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 레전드급 IT 제품 25선 : SW편

Harry McCracken | PCWorld 2009.04.07

베테랑 노병들처럼 죽지 않고 장수하는 컴퓨터 제품들이 있다. 이 제품들은 이미 화석처럼 업데이트 되지 않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 미국 밖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의 상표로만 남은 경우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들을 제외한 세상 모두가 흘러갔지만, 스스로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강박적인 팬들 덕분에 살아남기도 했다.

 

이 기사에서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는 25가지 IT 제품을 꼽아보았다. 몇몇 제품들은 특정 하드웨어와 고전 소프트웨어들이고, 개중에는 사용자들이 한 때 수백만 명에 달했던 서비스들도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품 군이 통째로 포함된 경우도 있다. 필자는 아직도 어떤 방식으로든 구입이 가능한 제품들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블록버스터급은 아니지만 아직도 미국 내에서는 확고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제품(예를 들면 AOL이나 WordPerfect)들은 제외했다.

 

여러분이 필자와 비슷하다면, 아마 여기 나온 모든 제품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는 것에 놀라며 흥미로워하게 될 것이며, 다른 제품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조금 슬퍼질 것이다. 그것은 이 제품들 모두가 그냥 물건에 지나지 않긴 하지만, 그 시절에 우리들 중 몇몇에게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1탄: 하드웨어 부문

2탄: 소프트웨어 부문

3탄: 서비스 부문

 

 

디베이스(dBASE)

 

AP3375.JPG그 때 그 시절: 1980년 막 등장한 순간부터 PC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자였으며, 가장 널리 알려진 생산성 소프트웨어들 중의 하나이다. (논쟁의 여지가 약간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애쉬튼-테이트(Ashton-Tate)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더 이름을 떨치고 있던 시절, 그들의 간판 제품이었다.

 

곡절의 세월: 문제는 디베이스 IV였다. 디베이스의 1988년판 업그레이드인 이 버전은 느리고, 버그투성이였던 데다가 에쉬튼-테이트는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그 때까지 디베이스의 입지를 공고히 한 성실한 개발자들을 화나게 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스스로의 제품들을 개선하는 데에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는 것보다 결코 생산적이지 않았던 경쟁 기업들과의 소송에도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1991년, 볼랜드(Borland)는 4억3900만 달러에 애쉬튼-테이트를 인수하면서 디베이스 IV에 얽힌 불운까지도 함께 인수했다. 그 결과 볼랜드와 디베이스는 모두 기분 좋은 새해를 맞이하지 못했다. 그리고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액세스(Access)를 출시했고, 이 프로그램은 경쟁자의 상태가 어땠던 간에 그를 무참히 짓밟을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베이스는 액세스가 링에 올라오기도 전에 이미 다운되어 바닥에 누워 있었다.

 

지금은 어디에: 1999년, 디베이스는 또다시 매각되었고, 새로운 주인 데이터베이스 인텔리전스(DataBased Intelligence)는 오늘날까지도 이 프로그램을 팔고 있다. (지금은 마치 디베이스 IV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디베이스 플러스(dBASE Plus)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회사의 뉴스그룹은 놀라울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디베이스를 실무에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 번째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퇴물로 보이던 제품치고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AP0D3F.JPG넷스케이프 (Netscape)

 

그 때 그 시절: 대부분의 기간 동안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브라우저이자 1994년에 설립되어 웹과 인터넷 경제의 팽창을 주도한 기업이다.

 

곡절의 세월: 슬프게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95 첫 출시 당시에는 브라우저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지만 여전히 넷스케이프를 겨냥하고 있었다. 무료에 괜찮은 성능까지 갖추고 있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와 함께 끼워 파는 방식을 사용했다. (특정 정부 기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넷스케이프 전략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넷스케이프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서 별 볼일 없던 커뮤니케이션 스위트와 끝내 선(Sun)에 매각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주력했다. 1998년, 넷스케이프사는 AOL에 매각되었다. AOL은 그들이 인수한 브라우저에 대해 거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인수 후에도 IE를 기본 브라우저로 배포했다. 사용자 수는 점점 감소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 버전의 넷스케이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2007년 12월, AOL은 넷스케이프의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지금은 어디에: 여러분이 낙관주의자라면, 한 가지 멋진 사실을 보아야 한다. 넷스케이프의 오픈 소스 버전으로 시작한 모질라(Mozilla) 코드에 기반한 파이어폭스(Firefox)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넷스케이프 상표 자체는 퇴물이 됐다. 최근 AOL은 이 상표를 ISP(아직 존재는 하지만 새로운 고객을 받고 있지는 않다)와 (지금은 프로펠러(Propeller)로 알려진) 딕(Digg)의 이미테이션에 붙였다. 오늘날 이 상표는 AOL.com 홈페이지의 마이너 수정본(배경화면에 넷스케이프 로고가 끝없이 깔려있는)에 지나지 않는다.

 

MS-DOS

 

AP14E6.JPG그 때 그 시절: 1981년 최초의 IBM PC와 대부분의 IBM PC 호환 기종들에 탑재되었던 운영체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됐다.

 

곡절의 세월: 쉽게 말하자면: 구동에 DOS가 필요하지 않은 첫 윈도우였던 윈도우 95가 출시되자 DOS는 쓸모가 없어졌다. (물론 윈도우 95 출시 후에도 수 년간 기쁜 마음으로 DOS와 DO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좀 더 생각해보면: 1985년 맥이 메인스트림에 GUI를 들고 나온 순간부터 끔찍하고 단조로운 텍스트 기반의 DOS는 종말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어디에: DOS는 죽지 않는다. 필자는 지금도 이따금씩 세탁소나 앤틱 상점처럼 작동만 되면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도 상관없는 업종의 소규모 독립 사업장에서 이들이 돌아가는 것을 목격한다. 번성 중인 오픈 소스 프로젝트 프리도스(FreeDOS)에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도 여러 볼륨 라이선스 고객들에게 MS-DOS 6.22 다운로드를 제공한다.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이런 수고를 하겠는가?

 

AP783E.JPG로터스 1-2-3(Lotus 1-2-3)

 

그 때 그 시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자, IBM PC의 첫 번째 킬러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최초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비지칼크(VisiCalc)를 대체해버린 제품이었다. 19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로터스의 오피스 번들 스마트스위트(SmartSuite)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곡절의 세월: 워드퍼펙트(WordPerfect)와 하버드 그래픽스(Harvard Graphics)를 비롯한 주요 DOS 기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들이 겪은 길과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로터스는 IBM OS/2가 DOS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해서 그 쪽에 역량을 집중했으나 OS/2가 퇴장하고 윈도우가 떠오르자 따라잡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이들은 노트 협업 플랫폼(Notes collaboration platform)에 집중하고, 특히 1995년 IBM이 로터스를 인수한 후,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에는 점점 관심을 덜 가지게 되었다. 이 틈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셀을 1-2-3의 경쟁자 위치로 끌어올렸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위트로 힘을 실었다. 1990년대 후반, 1-2-3은 추억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로터스는 2002년에 마지막으로 1-2-3을 업데이트 했다.

 

지금은 어디에: IBM은 아직도 “최신 버전”인 1-2-3 2002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313불이면 다른 스마트스위트 애플리케이션은 “덤으로” 준다. 하지만 이 패키지는 로터스를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물로 만든 스프레드시트에 대해서는 중점을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로터스는 최근 스프레드시트를 포함하는 새로운 스위트를 발표했다. 이 스위트는 또 다른 고전 로터스 패키지의 이름을 따 심포니(Symphony)라 이름 붙였다.

 

페이지메이커(PageMaker)

 

AP5F1C.JPG그 때 그 시절: 1985년 발표된 올더스(Aldus)의 혁신적인 탁상출판 애플리케이션(desktop publishing application)으로, 애플의 매킨토시와 레이저라이터(LaseWriter) 레이저프린터를 사용하면 평범한 사람들도 처음으로 전문적인 문서(그리고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문서)들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했다.

 

곡절의 세월: 페이지메이커의 몰락은 서서히, 그리고 다방면에 걸쳐 일어났다. 워드 프로세서들이 괄목할만한 그래픽 지원을 갖추게 되자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페이지메이커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전문가들에게는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가 좀 더 세밀한 기능을 제공했다. 1994년 올더스를 인수한 어도비(Adobe)는 페이지메이커에 관심을 잃고 독자적인 출판 애플리케이션 인디자인(InDesign)을 처음부터 개발했다. 2004년 어도비는 페이지메이커의 차기 버전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지금은 어디에: 어도비는 아직 홈페이지를 통해 2002년에 올라온 페이지메이커 7.0을 팔고 있다. 가격은 499달러 이며, “업무용, 교육용, 그리고 브로슈어나 뉴스레터와 같은 고품질 인쇄물을 만들고자 하는 SOHO 전문가들을 위한 이상적인 레이아웃 프로그램”이라고 광고 문구는 전한다. 좀 어색하게도 윈도우 비스타와 현재의 맥(페이지메이커는 OS 9 애플리케이션이다)과는 호환되지 않는다는 유의 사항이 붙어있으며, 좀 더 살펴보면 페이지메이커에 대한 어도비의 진짜 의견을 발견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이것 대신 인디자인을 사용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AP3687.JPG애프터 다크(After Dark)

 

그 때 그 시절: 날아다니는 토스터로 상징되는 1989년 발표된 버클리 시스템(Berkeley Systems)의 맥과 PC용 화면 보호기이다. 그 당시 누군가에게 화면 보호기 하나를 찍으라고 하면, 99.9999%는 이 토스터를 이야기했었다. 후속작과 스핀오프로 넥타이와 트렁크 팬티 버전도 나왔었다.

 

곡절의 세월: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맥 OS와 윈도우에 멋진 화면 보호기들이 내장되어 나온데다 수많은 무료 화면 보호기들은 상용 화면 보호기들의 판매를 방해했다. (필자는 버클리 브리즈드(Berkeley Breathd)의 오푸스 앤 빌 (Opus ‘n Bill) 화면 보호기의 사인판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 화면 보호기에는 소송까지 갔던 고양이 빌(Bill the Cat)이 날아다니는 토스터에 총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모니터가 고장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화면 보호기가 필요하다는 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어쨌든 버클리 시스템의 마지막 애프터 다크 시리즈는 1998년 출시된 애프터 다크 게임(After Dark Games)이었다. 사실 이 제품은 화면 보호기도 아니었다.

 

지금은 어디에: 버클리 시스템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일본 회사인 인피니시스(Infinisys)에서 애프터 다크의 최신 OS X 버전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최신은 아닌 게, 인텔 맥에서는 구동되지 않는다.

 

하버드 그래픽스(Harvard Graphics)

 

AP2E66.JPG그 때 그 시절: 최초로 보급된 프레젠테이션-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슬라이드들이 말 그대로 미끄러져 내리던 1986년 발표되었다. 수 년간 이 제품은 소프트웨어 퍼블리싱 코퍼레이션(Software Publishing Corporation)의 간판 제품이었는데, 이들은 제품의 이름이 동명의 대학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해명해야 했다.

 

곡절의 세월: 하버드 그래픽스는 오랫동안 파워포인트보다 훨씬 나았다. 그러나 점차 파워포인트가 격차를 줄여나갔다. 1990년대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보다 조금밖에 더 낫지 않다는 것은 재앙의 씨앗이 되었다. 특히 제품이 스위트가 아닌 단일 애플리케이션은 더더욱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전체와 겨루기 벅찼다. 1994년 SPC는 직원 절반을 내보냈고, 1996년 알레그로 뉴 미디어(Allegro New Media)와 합병했다. 1998년에는 그들의 마지막 업그레이드판, 하버드 그래픽스 98을 출시했다.

 

지금은 어디에: 2001년 영국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사 세리프(Serif)는 하버드 그래픽스를 저렴하게 인수해서 목숨을 부지하게 했다. 그러나 간신히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다. 하버드 그래픽스 98은 몇 가지 수정본들과 함께 아직도 판매 중이다. 그들 중 어느 것도 언제 마지막을 업데이트 되었는지는 공고되어 있지 않지만, 윈도우 비스타가 요구사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세리프의 사이트 제품란에 하버드 제품군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는 것도 마찬가지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

 

해리 맥크라켄은 PC월드의 전 편집장이었으며, Technologizer.com에 IT의 여러 측면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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