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선라이즈 인수한 MS, 아웃룩을 강화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선라이즈 측 모두 인수 금액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데,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그 금액은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선라이즈를 포함해 최근 2곳의 개발업체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어컴플리(Acompli)라는 안드로이드 및 iOS 용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개발했던 업체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2억 달러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아웃룩 및 오피스 365 총책임자인 라제쉬 자는 블로그에서 “진작에 일반 사용자들을 위해 모바일 기기에서 캘린더를 사용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했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선라이즈를 인수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어컴플리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선라이즈 캘린더 앱은 두 스토어뿐만 아니라 OS X, 브라우저 기반에서 모두 정상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MS-선라이즈의 결합, 향후 방향은
어컴플리은 최근 새롭게 출시된 안드로이드 및 iOS용 아웃룩 앱에 통합됐는데, 선라이즈도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와 통합될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라제쉬 자는 “선라이즈의 성공을 토대로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앱과 서비스에 선라이즈의 혁신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앞으로 몇 달 내로 소상히 밝힐 계획이다”고만 전했다.
잭도우 리서치(Jackdaw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잔 도슨을 포함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및 iOS용 아웃룩에 선라이즈가 통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슨은 윈도우 및 OS X의 개인용 오피스에 포함된 아웃룩에 대해 언급하면서 “물론 이 모든 기술은 데스크톱 클라이언트에도 탑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슨은 “맥용 최신 아웃룩은 정말 뒤처진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포인트는 바로, 이 데스크톱용 아웃룩이 이번 인수를 통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S가 서드파티 앱 개발업체를 인수하는 이유
한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두 개발업체를 인수한 것을 두고 경쟁력이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자사의 플랫폼에 탑재할 수준의 앱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이에 대해 잔 도슨은 반론을 펼쳤다.
도슨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방 정책을 펼치는 신호로 보면 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부적으로는 굉장한 일들을 해겠지마는, 오늘날 혁신의 시대에서의 모바일 플랫폼은 사실상 스타트업들이 개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들과의 손을 잡는 현명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라이즈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도슨은 테크피니언(Tech.pinions)라는 곳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앱 개발 업체 인수 건을 두고 긍정적인 측면에 관해 기술했다. 도슨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델라의 핵심 전략인 '클라우드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에 기초하여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개방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한다.
도슨은 “신속한 대응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이기도 하다. 그들은 크로스플랫폼 모바일 전략으로 이동해야 하며, 이를 위한 스킬과 적절한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견지했다”고 덧붙였다.
“MS, 개방 정책이라는 흐름을 읽은 것”
도슨은 두 건의 인수 사례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라이벌의 플랫폼에서도 구동하는 크로스플랫폼 앱을 구축하는 데 실패해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보다는 인수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도슨은 테크피니언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으로 이들 앱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시간도 많지 않다는 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많은 모바일 기기 시장의 흐름이 경쟁 플랫폼을 향해 흘러가고 있음에도 불구, 오로지 윈도우에 기반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독단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즉, 안드로이드 및 iOS를 개발하는 검증된 소규모 업체를 사들였다는 것은 여전히 사내 엔지니어 직원을 잠식하고 있는 “윈도우 퍼스트”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일조한 것이다.
도슨은 “이러한 인수 작업은 절망을 유발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는 측면이 강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다”고 설명했다.
어컴플리와 마찬가지로 선라이즈도 익스체인지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및 iOS 등 라이벌 플랫폼에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구글과 애플의 캘린더 서비스뿐만 아니라 익스체인지의 약속 데이터를 한데 모으고, 에버노트와 페이스북, 투두이스트(Todoist)와 같은 서비스의 리마인더와 이벤트, 투두리스트를 상기해주는 기능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도슨은 인수한 기술과 사용자 경험을 모바일과 데스크톱으로 그 영역을 얼마나 잘 확장하는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과제라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기와 플랫폼과 관계없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명확한 계획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도슨은 오래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맥용 오피스의 경우 마지못해 내놓은 것에 불과했으며, 많은 이들이 조악한 프로그램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모바일과 데스크톱을 비롯한 모든 기기에서의 윈도우 점유율은 iOS 비중만큼 하락했으며, 특히 안드로이드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이벌 운영체제에 올려진 앱이 최고라는 것을 생각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와 iOS 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어컴플리와 선라이즈와 같은 회사를 인수하는 데 수백 달러를 썼다는 것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MS의 구원투수는 오피스 365”
그 해답은 비즈니스 사용자를 대상으로하는 구독 서비스인 오피스 365다. 안드로이드 및 iOS 아웃룩 앱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구매한 오피스 365를 구독해야 한다. 즉, 아웃룩의 캘린더 기능을 선라이즈로 보강함으로써 더 많은 사용자가 아웃룩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게끔 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사업장에서 오피스 365에 가입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사원 수를 늘리는 데 일조하게 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제품군(Enterprise Mobility Suite)와 오피스 365로 통합된 인튠(Intune)과 같은 모바일 관리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선라이즈 캘린더 앱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맥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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