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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로라’ 탄생의 의미와 모바일 업계 ‘지각변동’ 시나리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4.02.04
결국,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를 레노버에 매각했다.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거래는 모바일 업계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정확한 상황을 정리해보자. 2년 전 구글은 127억 달러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그리고 이번 주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3억 달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글은 회사 전체를 팔지는 않았다. 구글은 모토로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특허 1만 7,000건은 보유하고 나머지만 파는 것이다. 모바일 기기 사업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기 이전에 구글은 TV 셋톱박스 사업부문인 모토로라 홈(Motorola Home)을 1년에 걸쳐 26억 달러에 아리스(Arris)라는 업체에 매각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 특허 포트폴리오는 안드로이드의 창시자인 구글 측에 현재 모바일 업계를 휩쓰는 특허 전쟁에 즉각적인 장단기적 이점을 가져왔다. 이를 통해 구글은 인수와 동시에 애플과 다른 기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구글은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 가치를 55억 달러로 평가했다).

2년전 모토로라 인수로 구글은 모토로라의 혁신적인 고급 연구와 개발 그룹도 흡수했는데, 현재 이 그룹은 전직 미군 연구 개발 센터장 레지나 두간이 이끌고 있다. 이 그룹은 모듈식 스마트폰, 전자 문신, 스마트 알약 등을 연구한 팀으로 유명하다. 구글은 이 그룹은 매각하지 않았다(이상하게도 구글은 이 R&D 부서를 자체 구글 X 연구소에 통합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그룹으로 남겨두고 있다).

이번 매각을 통해 구글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이득을 얻었다. 첫째, 구글은 모토로라에 더 돈을 쏟아붓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모토로라는 구글에 거의 13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 모토로라를 매각함에 따라 구글은 더 그런 출혈을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로, 이번 매각으로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만드는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이다. 이제 구글이 직접적인 경쟁에서 빠짐으로써 삼성은 자체 앱과 인터페이스 그리고 대안적 운영체제(타이젠) 등에 더 적극 나서야 할 이유 하나가 줄었다. 이미 몇몇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의 이번 주 발표한 삼성의 새로운 매거진 UX 인터페이스가 더욱 구글-앱 친화적으로 만들고, 구글과 삼성과의 특허 상호-라이선스를 체결하는 합의도 구글의 모토로라 매각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셋째로, 구글이 중국에 친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중국 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은 단 1.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 안드로이드 기기 중 단 3.5%만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한다. 안드로이드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지만, 구글의 존재감은 그동안 매우 미약하다. 모토로라 매각에는 레노보의 지분 5%가량을 취득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레노버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감에 따라 구글의 서비스와 앱을 플레이스토어를 중국 스마트폰에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로, 모토로라 매각으로 구글이 직접적인 기기 경쟁을 피함으로써 모든 안드로이드 제조사들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알고리즘과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중요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모토로라 매각은 막대한 손해라는 보도가 있지만, 구글에 정말 모든 면에서 나쁠게 없는 변화다.

한편 이번 거래는 레노버에도 상당한 변화다. 보통 사람들은 레노버를 IBM의 싱크패드(ThinkPad)를 인수한 회사로 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레노버는 중국 내에서 존재감이 상당히 크다.

모토로라 인수로 레노버는 미국의 주요 4개 통신사를 포함한 전 세계 50여 곳의 통신사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레노버는 지금은 모토로라에서 설계한 휴대폰으로 국제 시장에 손쉽게 진입하게 됐고 앞으로는 레노버에서 설계하고 만든 휴대폰을 세계시장에 출시할 것이다. 그리고 레노버는 이번 매입으로 삼성과 애플에 이은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레노버는 이미 세계 최대 PC 제조사다).

이번 계약을 통해 단기적으로 가장 적은 영향을 받는 당사자가 모토로라라는 점은 역설적이다. 레노버는 당분간 모토로라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토로라는 미국 공장에서 컴퓨터와 휴대폰을 만드는 움직임의 최전선에 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 단 4일 만에 이뤄지도록 하는 미국 제조업에서 전무후무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이 사업적 관점에서 성공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레노버 측은 “모토로라의 새로운 제조 접근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이 계획이 지켜질지도 미지수이긴 하다.

레노버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부 싱크패드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미국 내 제조라는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다. 또한, 레노버는 회사를 인수해 이를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만드는데 가장 재능있는 회사 중 하나다. 비결은 문제가 없는 한 인수한 기업을 내버려 두는 것이었다. 따라서 모토로라도 맞춤 제조 사업, X8-주도 맥락 인식 제어와 피드백 등 현재의 방향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이번 매각으로 구글은 역량 집중과 협력사들과의 관계 개선,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라는 이득을 챙겼다. 레노버는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 세계 최고의 소비자 전자회사로 거듭났다. 소비자들에게도 이번 매각은 아마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구글은 더 나아졌고, 레노버는 더 커졌다. 그리고 모토로라도 아마 계속해서 모토로라로 남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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