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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돌연 사퇴…차기 CEO 후보와 인텔의 향후 전략은?

Mark Hachman  | CIO 2018.06.22
5년 전 인텔은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이했다. 폴 오텔리니가 예상보다 2년 일찍 CEO를 그만둔 것이다. 전임 CO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오텔리니의 자리를 맡았다. 그런데 이제는 크르자니크도 갑자기 CEO에서 물러난다. 사내 성관계를 금지한 인텔 정책을 위반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크르자니크와 인텔은 PC 시장의 침체라는 피할 수 없는 물결을 이겨냈다는 것. 사실 이는 어떤 CEO가 왔더라도 마찬가지로 겪었을 문제이다. 그리고 좀처럼 틈을 주지 않는 모바일 시장 진입을 위한 인텔의 계속 되는 노력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인텔의 새 CEO가 PC 시장에 얼마나 전념할 것인지가 관심사일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임과 크르자니크의 업적
CEO는 보통 사업상의 이유로 사임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크르자니크는 내부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사임했다. 인텔은 크르자니크가 과거 인텔 내부 직원과 합의에 의한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인텔의 이성 관계 금지 정책을 어긴 것이다. 많은 기업이 그렇듯이 인텔은 관리자가 부하 직원과 사적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크르자니크의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따르면, 크르자니크는 기혼자이다.

인텔은 CFO 밥 스원이 임시 CEO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스완은 2016년부터 CFO를 맡고 있지만, 인텔의 공식 이력에 따르면 스완은 외부 인사에 해당한다. 스완은 9년을 이베이의 CFO로 지냈고, CEO 경력은 닷컴 거품 시절의 웹밴(Webvan)이란 회사뿐이다. 이는 스완이 정식 CEO로 임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2016년 MWC에서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빠르고 강력한 5G 네트워크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디바이스의 예로 드론을 소개하고 있다.

크라자니치가 재임 5년 간 이룬 성공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처음 CEO를 맡은 2013년 2분기 PC 사업부의 매출은 떨어졌고, 인텔은 128억 달러의 분기 매출을 보고했다. 그 이후, 인텔의 매출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는데,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은 무려 169억 달러이다. 이 기간에 주가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성공과 함께 역풍을 맞기도 했다. 공정 기술은 오랫동안 14나노 수준에 묶여 있으며, 차세대 10나노 기술도 더디게 발전했다. 가트너는 최근 올해 1분기에 6,170만 대의 PC가 출하됐다고 밝혔는데, 14분기 연속 PC 판매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크르자니크는 인텔의 임베디드 분야와 센서, 인공지능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지만, 이들 사업부는 아직 분기 매출이 10억 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고수익 상품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는데, 바로 게임용 프리미엄 프로세서인 코어 i9 시리즈이다.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도 시장에서 여전히 강세이며, 마이크론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옵테인 메모리도 개발했다.

2018년 CES에서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무인 자동차에 대한 자사의 투자를 설명하고 있다.

차기 CEO 후보
인텔은 전통적으로 내부 승진을 선호했다. 축적된 경험이 CEO 자리를 맡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 비중을 두는 것이다. 사실 크르자니크와 전임 인텔 사장 르네 제임스는 이런 인텔 우선 전략의 일환으로 외부 후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텔의 전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은 인텔의 기술, 시스템 아키텍처 및 클라이언트 그룹을 맡고 있는 벤카타 렌두친탈라이다. 렌두친탈라는 퀄컴 베테랑으로, 저전력 모바일 중심 시장 진입을 위해 인텔에 합류했다. 또 하나의 외부 인물이자 퀄컴 베테랑인 코막 콘로이는 커뮤니케이션 및 디바이스 그룹을 맡고 있다. 크라자니치처럼 콘로이는 엔지니어링 경력이 있으며, 2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에 여러 명의 내부 후보는 비슷비슷하다. 데이터센터 그룹 부사장 나빈 세노이는 제온 프로세서 기반 AI 구동 관련 작업의 통합을 주도했으며, 클라이언트 그룹 총괄 책임자와 인사 담당 임원 등의 경력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옵테인을 포함한 인텔의 메모리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롭 크룩도 후보 중 하나이다.

그외에 몇몇 외부 인물도 거론되고 있다. VM웨어 CEO로 옮겼던 패트릭 젤싱거가 후임 CEO로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인텔 이사회가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과 비즈니스 경험을 모두 갖춘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텔 이사회가 크르자니크가 이끌었던 방향, 즉 PC 사업을 유지하면서 프로그래머블 로직이나 메모리, 통신 등의 관련 영역을 키우려는 노력을 계속하고자 하느냐이다.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역량을 계속 강화해 PC와 서버 시장에서 날로 커지는 AMD의 위협을 떨쳐내야 한다. 인텔의 최근 테슬라의 짐 켈러와 AMD의 라자 코두리 같은 칩 설계자를 영입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코두리의 역할은 향후 AMD나 엔비디아와 경쟁할 개별 그래픽카드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시도는 경영진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텔의 미래를 결정할 새 CEO와 새 전략
인텔의 매출과 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텔이 이런 기본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엇이든 인텔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언제라도 떨쳐내 버린다. 2009년 인텔은 8억 8400만 달러를 주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윈드 리버 시스템을 인수했지만, 올해 4월 TPG에 매각해 버렸다.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텔의 통신 영역에서 계속 고전하고 있으며, 지금은 5G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오히려 우려가 더 큰 부분은 기본적인 공정 기술의 문제이다. 인텔의 칩이 14나노 공정에 묶여 있다 10나노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은 다르다. 삼성은 이미 지난 해 자사가 2세대 10나노 FinFET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7나노 EUV 공정 기술의 고객으로 퀄컴과 계약을 맺었다.

누가 크르자니크의 후임으로 임명되든 이런 몇 가지 불확실성을 명확하게 하려 할 것이다. 오랫동안 제조 공정의 진화를 이끌었던 틱톡 전략을 폐기한 인텔은 그럼에도 변화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혁신 속도가 둔화되는 와중에 핵심 인물이 갑자기 교체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인텔은 현명한 선택을 신속하게 내려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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