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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 지포스 RTX 3080 Ti, 신제품 발표에서 빠진 이유는?

Brad Chacos  | PCWorld 2020.09.28
지포스 RTX 20 시리즈가 실시간 레이트레이싱과 완전한 4K 그래픽 성능을 앞세우고 출시된 지 2년 후, 이제 엔비디아는 많은 이가 기다리던 20 시리즈의 후속작을 발표했다. 성능은 인상적이고, 시리즈 중 가장 사양이 높은 지포스 RTX 3090은 최신 GDDR6X 메모리 24GB, 8K 디스플레이에서도 거뜬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다. 눈부신 신제품을 보면서 떠오르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지포스 RTX 3080Ti는 왜 없을까? 결국 20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RTX 2080Ti였는데 말이다.

엔비디아는 미발표 제품을 절대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번 세대에서 고급형이 Ti 제품을 빼놓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아마도 AMD의 빅 나비와 신형 콘솔과의 경쟁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포스 RTX 3080 Ti 자리에 RTX 3090이?

지포스 RTX 3080 Ti 대신 1,500달러 가격표가 붙은 RTX 3090을 기획한 것은 2가지 이유에서 합리적인 결정이다. 견고한 벤치마크 성능이 증명되는 동안 그래픽 카드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고, 연말 AMD의 RDNA 2 기반 빅 나비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 추가로 대응할 자리를 남겨둘 수 있다는 이유다.

첫 번째 이유부터 파헤쳐 보자.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내놓은 GPU 세대를 살피면 2가지가 명확하게 보인다. 형편 없는 벤치마크 성능을 싫어하고, 고성능 카드를 통해 가능한 최대의 수입을 올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윤 추구는 기업의 당연한 존재 이유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라데온 베가의 위협 가능성(결국 실현되지 않은)을 신경쓰면서 GTX 1080Ti 출시를 늦춘 적이 있고, 라데온 베가 56을 성능 차크 맨 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지포스 GTX 1070Ti를 출시한 적도 있다. 넘볼 수 없는 1위는 엔비디아의 굳건한 목표다. 1년 안에 빅 나비 신제품, AMD GPU를 탑재한 엑스박스 시리즈 X, 플레이스테이션 5가 출시되는 상황에서 지포스 RTX 3090의 괴물 같은 성능으로 굳건하게 게임 마니아가 원하는 고성능 GPU 1위를 다진다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빅 나비 기반 카드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더 우수한 성능을 선보일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메모리 용량이 24GB인 RTX 3090은 실제로 3D 콘텐츠 제작 등 여러 작업에서 타이탄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다. 향후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암페어 세대의 타이탄이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NVIDIA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90 제품번호를 부활시키면서까지 엔비디아는 가격을 올렸다. RTX 20 시리즈에 속한 개별 제품의 가격이 조금씩 오르면서 초반 판매고 상승률도 낮았고 거센 비판에도 직면해야 했다. RTX 2070과 2080은 전작보다 각각 100달러 이상 가격을 올렸다. 그러나 성능은 같은 가격에 한 등급 높은 직전 시리즈 제품들과 비슷했다. 레이트레이싱 외에 700달러짜리 지포스 RTX 2080은 GTX 1080Ti와 거의 유사했다.

엔비디아가 지포스 RTX 3080 Ti를 불러낸다면 아마도 2080 Ti보다 300달러는 높은 가격일 텐데, 그렇게 되면 아마도 GPU 마니아들은 반대 행진을 불사할 것이다. 발표된 대로의 높은 성능과 최신형 GDDR6X 24GB 메모리를 새로운 설계 안에 모두 욱여넣는 것은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똑같은 제품을 RTX 3090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더 비싸게 팔 수도 있고, 가격에 신경쓰지 않는 마니아들을 사로잡을 수도 있다.
 

지포스 RTX Ti. 출시 가능성은 있나?

발표 행사에는 없었지만 추후에 지포스 RTX 3080 Ti가 등장할 수도 있다(3080 슈퍼라는 이름이 될 수도 있지만).
 
ⓒ NVIDIA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80 Ti 제품은 보통 한참 후에 발매되곤 했다. 지포스 GTX 1080 Ti는 오리지널 제품 출시 1년 후에 발매됐다. GTX 980 Ti 역시 순정 GTX 980보다 9개월 늦었다. 지포스 GTX 780 Ti도 6개월이 지나서야 출시됐다. 일종의 전통에 가깝다. 지포스 RTX 2080 Ti는 엔비디아가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가장 빨리 내놓기 위해서 일찍 출시됐을 뿐이다. 그러나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기능은 닭이었고, 그 후에야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달걀처럼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80 Ti 제품은 보통 뒤늦게 추가되며, 특히 이번 같은 경우 엔비디아는 Ti 라는 비장의 무기를 손에 꼭 쥐고 숨기고 있을 법도 하다. AMD가 빅 나비 기반의,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고, 라데온 RX 5700같은 전 세대 나비 GPU보다 와트당 성능을 50% 개선했다는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AMD가 밝힌 정보는 많지 않지만, 1세대 나비 GPU의 뛰어난 성능을 생각해볼 때, 빅 나비 기반 신제품도 기대할 만하다.

지포스 RTX 3080 Ti라는 카드를 일단 남겨뒀기 때문에, 엔비디아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올해 말까지 라데온 고성능 카드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빅 나비가 RTX 3080보다 더 뛰어나다면, 비록 가장 높은 자리에 지포스 RTX 3090이 앉아있다 하더라도 엔비디아는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이때 빅 나비 고급 제품보다 조금 더 높은 사양의 3080 Ti를 발매하면 된다.
 
ⓒ NVIDIA

엔비디아는 AMD가 일으킨 파문을 정리해야 할 때 항상 -80 Ti 카드를 활용했다. 지포스 GTX 1080 Ti는 700달러로 출시돼 베가가 출시되기 전에서부터 기대감을 꺾었고, 라데온 퓨리 X가 많은 기대를 모으며 출시되기 바로 전에 수냉식 쿨러, HBM2 메모리를 갖춘 퓨리 X보다 아주 약간 더 높은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GTX 980 Ti를 내놨다. 

지포스 RTX 3080 Ti가 왜 신제품 목록에 없느냐고? 아직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나 내년에 유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경우에는 Ti가 익숙한 사명을 받아들 수 있다. 아직까지는 관찰할 뿐 미래를 예단할 수 없지만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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