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브리핑 | 다시, 혁신의 관점에서 본 아이폰 X
일단 첫 반응은 우호적이다. 터치 ID를 대체한 페이스 ID는 잘 작동하며, ‘M형 탈모’로 비유되는 상단 디자인은 ‘의외로’ 거슬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아이폰 7/8 플러스보다 더 길어져 호평을 받았다. 전면 화면을 둘러싼 스틸 링에 스크래치가 잘 생기고, 검은색 경계가 거슬린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오리지널 아이폰 이후 가장 재미있는 기기’라는 평가다.
그러나 혁신에 관점에서 보면 아이폰 X는 그리 새롭지 않다. 아이폰 X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페이스 ID다. 일반 카메라 외에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도트 프로젝터를 추가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자를 인식한다. 얼굴 데이터는 아이폰 내부에 보관되며 눈을 뜬 상태에서만 인식되도록 보안도 강화했다. 하지만 얼굴 인식은 (실패하긴 했지만) 이미 삼성이 시도했던 기술이다. 참신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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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부함의 반전은 얼굴 인식 기술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얼굴의 움직임을 3만 개 이상의 점으로 파악하는 얼굴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사용자의 감정을 잡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표정에는 웃거나 우는 것 외에 다양한 무의식이 투영된다. 정교한 분석기술을 결합하면 자신도 몰랐던 미묘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이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IT 기기가 인간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우리 삶은 크게 바뀐다. 소비자가 더 좋아하는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고, 기분에 꼭 맞는 음악을 추천할 수 있다. 호불호를 묻는 여론 조사는 더 정확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음성 분석 기술과 결합하면 사용자의 감정을 더 섬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시리에게 ‘와이파이 꺼줘’라고 말했을 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느냐’고 걱정스러운 대답이 돌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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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혁신에 관점에서 보면 아이폰 X는 특별하다. 아이폰 자체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재미는 물론, 우리 일상을 바꿀 파괴적 가능성을 담고 있다. 단, 이 재미와 가능성을 미리 경험하는 비용이 꽤 크다. 아이폰 X 국내 판매가격은 256GB 기준 163만 원이다. 웬만한 노트북보다 비싸고 애플 최신 제품인 12인치 맥북 레티나와 비교해도 단 6만 원 차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