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더 빨라지고, 더 오래 쓴다…저전력 고성능 DDR4의 미래

Andy Patrizio | PCWorld 2014.06.30
하드웨어 시장은 신형 CPU 및 GPU 아키텍처로 일년에 몇 번씩 들썩이는 것이 일례가 됐다. 그러나 정작 시스템 메모리 분야는 조용했다.



DDR3 SDRAM(2배속 동기식 DRAM의 3세대)이 출시된 것이 무려 7년 전이다. 시스템 메모리의 향상이 PC의 성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아키텍처는 제자리걸음을 유지할 뿐이었다. 그러나 시스템 메모리는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DDR4로의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이토록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성능보다 가격으로 경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텔과 AMD, 두 기업이 끊임없이 개발 경쟁을 하면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CPU와 GPU 업계와는 달리 메모리 표준은 세계의 거의 모든 메모리 제조업체로 구성된 JEDEC(The Joint Electron Devices Engineering Council)이라는 문지기가 장악하고 있다. IEEE가 802.11ac 와이파이(Wi-Fi) 표준을 재가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생각해 보자. 바로 이런 위원회가 표준 개발을 늦추는 최대 원흉이라고 할 수 있다.

JEDEC는 DDR3가 시장에 출시되기 2년 전인 2005년부터 DDR4 표준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나 최초의 테스트 샘플은 2011년이 되어서야 등장했다. DDR4 메모리는 지난해 겨우, 매우 소량으로 시장에 출시됐지만,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컴퓨텍스(Computex) 2014가 개최된 이후였다.

DDR4가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정확히 DDR4란 무엇인가 ?

DDR4의 세부적인 기술 측면은 깊게 들어가지 않겠다. 그러나 DDR4의 개념와 성능을 이해하기 해서는 크게 2가지, ‘전력 소비량’과 ‘데이터 전송 속도’만 살펴보면 된다.

DDR4은 완전히 새로운 버스(bus)의 개발 덕분에 이전 모델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전력 소모량과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DDR3가 동작하려면 1.5볼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DDR4는 이보다 20%나 낮은 1.2볼트만 있으면 된다. 또한 DDR4는 새로운 ‘딥 파워다운(Deep Power Down)’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호스트(Host) 기기가 메모리를 갱신하지 않고도 대기 상태(standby)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딥 파워다운 모드는 대기전력 소비량을 40 ~ 50%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DDR4로 인해 가장 크게 이득을 보는 것은 바로 서버라고 할 수 있다. 서버에는 테라바이트 수준의 메모리를 탑재되는데다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보드에 장착된 팬과 냉각 시스템까지 유지하려면 엄청난 에너지 비용이 발생한다.

서버뿐만 아니라 노트북도 DDR4 메모리의 큰 수혜자다. 전력 소비량이 적으면 열이 덜 발생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중/고급형 노트북에는 8GB 메모리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 가량의 전력 소비 감소는 ‘전력 비용 감소’보다는 ‘배터리 사용시간 증가’의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물론, 배터리 시간만큼 큰 효과는 없겠지만 LCD 패널과 CPU가 소비하는 전력도 줄어들긴 할 것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기기에는 탑재되는 메모리는 일반적으로 1GB 또는 2GB에 불과하다(게다가 정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전력 소모의 주범은 메모리보다는 디스플레이다). 따라서 DDR4가 탑재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노트북의 경우처럼 배터리 사용 시간 연장에서 더 큰 효과가 있다.

퀄컴(Qualcomm)은 이런 DDR4를 활용할 준비를 착실히 갖추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Snapdragon 810) 모바일 프로세서는 저전력 DDR4 메모리를 사용하며 이 칩을 적용한 기기들은 2015년 전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PC 사용자들은 DDR4의 전력 사용량뿐만 아니라 속도 향상에 더욱 주목할 것이다. 컴퓨텍스2014에서 공개된 DDR4 메모리 키트는 평균 2,133 ~ 3,200MHz 범위의 속도를 자랑했으며, 최대 4,266MHz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DDR3 메모리의 최고 속도가 2,133MHz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상당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력 소모, 속도 향상과 더불어 DDR4의 장점은 더 큰 ‘메모리 집적도’다. DDR4는 더 높은 밀도의 칩을 사용하기 때문에 각 메모리 스틱(DIMM)에 더 많은 메모리를 집적할 수 있다. 데스크톱과 노트북용으로 1GB나 2GB 키트의 DDR3 메모리를 구입했다면 DDR4는 4G, 그리고 8GB 키트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고급 서버의 경우, 각 DDR4 DIMM은 64GB나 128GB의 메모리까지 제공할 수 있다.

DDR4 메모리, 필요할까?

그러나 DDR4 출시 소식으로 흥분하기는 아직 이르다. DDR4 메모리가 시중에 널리 유통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데다 구매한다 해도 현재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가격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리서치 기관 IHS의 메모리 분석가 마이크 하워드는 “올해 말 출시될 DDR4 메모리의 가격은 DDR3 메모리보다 40 ~ 50% 정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DR3 메모리를 평균 140달러면 살 수 있는 것에 비해 같은 용량의 DDR4 메모리는 21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하워드는 "앞으로 DDR4 개발에 더 많은 자원과 개발자들이 투입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DDR4가 DDR3와 가격이 비슷해지는 것은 2016년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워드는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DDR4로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2,400MHz라는 속도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의미 없는 수치다. PC 세계에서 파워 유저를 제외하고는 현재 사양보다 더 넓은 메모리 대역폭을 원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PC 제조업체 팔콘 노스웨스트(Falcon Northwest)의 사장 켈트 리브스도 이에 동의했다. 리브스는 "현 세대의 CPU에서 1866MHz 이상의 DDR3 속도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거의 없다. 특히, 2133MHz 이상의 속도는 특정 메모리 대역폭 시험을 실시해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브스는 이어, “속도보다는 낮은 전력 소모량과 이로 인한 열손실 감소가 DDR4의 가장 큰 이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전압이 2.1볼트, 1.8볼트를 거쳐 1.5볼트로 떨어지면서 메모리가 훨씬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DDR4를 사용하려면 마더보드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필요할 것이다. 인텔의 신형 X99 칩셋은 DDR4 메모리와 함께 새로운 하스웰(Haswell) CPU의 익스트림 에디션(Extreme Edition) (코드명 하스웰-E)을 지원하는데, 이를 위해 1000달러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사용자는 앞서 말한 ‘파워 유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조립식 PC에 관심이 없다면, 그리고 컴퓨터 사양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이라면 벌써부터 DDR4 업그레이드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저 DDR4가 출시될 때까지 다음 PC 구매를 유보하는 정도에서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DDR4가 돈 낭비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아직은 시기 상조이며 초기에 큰 성능상 이점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DDR4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