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의 DNA' 4세대 아이팟 터치 써보니

Christopher Breen | Macworld 2010.09.20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아이팟 터치는 전화와 GPS 기능을 뺀 아이폰이다. 따라서 휴대전화망을 이용한 음성 통화, 문자, EDGE나 3G 무선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8GB, 32GB, 64GB 용량 모델로 제공되는 4세대 아이팟 터치는 기능적인 면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세대를 통틀어 아이폰과의 공통점이 가장 많다. 또 이전 세대의 아이팟 터치와 달리 용량 외의 나머지 부분은 3개 모델이 모두 동일하다. 4세대 아이팟 터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이다.

 

 

아이폰과 닮은 점, 다른 점

4G 아이팟 터치는 두 개를 겹쳐도 아이폰 4 하나의 두께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얇다. 또한 이전의 3세대 아이팟 터치에 비해 폭이 좁고 무게는 가벼워졌으며 모서리 부분도 더 둥그런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 밖에 볼륨 버튼과 대기/동작 버튼이 각각 측면과 상단이 아니라 후면 모서리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 또는 이전 아이팟 터치 사용자라면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다.

 

이전 아이팟 터치와 달리 4G 아이팟 터치에는 후면 상단 왼쪽 모퉁이에 위치한 와이파이 안테나를 덮는 검은색 플라스틱 부분이 없다. 이제 이 부분에는 아이팟의 내장 무지향성 마이크와 후면 HD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참고로 아이폰 4와 마찬가지로 4G 아이팟 터치도 전면에 SD급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내장 마이크 덕분에 손을 쓰지 않고도 아이팟 터치 조작이 가능하다. 홈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음성 제어 화면이 나타나고, 이 상태에서 아이폰과 똑같은 음성 명령을 사용해 음악 재생을 조작하면 된다. 단, 음성 제어는 음악 재생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페이스타임(FaceTime) 통화를 시작하는 용도 등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4G 아이팟 터치의 하단 독 커넥터 포트 왼쪽에는 전용 스피커 포트가 있다. 2세대와 3세대 아이팟 터치에도 스피커가 있었지만 소리가 전용 포트를 통해 나오지 않고 아이팟 내부에서 울렸었다. 아이팟 내부 스피커의 품질 덕분인지 포트의 존재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4G 아이팟 터치의 스피커는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더 맑은 소리를 낸다.

 

이전 세대 터치의 스피커는 소리가 둔탁하고 답답했기 때문에 이러한 개선은 반가운 부분이다. 4G 아이팟 터치의 스피커는 아이폰 4 스피커의 품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전 모델에 비하면 확실히 발전된 음질을 제공한다.

 

마이크와 스피커의 조합은 스카이프/VoIP 전화를 이용하기가 더 편리해졌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도 아이팟 터치에서 VoIP 앱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물론 와이파이 연결로만 가능) 이전 모델에는 내장 마이크가 없었기 때문에 헤드폰과 마이크가 모두 달린 헤드셋을 사용해야 했다. 새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면 헤드셋이 없어도 통화가 가능하다. 마이크는 아이팟 뒷면에 위치하지만 감도가 좋아서 문제 없이 음성을 잡아낸다. 스피커도 통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음량을 제공한다.

 

대기/동작 버튼의 위치는 오른쪽 상단 모서리로 변경되었고, 하나로 연결된 형태였던 볼륨 버튼은 두 개의 버튼으로 분리됐다. 볼륨 및 재생 제어 기능이 포함된 헤드폰으로 아이팟의 볼륨, 음악, 비디오 탐색 등을 조작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 헤드폰은 기본 품목이 아니다. 박스에는 아무런 재생 제어 기능이 없는 이어폰만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주머니에 넣어 둔 아이팟을 원격으로 조작하면 상당히 편리한데,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리모콘 및 마이크 기능을 겸비한 29달러짜리 애플 이어폰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아이폰 4와 마찬가지로 4G 아이팟 터치에는 960 x 640 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다만 테스트한 기기만의 현상일 수 있지만 이전 아이팟 터치에 비해 약간 노란색 기운이 감돌았다(이전 아이팟 터치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노란색 기운을 감지하긴 거의 불가능함). 아이폰 4도 그렇지만 4G 아이팟 터치 화면에서도 텍스트를 읽을 때 픽셀 계단을 전혀 볼 수 없다. 이미지는 대단히 선명하고 밝기도 상당한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

 

4G 아이팟 터치 내부에는 아이폰 4, 아이패드와 동일한 애플의 A4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똑같은 32GB 용량의 4세대와 3세대 아이팟 터치를 비교한 결과 성능 차이는 거의 없었다. 4G 아이팟 터치의 부팅 속도가 2초 더 빨랐지만(4G 아이팟 터치는 26초, 3G 아이팟 터치는 28초) 앱 실행 속도는 거의 동일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성능도 거의 똑같았다. 그러나 1세대와 2세대 아이팟 터치에 비하면 4G 아이팟 터치의 응답성이 훨씬 더 우수했다.

 

이전 아이팟 터치와 마찬가지로 4세대 아이팟 터치에도 GPS는 없다. 대신 와이파이 위치 데이터를 사용해서 좌표를 확인한다(이 위치 정보는 아이팟 터치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 들어감). 그러나 아이폰 4와 같이 자이로스코프를 내장했기 때문에 자이로스코프로 상하, 좌우, 전후 움직임을 구현하는 게임을 훨씬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iOS 4.1 덕분에 4G 아이팟 터치에서는 AVRCP(오디오/비디오 리모트 컨트롤 프로파일) 지원도 향상됐다. AVRCP는 헤드폰, 스피커와 같은 A2DP 기기로 재생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블루투스 프로파일이다. 즉,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4는 A2DP 기기의 재생/멈춤과 볼륨 조작 명령 외에 이전 곡/다음 곡 명령도 받아서 실행할 수 있다. 플랜트로닉스 P590 스테레오 헤드셋으로 테스트한 결과 아이팟 터치는 각 명령에 대해 잘 반응했다. iOS 4.1은 아이폰 4의 AVRCP 지원도 강화해준다.

 

비디오 카메라 기능

아이팟 터치의 카메라는 아이폰 4 카메라와 같은 모델은 아니다. 후면 카메라는 동일한 720p(1280 x 720) 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하지만 같은 장면을 각 기기로 촬영한 영상을 비교하면 차이를 뚜렷이 느낄 수 있다.

 

우선 같은 거리에서 촬영할 경우 아이폰 4 영상에 비해 아이팟 터치 영상이 화면에 담기는 범위가 더 넓다. 또한 밝은 환경에서 아이팟의 후면 카메라는 아이폰 4 카메라에 비해 색감이 하얗게 뜨는 경향이 더 강하다. 전반적으로 화질은 아이폰 4 또는 HD 포켓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에 비해 떨어지지만 광량만 충분하다면 적당히 괜찮은 수준의 영상을 담을 수 있다.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두 기기 간의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이팟 터치의 영상이 입자가 더 거칠고 세부 묘사가 떨어진다. 또한 아이폰 4와 달리 아이팟 터치에는 플래시가 없기 때문에 플래시를 켜고 촬영하는 옵션도 선택할 수 없다. 대신 아이팟 터치의 후면에는 어두운 환경에서 카메라의 작동을 돕기 위한 조도 센서가 달려 있다. 이 센서가 있어도 아이팟 터치의 결과물 품질은 아이폰 4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다.

 

4G 아이팟 터치는 애플의 5달러짜리 아이무비 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아이팟 터치에서 제목, 테마, 사운드트랙을 포함한 완성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제작한 영상을 HD 해상도로 업로드할 수 있다.

 

한편 iOS 4에서는 720p 영상을 만들어 전송할 수 있지만 포토스 앱에서 업로드할 경우 해상도가 낮아졌었다. iOS 4.1에서는 더 이상 이런 문제가 없다. 이제 유튜브와 모바일미(MobileMe) 갤러리에 HD 영상을 업로드해도 720p 해상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광량이 풍부한 환경에서 동영상 화질 비교. 아이팟 터치(우)의  품질이 아이폰 4(좌)의 결과물보다 확실히 떨어진다.

 

스틸 카메라 기능

동영상에서는 아이팟 터치의 후면 카메라 화각이 아이폰 4에 비해 더 넓다고 했는데, 스틸 이미지 촬영에서는 그 반대다. 스틸 이미지에서는 아이팟의 카메라 화각이 더 좁다. 또한 아이폰 4의 카메라로 촬영하는 스틸 이미지 해상도는 1936 x 2592인데 아이팟 터치의 후면 카메라로 촬영한 스틸 이미지 해상도는 720 x 960이다. 아이폰 4의 경우 500만 화소, 아이팟 터치의 경우 100만 화소 미만에 해당한다.

 

낮은 해상도와 플래시의 부재를 감안하면 4G 아이팟 터치의 스틸 이미지 품질이 아이폰 4에 비해 낮은 것은 당연하다. 세부 묘사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밝은 부분이 하얗게 날아가는 경우도 더 많다. 조명이 어두운 조건에서는 이미지를 뽑아내기 위해 카메라가 열심히 작동은 하지만 결과물은 입자가 거칠고 탈색되는 경향을 띈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촬영하는 경우, 또는 더 나은 카메라를 따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인화 용도로 아이팟 터치를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정지 영상 이미지(우)는 낮은 해상도 등으로 인해 아이폰 4의 사진 화질(좌)보다 현격히 떨어진다.

 

페이스타임과 아이팟 터치

페이스타임에서 카메라 작동 방식은 아이폰 4와 거의 동일하다. 아이폰 4와 마찬가지로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를 전환해서 선택할 수 있고, 목소리는 외부 마이크에서 포착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마이크는 아이팟 후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면을 접하는 얼굴과는 떨어지게 되지만 감도가 좋아서 문제 없이 음성을 잡아낸다.

 

내부 스피커 음량도 통화 용도로는 충분하다. 호환되는 유선 헤드셋을 사용할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 헤드셋에 달린 마이크와 헤드폰은 페이스타임에서 완벽하게 동작한다. 그러나 테스트에 사용한 플랜트로닉스 블루투스 헤드셋은 페이스타임 통화에서 전혀 동작하지 않았다.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4사의의 페이스타임이 서로 다른 점은 아이팟 터치에서는 전화 번호가 없어도 페이스타임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된다.

 

아이팟 터치에서 페이스타임을 처음 실행하면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애플이 이 주소로 이메일 메시지를 보내면 사용자는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한다. 그러면 웹 브라우저가 열리고 애플의 웹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사이트에서 애플 ID와 암호를 입력하고 주소 확인(Verify Address) 버튼을 클릭하면 이 주소가 유효함이 확인되고, 이후 이 주소를 통해 아이팟 터치에서 페이스타임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페이스타임 설정에서 이메일 주소를 더 추가할 수 있다. 추가할 경우 각 주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전화를 걸려면 연락처를 열기만 하면 된다(페이스타임의 즐겨찾기(Favorites), 최근 통화 목록(Recents), 연락처(Contacts) 화면에서 선택하거나 컨택트(Contacts) 앱 내에서 연락처 선택 가능). 연락처 화면에 표시되는 페이스타임 버튼을 두드리면 페이스타임 전화가 걸린다.

 

또는 전화를 받을 상대방이 아이폰 4를 사용 중인 경우 연락처 화면에서 해당 전화 번호를 두드리면 아이팟 터치에서 바로 페이스타임 전화가 걸린다. 필요한 것은 와이파이 연결이 전부다. 페이스타임을 비활성화하려면 설정 화면에서 페이스타임을 두드리고 온/오프 스위치를 오프로 설정하면 된다.

 

맥월드의 결론

아이팟 터치는 폭넓은 인기를 얻을 이유가 충분한 기기다. 미디어 플레이어, 포켓 게임기, 업무용 도구, 인터넷 통신 기기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최신 4G 아이팟 터치는 포켓 캠코더와 스틸 카메라, 휴대용 녹음기, 페이스타임 비디오 통화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카메라의 결과물 품질은 아이폰 4에 비해 떨어지지만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지와 동영상 품질의 부족함은 충분히 보상된다.

 

카메라가 취약하긴 하지만 4G 아이팟 터치는 훌륭한 기기다. 3세대 아이팟 터치가 있고 아이폰 4가 없는 사용자라면 이번 모델의 페이스타임 기능이 업그레이드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전 아이팟 터치 모델의 성능이나 용량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에게도 이번 모델은 매력적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가 없고, 그동안 구입을 미뤄왔다면 아이폰에 최대한 근접하면서도 의무 데이터 요금제와 2년 약정이 없는 기기인 4G 아이팟 터치를 고려할 만하다. 애플로서도 아이팟 터치에 충분한 성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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