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PC만 제공하는 진정한 게임 경험? 미래는 변화한다

Fergus Halliday | PCWorld 2019.11.15
사람들이 PC로 게임을 즐기는 한, ‘진짜’ 게임은 PC로만 가능하다는 통념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 중에는 아마 가식과 허세, 성별에 따른 자부심과 배제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사실 이렇게 ‘무리 짓는 행위’는 시대를 초월한다. 옛날에도 하드코어 게이머와 평범한 게이머 사이의 경쟁과 논쟁은 지금처럼 격렬했다.

하지만 동시에 PC가 콘솔 게임의 제약을 뛰어넘어 게임을 즐기기 원하는 게이머를 위한 기기라는 생각을 깨뜨리기는 아주 어렵다. PC 게임의 복잡한 환경과 경험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용자에 따르면, 엑스박스는 제품이고, PC게임은 취미다. 그리고 PC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가 설치된 컴퓨터를 찾게 될 것이다. 이 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 

최신 고사양 PC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윈도우 PC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윈도우 PC를 대체할 기기는 없다. 패러렐즈(Parallels) 같은 ‘우회로’를 감안해도, 마이크로소프트 OS가 여전히 PC 게임 경험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그렇지만 갈수록 이렇게 오랜 기간 유지된 ‘현상 유지 상태’가 끝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PC나 PC 게임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PC는 물론이고 PC 게임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라이브 스트리밍 문화, 트위치 같은 플랫폼의 부상이 새롭게 PC 게임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존 페디 리서치(Jon Peddie Research)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PC 게임 시장은 2020년에 376억 9,000만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와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적합한 부품과 구성 요소를 갖추고 가능한 최고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이런 사람 중 한 명이다.

필자는 PC를 조립하면 되지, 완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있냐고 묻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에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지만 말이다. 

중상주의적 소비자 중심주의가 견인하는 세상에서 이런 편리함은 제품 선택에 조용히 큰 영향을 미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 중 하나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경쟁 제품을 비교하지 않은채 그냥 에어팟을 구입하고, 대부분 사람들이 .FLAC 파일 대신 찾기 쉬운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가 있다.
 

조립 PC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렇지만 앞에서 설명했듯, PC 게임의 복잡함에 끌리는 사람은 PC 게임에 수반되는 추가적인 도전 과제를 수용하고 능숙히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그냥 게임으로 재미있게 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맞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은 하나의 야단법석일 뿐일지도 모른다. 게임은 결국 여가 활동이고, 고급 취미 활동이다. 그리고 PC 게임은 항상 다른 수단보다 돈이 더 많이 드는 취미였다. 그래서 PC를 통한 게임에 장애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2019년에도 PC 게임은 여전히 비싸고, 지나치게 불편하다. 그런데 대체재들은 반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예로 들면, 60GB 플레이스테이션 3의 출시 가격은 999달러였다. 그런데 지금은 1TB 스토리지가 탑재된 플레이스테이션 4를 플레이스테이션 3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스위치,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가격이 예전과 다르게 아주 저렴하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패스, 기타 유사한 상품들은 게임을 즐기기 위한 비용 장벽을 더 낮추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콘솔 게임이 더 저렴했지만, 지금같이 아주 저렴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게임을 즐길 돈을 마련하느라 애를 써야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으로, 가성비가 높은 지금의 콘솔 게임 가격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AAA급 게임부터 인기 인디 게임까지 콘솔과 PC 모두를 대상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최신 부품으로 게임 PC를 조립할 필요도 없다. 크라이시스(Crisis), 배틀필드(Battlefield), 위처(Witcher) 같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와 그래픽 카드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다. 

물론 새로 출시된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는 PC 환경에서만 4K 해상도와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지만, 이런 것이 없어도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심지어 엑스박스 원에서도 마우스와 키보드로 게임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더해, 대다수 사용자의 게임을 즐기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요즘은 게임을 길게 즐긴다. 여러 게임을 즐기는 대신, 계속 업데이트된 시리즈가 출시되는 하나의 게임이나 소수의 게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일부는 포트나이트(Fortnite), 또 다른 일부는 오버워치(Overwatch), 데스티니(Destiny), 또는 에이팩스 레전트(Apex Legends)의 충성스러운 사용자로 나뉜 상황이다.

앞으로는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 콜 오브 듀티: 모바일(Call of Duty: Mobile), 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League of Legends: Wild Rift)가 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앞으로의 변화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전문 게임용 제품인 에일리언웨어(Alienware) 노트북 컴퓨터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모바일 게임이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경험과 환경의 한계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보다 크고, 발전했고, 성숙했다는 느낌을 주는 모바일 게임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모바일과 태블릿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아주 많다. 

애플 아케이드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과 게이머의 여유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진짜 경쟁자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과 관련해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게이머의 여유 시간이다. 그렇지 않은가?

게임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시각은 명백히 순진하고 잘못된 생각이다. 

텍스트 기반 게임 디스코 엘리시움(Disco Elysium)을 아무도 모르던 시대가 있었다. 소셜 네트워크가 원동력이 된 포켓몬 고(Pokémon Go) 같은 AR 게임이 구현조차 불가능했던 시대가 있었다. 또 세가가 하드웨어 시장에서 기세 등등했던 시대도 있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변해도 게임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은 위안이 되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조립 PC와 함께 성장한 세대가 가까운 장래에 이를 포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게임 시장의 지형을 결정하는 것은 조립 PC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세대다. 

포트나이트의 부상이 알려준 사실은 다음 세대의 게이머는 과거의 방식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품질과 비용, 편리함의 최적 조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가만히 앉아 PC 게임에 끌리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런데 윈도우 운영체제 때문은 아니었다. 필자에게는 좋은 게임용 마우스와 키보드가 주변 기기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보다 더 중요하다. 

소프트웨어가 토대인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래그십 운영체제의 경우, 계속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동적 요소에 있어 윈도우 10은 다른 선택지에 뒤처진다. 심지어 윈도우 10은 윈도우 XP나 윈도우 7과도 다르다. 

한 달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정기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해 PC에 문제를 일으킨다. 솔직히 말해, PC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맥OS, 아이패드OS, 안드로이드, 크롬OS, 삼성 덱스(DeX) 인터페이스에서 즐길 수 있다고 가정하면,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필자의 경우, 최소한 고려는 해보겠다. 

과거 항상 윈도우 PC를 사용했던 방식으로 PC를 사용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뭐라고 하지 않겠다. 하지만 PC에 대한 생각, 관념이 윈도우는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 필자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은 구글 스태디아(Google Stadia) 같은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스태디아 같은 서비스를 배포하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시장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호주의 인프라는 스태아가 약속한 원활한 미래형 서비스를 처리할 수 없다. 금방, 아니 1~2년 이내에 이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5~10년 뒤를 보자. 지금과는 꽤 다를 것이다. 5G가 지금의 4G만큼 보급된 NBN 이후의 오스트레일리아 시장의 경우, 스태디아 같은 서비스는 게임 PC의 ‘현상유지’ 상태를 깨고, 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일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발생하면, PC 게임의 미래가 불확실해질 것이다.

모바일 게임은 더 커지고 나아지고 있으며, 콘솔 게임은 더 저렴해지고 갈수록 PC 게임을 닮아가고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이 3가지 트렌드는 지난 수십 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전통적인 PC 게임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PC 게임과 윈도우가 ‘이별’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 당장을 기준으로 보면 우스운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PC 게임과 윈도우 운영 시스템을 분리할 수 있는 역량이 확보되었다고 가정해보면, 과연 윈도우가 훌륭한 게임 경험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를 재고해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새로운 관점이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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