일 것이다. 그리고 구글이 픽셀 폰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끊임없는 변화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비즈니스 중심 접근법은 제품군이 무리에서 특별히 돋보일 필요가 있으면서도 평균적인 구매자의 마음을 끄는 분명한 양식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마케팅의 축도 바뀔 것이다. 정확한 요소를 강조하고 물리적인 폰의 양식도 눈에 띄는 결격 사유 없이 메시지를 흩트리지 않아야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구글만큼 이런 이상을 달성하는 데 가까이 있는 업체는 없다.

이미 언급한 적 있지만, 이와 비슷한 매끄럽고 일관성 있는 비즈니스 대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다른 회사는 딱 하나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로 방향을 바꾸는 초기 단계에서 보여주는 약속과 기존에도 생산성과 보안을 최우선순위로 꼽았다는 점을 두고 보면, 여러 해가 지난 다음 마이크로소프트가 업무용 스마트폰의 사실상의 표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상상이 지나친 비약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쨌든 지금은 구글이 유리한 게임이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구글이 이런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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