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우의 행복한 개발자 | 알고보면 기가막힌 "잘리는 이유"

임철우 | IDG Korea 2009.04.20

AP5D2A.JPG회사에서 해고된다는 얘기는 사회에 나와서 직장이란 곳을 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거나 듣게 되는 일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사실 열심히 한 회사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정년퇴임까지 다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 해고당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줄 알지만, 냉혹한 현실의 사회에서는 바로 당신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해고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을 못해서? 회사에 엄청난 피해를 끼쳐서? 주위를 아무리 살펴봐도 이런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된 사람은 찾기 힘들다. 실제로 그 이유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단순하고 어이없게 만드는 상황들이다.

  

첫째, 모임에 참석을 못하면 잘린다.

 

개발자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활동적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러기에 회사에서 주최하는 모임이나 행사에 자주 빠지게 된다. 그러면 자신이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사 입장에서는 인원 감축이 필요할 경우에 숙청대상 1호로 들어가게 된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수익 창출에 공헌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빠지면 회사에 큰차질이 생겨 해고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빠진다고 해서 실패하는 프로젝트는 없다. 단지 조금 지연될 뿐이다. 이제 상사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면 답이 너무도 쉽게 나온다. 눈에 보여야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믿음이 가게 된다. 프로젝트에 나가서 아무리 업체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더라도 그건 상사의 평가 기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프로젝트가 원만하게만 끝나면 누구나 같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상사 눈앞에 보이면서 자신을 능력을 어필하고 주장해야 연봉의 알파로 작용하고 잘리는 일이 없어진다. 특히 신입들이라면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가야 한다.

 

둘째, 눈치만 보면 잘린다.

 

일을 하다가 어떤 사람은 상사 눈치를 보며 퇴근도 못하고 있는데, 어떤 이는 오히려 자신이 나가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도록 하며 나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 사람이 꼭 일을 잘해서 그럴까? 그것은 아니다. 평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일을 끝내고 퇴근한다는 인상을 상사들에게 주는 효과가 더 크다. 일도 못하며 퇴근만 일찍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더 웃기게 되겠지만 말이다. 때때로 자신감도 중요하다. 남아서 상사 눈치를 보며 늦게까지 열심히 일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지만, 이것은 무능함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면 어김없이 잘리는 쪽으로 순위 이동하게 된다.

 

셋째, 출근이 늦으면 잘린다.

 

전날 아무리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을 했더라도 다음날 늦게 출근을 하게 되었을 때 자신이 늦게까지 일을 한 것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일은 열심히 했을지 모르지만 상사 입장에서의 평가는 냉정하다. 일일이 상사에게 퇴근시간을 보고할 자신이 있다면 늦어도 상관이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건 아니다. 예전에 대기업의 모 프로젝트에서 이런 경우를 본적이 있다. 상사가 회식에서 밑에 직원들 술을 왕창 먹이고 다음날 일찍 출근해서 누가 늦게 오는지 지켜보는 상사들도 본적이 있다. 옆에서 보면서 어이가 없었지만 밑에 직원들이 하는 일을 전부 알 수가 없기에 단순한 것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넷째, 실력이 뛰어나도 잘린다.

 

실력이 뛰어나서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어지고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면, 상사 입장에서 초반에는 편리하다. 하지만 점점 상사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언제 나갈지 모르는 사람으로 분류가 된다. 상사와 의견 대립이 발생되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고 저 사람은 언제든 나갈 사람으로 취급되게 된다. 스스로 모든 것을 처리 가능 할지라도 상사에게 물어봐야만 된다. 알더라도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너무도 단순한 이유로 인해 평가 절하를 받게 되며, 상사로부터 필요없는 사람으로 찍히게 되고, 회사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나가거나 견디지 못하고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비록 간단하게 4가지 상황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상사가 자신을 보는 눈빛이 달라진 것을 느꼈을 것이다. 심지어 필자도 날카로운 관리자의 감시아래 있기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다. 이런 상황을 한번이라도 경험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최고의 정치가이다. 개발자의 길보다 정치가의 길이 어울리지 모른다.

  

개발자로써의 실력 하나만 믿고 일을 할 수가 없는 곳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모든 회사가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 4가지 경우를 잘하지 못해서 잘린 사람은 어딜 가더라도 마찬가지란 얘기를 하고 싶다. 기본을 갖추었을 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회사는 반드시 나타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당신도 행복한 개발자로 남을 수가 있을 것이다.  cess98@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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