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디자인에 대한 엽기 과학적 접근

Ken Gagne | Computerworld 2009.03.11

애플II에서 맥북 에어에 이르기까지 애플의 컴퓨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작아지고 휴대하기에도 편리해지고 있다.

 

그러나, 벤 헤켄던에게 있어 일부 제품의 크기가 혁신되는 속도는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 헤켄던은 약간의 독창성 있는 조작을 통해 어제의 컴퓨터에 오늘날의 폼팩터를 첨가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헤켄던은 디자인 컨설팅 및 프로토타입 전문가로, 고객들과 독립적으로 계약을 맺고 맞춤형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기기들을 휴대 가능한 기기들로 변형시켜주는 작업이 전문이다. 예를 들어, 1977년에 출시된 아타리 2600 비디오 게임기 같이 회로가 간단한 제품인 경우, 내장 스크린과 카트리지 슬롯이 있는 휴대형 게임기로 변형시킬 수 있으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 같은 최신형 하드웨어인 경우 노트북이나 다름없는 제품으로 변형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자료 : benheck.com

 

그 결과, 헤켄던이 지금까지 10여 종류의 컴퓨터들을 이용해 개발해 낸 맞춤형 기기들은 200여 개가 넘는다.

 

과거 10여 년간의 산물을 하나의 노트북으로 응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헤켄던은 “80년대에는 제품의 물리적 크기가 클수록 제품의 값어치도 높아 보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새로운 부품과 과거의 부품을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괴물처럼 짜깁기해 작은 박스 안에 집어넣어야 했다. 구식 전원 공급장치를 배터리로 바꾸는 한편, 구형 플로피 드라이브를 컴팩트 플래시 슬롯으로 교체했다. 어셈블리의 경우 맞춤이 가능하지만, 개별 부품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픽 아트 부문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헤켄던은 자신의 기술에 대해 “주로 심미 디자인, 기계 디자인과 관련된 것으로, 좋아 보이고 모든 것에 적합한 제품들을 디자인하는 것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완성 제품이 기존 제품의 성능을 넘어서는 예는 드물다. CPU의 속도에 변함이 없으며, 호환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실행되지 않는다. 기존 제품이 DVD를 재생하지 못했다면, 변형한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헤켄던은 “오버클러킹을 생각할 때면 치토스를 먹으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지하실 가득 고물 메인보드를 쌓아둔 채 부인의 치우라는 잔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이 토스터를 오버클러킹해서 ’퀘이크5‘를 플레이할거야!’라고 말하는 남자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보 같긴. 차라리 그냥 새 컴퓨터를 사지’라고 충고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Xbox를 변형하길 원하는 많은 사람들 역시 다양한 잠금 장치를 우회해 해적판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드칩’을 찾고 있다. 그러나 헤켄던은 이 부분에는 관심이 없다. 헤켄던은 “나는 착한 사람들 쪽에 남고 싶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는 사람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내 작업들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아마 나는 세상에서 Xbox 360을 가장 많이 구매한 사람일 것”라고 말한다.

 

헤켄던은 시스템의 성능을 강화시키는 대신 기존 제품에 구형 하드웨어를 결합하곤 했는데, 지난 여름 플레이스테이션 2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아타리 2600 게임 콘솔을 변형시킨 것과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Xbox 360 컨트롤러를 아타리 2600 컨트롤러 박스에 추가한 것이 대표적 예다.

 

자료 : benheck.com

 

우수한 작업 품질과 그만의 독특한 결과물들 덕택에 헤켄던의 사업은 잘 운영되고 있다. 그는 별도로 컨퍼런스 참가 등을 통해 제품을 선전하고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오직 자신의 웹사이트인 benheck.com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고 있다.

 

G4의 X-Play와 The Digital Lifestyle은 헤켄던에 대한 기사를 상세하게 다룬 바 있으며, 초기 컴퓨터 전문지인 Juiced 역시 커버 스토리로 헤켄던의 Apple IIGS 노트북을 선택한 적 이 있다. 그리고, 독립 영화인 ‘I Hope They Server Beer in Hell’에는 그가 디자인한 맞춤형 컨트롤러가 등장했다.

 

애플 II GS 노트북 자료 : benheck.com

 

덕분에 헤켄던은 자신의 집에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주문을 받고 있다. 프로젝트의 선별 기준에 대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끔 하는 프로젝트를 고른다”고 귀뜸했다.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3개월 정도이며, 가격은 프로젝트 하나 당 1,500~2,000달러 선이다.

 

이는 벼룩 시장에서 10달러면 구입할 수 있는 고물 컴퓨터에 투자하기에는 비싼 금액이다. 물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을 갖는 것은 확실히 ‘쿨 팩터(cool-factor)’이다. 그러나 헤켄던은 이 같은 작업을 통해 단순한 ‘쿨 팩터’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헤켄던은 “사람들이 고물상에 가서 구형 자동차를 구입해 말끔히 수리하는 이유는 오래된 자동차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자동차들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해주며, 아이들과도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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