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지금은 때가 아니다" 게임용 PC 조립보다 완제품이 나은 이유

Brad Chacos  | PCWorld 2018.01.30
이런 말을 하게 되어 무척 유감이지만, 현재로서는 게임용 PC를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완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완제품 PC만 사라는 것은 아니다. 사실 필자 또한 둘째 가라면 서러운 DIY 팬이다. 직접 조립한 PC를 처음 켤 때의 감동에 비할만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은 DIY PC 조립 매니아에게 아주 불리하다. 하드웨어 공급 부족과 암호화 화폐 인기로 PC 조립에 필요한 필수 부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라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보급형 GPU아 아닌 이상 그래픽 카드 가격이 눈 뜨고 코 베어 가는 수준이다. 제품 대부분의 가격이 원래보다 최소한 2배씩 모두 인상되어 있다. Radeon RX 570의 원래 시작가는 170 달러지만, 현재 뉴에그에서 최저가가 무려 470달러이고, 대부분은 600달러 가까이에 팔고 있다. 다른 소매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며, 심지어는 중고로 사려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오죽 상황이 심각했으면 GPU 가격이 정상화 될 때까지 차라리 240달러에 Xbox One S와 포르자 호라이즌 3를 구매하거나, Xbox One X를 500달러에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했겠는가.

메모리 가격도 만만치 않다.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까닭에, DIY RAM 키트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거의 2배나 증가했다. 카멜카멜카멜(CamelCamelCamel)에서 공개한 16GB Corsair Vengeance 3000MHz 키트 가격 변화만 봐도, 지금의 수급난이 악몽 같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설상 가상으로 이런 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 같지가 않다.


게임용 PC, 완제품 Vs. DIY 가격 비교
그러나 하드웨어 업체에서 대량으로 PC 부품을 구매할 수 있는 회사, 예컨대 HP나 델, 레노보, 팔콘 노스웨스트, 오리진 등에서 출시한 완성된 상태의 PC를 구매한다면 더 저렴한 가격에 게임용 PC를 마련할 수 있다.

델 인스피론(Inspiron) 5675 시리즈를 예로 들어보자. 이 시리즈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고 있다. 850달러 가격에 라이젠 5 1400 프로세서와 8GB RAM, 1TB 하드 드라이브와 라데온 RX 그래픽 카드까지 갖춘 흠잡을 데 없는 1080p 모델도 구매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25일 현재, 델 웹사이트에는 모든 PC에 10% 할인과 함께 텐오프(TENOFF) 쿠폰 코드를 제공하는 배너가 걸려 있다. 이러한 할인 기회까지 잡는다면 위에서 말한 모델을 765 달러에도 구매할 수 있다. (델은 비슷한 가격대에 인텔과 엔비디아 지포스 하드웨어로 무장한 인스피론 5680 라인업도 판매하고 있다.)


라데온 RX 570의 최저가가 470달러이고, 대부분 가격이 600 달러를 상회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8GB짜리 2400MHz DDR4 메모리를 구입하려면 적어도 100달러는 써야 한다. 게다가 라이젠 5 1400도 150 달러 가량이므로 이 정도 만으로도 벌써 델 인스피론과 가격대가 비슷해 진다. 여기다 케이스, 마더보드, 스토리지, 파워 서플라이, 그리고 100 달러 가량 하는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까지 더하면 말 할 것도 없다. 게다가, 델 사는 PC를 구매하면 키보드까지 끼워서 준다는 점을 잊지 말자.

사이버파워PC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을 내놓고 있다. 아마존에서 720 달러에 판매 중인 게이머 익스트림 GXIVR8020A4 모델은 4GB 라데온 RX 580, 8GB RAM, 1TB 하드 드라이브, 그리고 최신형 코어 i5-7400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세련된 RGB LED 팬을 장착하고 있다. 라데온 RX 580 그래픽 카드의 ‘시작가’가 (뉴에그 기준으로) 500달러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700달러를 상회하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DIY로 조립하려면 그래픽 카드, RAM 그리고 윈도우 라이선스밖에 살 수 없는 돈으로 PC 완성품을 살 수 있다. 사이버파워PC의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약 300달러 가량을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꼭 중저가형 PC를 사야만 돈이 남는 것도 아니다. 사이버파워PC의 게이머 익스트림 VR GXiVR8080A2 모델은 아마존에서 1,900달러 정도지만, 이 PC의 괴물 같은 스펙을 생각해 보면 납득 가능한 가격이다. 지포스 GTX 1080 Ti, 액체 냉각 방식의 코어 i7-8700K, 16GB DDR4 RAM, 240GB SSD와 1TB 하드 드라이브, 거기에 RGB LED 팬까지, 실로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라인업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뉴에그에서 GTX 1080 Ti의 최저가는 현재 1,200달러이고, 대부분은 1,300 달러가 넘는다. 1080 Ti의 원래 가격은 700달러 전후였다. 여기에 16GB DDR4 키트(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0달러), 코어 i7-8700K 프로세서(아마존에서 380달러) 등을 각각 구매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따져 보면, 이것들 만으로도 사이버파워PC 사의 완제품 구매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

만들지 마세요, 지갑에 양보하세요
보급형 PC로 가면 완제품과 DIY 간 가격차는 다소 줄어든다. 지포스 GTX 1050이나 4GB 메모리 키트 등의 그래픽 옵션은 단일 제품으로도 앞서 언급한 것들보다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하드웨어 조차도 원래 가격보다는 많이 비싼 상태다.

저가형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격 면에서는 완제품 PC가 압도적인 우위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완제품 PC들은 DIY 제작 비용보다 말 그대로 수 백 달러 가까이 더 저렴하며, 이미 각 회사에서 테스트를 거쳐 워런티에 AS까지 가능하게 출시된 제품이라는 장점도 있다.

물론 DIY 팬들의 마음은 필자도 잘 안다. 완제품을 사게 되면 내가 원하는 하드웨어로 나만의 PC를 만드는 즐거움, 그리고 무엇보다 내 손으로 직접 내가 사용할 기기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러한 감정적 만족이 정말 수백 달러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정도로 큰 것일까?


물론 완제품 PC라고 해서 모두가 다 DIY보다 싼 것은 아니므로 구매 전에 꼼꼼히 가격 비교를 해 보도록 하자. 또한, PC를 구매하기 전에 지포스 GTX 1060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확인해 보자. 필자가 찾아본 모델 중 상당수가 3GB GTX 1060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은 저가형 버전으로 6GB GTX 1060에 비해 속도가 떨어지고 메모리 용량도 제한적이라 AAA급 고사양 게임 플레이 시 그래픽 설정에 한계가 따른다. 이동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굳이 비싼 데스크톱을 사기 보다 게임용 노트북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다.

제발 이 DIY PC의 암흑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만, 아무래도 비트코인 열풍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완제품 PC 대신 그래픽 카드만을 구입해야겠다면, 앞선 기사인 ‘코인 채굴의 시대에 게이머로 살아 남기 가이드’를 참조하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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