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방지(tracking prevention)’라는 엣지의 새 기능은 경쟁자 모질라, 애플 브라우저와 매우 비슷하다. 파이어폭스와 사파리 안에 쿠키 차단자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브랜든 매슬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라이언 크롭은 6월 27일 마이크로소프트 블로그에 “추적 방지 기능은 직접 방문하지 않은 웹 사이트가 사용자를 추적하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나온 기능이기 때문에 옵션 플래그 아래 숨겨져 있다. 엣지에서는 주소창에 edge://flags 라고 입력해보자(엣지의 뼈대가 크로미움이라는 점이 잘 드러난다. the chrome://flags 이라는 입력어는 오랜 크롬 고급 사용자 사이에서 잘 알려진 입력어다).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추적 방지’ 옵션에서 ‘활성화’ 버튼을 클릭하면 브라우저가 재시작되고 엣지가 자동으로 트래커 기능을 작동한다.
트래커의 차단 강도 수준을 사용자가 결정할 수 있는 추가 설정도 있다.
이 기능은 가장 실험적이고 불안정한 카나리아 빌드 윈도우 버전에만 제공된다. 맥OS 카나리아 빌드도 이 기능을 잠시 제공할 것이고, 그 다음 차례는 윈도우 10과 맥OS 데브(Dev) 빌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크로미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반해 엣지 브라우저를 재개발하고 있는데, 윈도우 7, 8, 8.1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들 운영체제 버전도 추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추적 방지 기능 확대에 얼마나 걸릴지 정확한 시한은 알려지지 않았다. 매슬렌과 크롭은 추적 방지 기능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된 것처럼 “카나리아와 데브 채널에서의 실험적인 기능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향후 웹 호환성과 용이성 등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는 된다. 예를 들어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종합 추적 방지 기능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방어 기술 개발에 수 년을 들였고 처음에는 파이어폭스 프라이버시 모드에서만 기능을 제공하다가 조심스럽게 브라우저 기본 기능으로 통합했다. 모질라가 추적 방지 기능을 기본 활성화 상태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적 방지 기능 실험 도입을 발표한 것이 모질라가 강화 추적 방지 기능(Enhanced Tracking Protection, ETP)을 내놓은 직후인 것은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은 모질라의 가장 큰 ‘셀링포인트’이며 이러한 메시지도 큰 반향을 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주 웹 사이트의 사용자 추적을 막지 않는 크롬을 가리켜 ‘감시 소프트웨어 같다’고까지 표현하며, 파이어폭스가 추적 차단 기능이 가장 뛰어난 브라우저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다툼에서 반-크롬 진영에 서기를 원할 것이다. 파이어폭스만큼이나 엣지 브라우저의 영향력 역시 구글 크롬에 평가절하 당해 온 상태이기 때문이다. 모질라의 사용자 점유율을 빼앗아오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윈도우 10의 크롬 사용자에게 꾸준히 엣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크롬에 비하면, 엣지의 추적 방지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강력하고 독립적인 자기 주장이다. 기본 기술은 크로미움 프로젝트를 채택했지만, 크롬과 크로미움의 모든 것을 따르지 않겠다는 표현이나 다름없다. 구글이 절대로 가지 않을 노선을 선택하는 것은 엣지를 ‘무늬만 다른’ 크롬으로 취급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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