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 압박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시스코

Jon Oltsik | Network World 2009.11.03

시스코 시스템즈는 오랫동안 기업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다. 메인프레임의 전성기에 그 독보적이던 IBM도 HDS와 암달 등의 업체와 경쟁을 해야 했지만, 시스코는 몇 년 동안 기업 네트워킹 시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런 독점 상태는 시스코에게도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시스코는 현재 커다란 삼각형의 중간에서 힘든 경쟁을 벌이게 됐다.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1. 혁신. 주니퍼의 트리오(Trio) 칩셋과 3차원 아키텍처가 네트워킹 성능면에서 시스코가 따라잡을 수 없는 새로운 고지를 구축했다. 물론 이는 기업 시장보다는 통신업체 시장에서 더 큰 위협이 되겠지만, 이 때문에 대규모 기업 고객인 DISA와 NYSE가 주니퍼의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주니퍼 이에도 F5 네트웍스나 시트릭스, 리버베드 등이 전략적인 영역에서 시스코를 앞지르는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소규모 기업은 익스트림이나 포스텐, 3Com처럼 더 저렴한 가격에 엔드 투 엔드 기능을 제공하는 대안을 찾고 있다.

 

2. 일반 상품화. 수익률이 높은 데이터센터나 코어 네트워크에서 공격적인 업체들이 시스코에게 피해를 입히는 반면, 에지 네트워크에서는 상품화가 시스코를 괴롭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HP인데, HP는 저가 에지 스위치를 평생 보증과 함께 제공해 많은 시스코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만약 역사가 되풀이되어 로우엔드 장비가 하이엔드 장비를 잠식한다면, HP와 델 등의 보급형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계속 시스코의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3. 서버 업체. UCS를 발표하면서 시스코는 주요 협력업체였던 델과 HP, IBM 등과 쉽게 등을 지고 말았다. 물론 공식적으로 이들 업체는 모두 시스코와 협력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이미 은밀하게 군대를 움직이고 있다. 델과 IBM은 이제 브로케이드와 주니퍼로부터 네트워크 장비를 OEM하고 있으며, HP는 자사의 프로커브 제품군을 가강화하고 있다. HP가 시스코 장비를 판매하는 데에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어 변동이 생길 것은 분명하다.

 

시스코는 훌륭한 제품과 지원, 그리고 뛰어난 영업과 마케팅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업체다. 또한 텔레프레즌스나 가전, 통합 메시징, 서버까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에도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시스코는 계속 번창해 나가겠지만, 현재 시스코는 유례없는 시장 경쟁에 직면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시스코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예상해 보자.

 

1. 영업, 마케팅, 현장 지원 부문의 인력 감축.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기존 현장 인력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거나 아니면 시스코가 전략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2. 존 챔버스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보낸다. 만약 비전으로 가득 차 있는 시스코의 CEO가 월스트리트에 “우리가 잠시 공을 놓쳤다”라거나 “우리는 기본적인 수비 전략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등의 진부한 표현을 쓰기 시작하면, 상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쁜 것이다.

 

3. 대규모 인수합병. 만약 시스코가 F5나 리버베드, 아크사이트 같은 업체를 사들인다면, 이는 내부적인 혁신 역량이 시장을 제대로 쫓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4. 서버의 성공. 만약 시스코가 대규모 UCS 수주에 성공한다면, 이를 따라 모든 것이 순풍을 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모든 것이 힘든 상황에 빠질 것이다.

 

5. HP. 만약 HP가 하이엔드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하거나 관련 업체를 인수한다면, 또는 신임 사장 데이브 도나텔 리가 EMC 스타일의 영업 문화를 HP에 심을 수 있다면, 시스코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혁신과 상품과, 그리고 경쟁은 IT 업계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선도적인 업체들은 사업을 시작한 첫날부터 이런 과제에 직면해 왔다. 하지만 시스코는 기술과 운, 그리고 경쟁업체의 부재 등이 조합되면서 상당 기간 동안 이런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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