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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WebOS : 무엇이 문제였나

Ginny Mies | PCWorld 2011.08.22
지난 주 HP는 HP 비어 4G(Veer 4G), HP 터치패드(TouchPad), 아직 출시되지 않은 HP 프리 3(Pre 3) 스마트폰 등 WebOS 제품군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WebOS의 종말이 슬프기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는 아니었다. WebOS는 초기부터 많은 시련을 겪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WebOS의 걱정스러운 출발
필자에게 WebOS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늘 잘되기를 바랬었다. 필자는 팜 파일럿(Palm Pilot)으로 스마트폰/PDA 세상에 첫 발을 내디뎠기 때문에 2008년 말 팜(Palm)이 자사의 플랫폼을 되살린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큰 기대를 걸었었다. 초기 PDA와 스마트폰(파일럿, 트레오(Treo), 센트로(Centro) 등)에서 볼 수 있었던 팜 OS는 아이폰, RIM의 블랙베리 OS, 윈도우 모바일 등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9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팜은 성대한 미디어 행사를 주최하여 새로운 WebOS 운영체제와 이를 탑재하게 될 새로운 휴대폰 팜 프리(Palm Pre)를 공개했다. 팜은 아이팟 개발에 참여했던 전직 애플 엔지니어 존 루벤슈타인을 필두로 아이폰과 경쟁할 준비를 마친 것처럼 보였다. 멋진 UI, 터치 친화적인 조작, 멀티태스킹 지원, 앱 생태계(Apps Ecosystem), 독특한 문자 메시지 기능, 아이튠즈 지원 등 WebOS는 이 모든 것들을 갖춘 듯 했다. 당시 앱, 멀티미디어 기능,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으로는 아이폰에 견줄만한 스마트폰이 없었다. 그나마 미국에서 판매된 안드로이드폰인 클렁키 G1(Clunky G1)가 조금 가능성이 있어 보였을 뿐이었다. 이에 비해 팜 프리는 훨씬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풀 터치 화면과 슬라이딩 방식의 쿼티(QWERTY) 방식의 키보드는 아이폰과 블랙베리의 장점만을 모아둔 듯 했다. 그래서 데뷔 당시부터 "아이폰 킬러"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였다.
 
하지만 요란했던 출시 당일부터 문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팜은 기자들이 프리(Pre)를 만지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우리는 팜측 대리인이 프리를 사용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을 뿐 하드웨어를 만지는 것조차 거부당했다. 일부 기업들이 시사회에서 출시되지 않은 기기를 발표할 경우 이런 조치를 취할 경우가 있지만 플래그십(Flagship) 제품을 출시하면서 이런 접근방식을 취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필자 같은 리뷰어(Reviewer)들은 그 제품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을까? 팜은 프리를 공개할 준비가 덜 된 듯 보였다.
 
WebOS에 대한 오랜 기다림
점점 팜 프리의 출시가 시기상조라는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었다. CES에서 팜은 "2009년 전반기"에 스프린트(Sprint)를 통해 프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9년이 되어도 프리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팜은 윈도우 모바일 6.1을 구동하는 팜 트레오 프로(Palm Treo Pro)를 공개했다. 필자는 궁금했다. “이 제품은 프리를 공개할 때까지 소비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미끼일까?”
 
RCR 와이어리스 뉴스(RCR Wireless News)와의 Q&A 세션에서 스프린트/넥스텔(Sprint/Nextel)의 CEO 댄 헤스는 프리의 공개일정을 서둘러 잡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프린트와 팜이 프리를 가능한 빨리 출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프리를 완벽한 상태로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로써 프리 공개발표가 시기상조였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한편 RIM, 삼성, 노키아(Nokia), HTC 등의 제조업체들은 프리보다 향상된 카메라, 더 커진 화면, 더 큰 용량을 탑재한 블랙베리, 윈도우 모바일, 심비안(Symbian) 휴대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또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HTC 매직(Magic)이 유럽에서 출시되었다. 거기에 차세대 아이폰에 대한 소문까지 가세하였다.
 
결국 스프린트와 팜은 2년 약정으로 2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프리의 출시일자를 6월 9일로 발표했다. 그리고 운명이 장난이라도 하듯 10일 후 아이폰 3GS가 출시되었다. 동일한 가격에 더 큰 저장용량, 너 나은 카메라, 더 강력한 앱 포트폴리오로 무장한 아이폰 3GS의 그림자는 프리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개인적으로 팜이 프리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여 아이폰과 경쟁하려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6월은 2009년 전반기의 마지막 달이자 팜이 1월에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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