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

김효민 | IDG Korea 2009.02.11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떠들어대는 뻔한 말이라고?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뻔히 알고 있는 것들을 지키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서 곧잘 낭패를 보곤 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번 칼럼에서 우리들이 앞으로 살아 남는 것은 물론이고, 변화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들을 배우고 익혀야 할지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그런 세상에서 재미있고 여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미래의 변화된 모습들과 10년 뒤 비즈니스의 주역

우리 선배들은 지금도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교육 수준의 향상, 민주적 개념의 사회 저변 확대 등으로 인해 기성 세대나 권위에 대한 태도가 변화면서 불변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아주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요즘 것들은 도대체가……”라는 말로 잘 표현되는 현상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래에는 그 속도가 비할 데 없이 빨라질 거라는 말이다.

 

인터넷과 웹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사회는 소비자들의 천국이 되었으며, 최근에는 경기 악화로 소비자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이미 2~3세에 브랜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고, 6세 정도가 되면 소비자로서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 여러분의 자녀 또는 조카를 눈 여겨 보기 바란다.

 

경기가 나빠지면 늘 그렇듯이 영악한 자식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슬그머니 부모들의 슬하로 묻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독신 가구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인터넷이 우리들의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지키기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린 글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테러와 범죄의 증가로 각종 감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도시화는 더욱 거대한 도시를 탄생시켜 2015년에는 인구 500만을 넘는 거대 도시가 59개로 늘어날 것이며, 이중 48개는 저개발국에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시 거주자의 삶의 질 저하는 물론이고 기후 변화를 비롯한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인력과 직업 측면에서는 전문화가 산업과 인력 전반에 확산되고, 기업 환경과 여건이 더욱 복잡해져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시장에 특화된 컨설턴트나 전문가들이 매우 세분화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를 배양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이다.

 

엔지니어의 지식 반감기 5년으로 짧아져

현재 엔지니어들의 지식 반감기는 겨우 5년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10년 내에 엔지니어들이 가진 지식의 90%가 컴퓨터를 통해 활용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꾸준히 습득하고 변하지 않는 엔지니어는 앞으로 5년 뒤부터는 빠르게 죽어간다는 이야기다. 무섭지 아니한가!

 

한 가지 다행스러운 현상은 은퇴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한 미국인의 1/3이 2년 내에 비슷한 수준과 책임을 갖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뒤에는 이미 30대 중반인 X세대와 20대에 들어선 밀레니얼 세대가 비즈니스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X세대는 사업가적 기질이 뛰어나며, 밀레니얼 세대는 더욱 비즈니스 중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이 이미 입증되었다.

 

정체기에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유수의 기업들도 한 번씩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른 경우가 많다. 위기의 순간에 그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그것을 교훈 삼아 험난한 정체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보자.

 

IBM은 1990년대 초반 전체 경기가 침체하는 불황을 겪게 된다. 이런 불황은 IBM의 주력사업인 메인프레임과 중형 컴퓨터의 판매 급감으로 이어졌으며, 하드웨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업계의 핵심 경쟁력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바뀌었다. 이에 신임 루 거스너 회장은 IBM의 주력 사업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2007년에는 초대형 우량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우리 엔지니어들도 변화를 수용하고 그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습득에 만전을 기해 늘 필요 되는 엔지니어로 자신을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인텔은 불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2001년 사이에 오히려 생산시설을 개선하고 각종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에 1990년대 말 인텔을 추격하기 위해 노력하던 AMD는 불황이 닥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신규 설비투자를 멈췄다. 그 결과는 독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 개개인이 미래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식견과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동시에 자신의 핵심 역량과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한 말들이 너무나도 뻔한 것들이어서 ‘이게 뭐야?’ 할 수도 있으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단 한 가지는 “그것을 하느냐 안 하느냐” 인 것이다.

 

경기가 나쁘다고 나까지 망가질 수는 없는 것이고, 미국 은행이 부실하다고 내 지갑이 부실해질 이유는 없는 것이다. 불황 또는 정체기는 잠시 숨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오늘의 나(나의 위치)는 어제의 내가 만든 것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뒤에 나의 모습은 지금 내가 선택한 결과인 것이다. 잘 되건 못되건 누구를 탓하겠는가?

 

참고

-  미국에선 세대를 ‘(베이비)부머(Boomers,1943~1963년생)’ ‘X세대(Generation X, 1964~1981년생)’ ‘Y세대(Generation Y, 1982~2001년생)’ ‘밀레니얼(Millennials, 2001년 이후 출생)’ 등 4가지로 분류한다.

- X세대는 대개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키워졌고 50% 정도가 이혼 또는 별거한 부모와 함께 자라나 가정에 대한 동경과 반발심리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베이비 부머 세대와는 달리 성(性)에 대해서도 차별적 가치관을 두지 않고 사회공통의 문제보다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가의 방법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세대이다.

- Y세대의 특성 중 하나는 여성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며 창의적이고 개방적이며 매사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hmkim@fours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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