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

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강한 기업을 통해서 배우는 삶의 지혜

김효민 | IDG Korea

현재 네트워크 업계에서 강자로 시스코를 꼽는다면, 그다지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얼마나 강한지 출발 배경부터 시작해서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다음은 시스코의 2009년 8월 11일자 기업 홍보용 PT 자료와 위키(Wki)에서 발취한 내용을 재정리 한 것이다:

 

시스코의 간략한 역사

시스코시스템즈는 1984년에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운영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레오나드 보삭(Leonard Bosack )과 샌디 러너(Sandy Lerner) 부부가 창업한 회사다. 1986년에 TCP/IP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하했다. 시스코는 1990년 나스닥(NASDAQ)에 상장되었으며 1993년 Crescendo Communications의 합병을 기점으로 M&A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몇 안 되는 기업으로, 20년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기업이다.

 

시스코는 1995년 존 챔버스(John T. Chambers)가 취임한 이후 M&A를 기업의 성장 및 지속성 확보의 중요한 축으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2009년 10월 13일 현재 5개의 기업을 M&A했으며, 1999년에는 무려 17개의 기업을 M&A하기도 했다.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

저장장치 분야(SAN, Storage Area Networks): 20%, 웹 컨퍼런스(Web Conferencing) : 45%, 라우팅(에지 : Edge/백본: Core/액세스 : Access) : 57%, 디지털 비디오(IPTV) : 65%, 무선 LAN : 60%, 홈 네트워크(Networked Home) : 44%, 스위칭(Modular/Fixed) : 73%, 보안(Security) : 38%, 음성(Voice) : 28%

 

시스코의 변신 과정

시스코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변신을 계속하고 있으며, 시대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1997년 : 통합형(All in One). 데이터, 음성, 비디오의 구분 없이 처리하는 제품 공급

- 2000년 : 최상의 네트워크(Network of Networks). 최고의 네트워크 제품 공급

- 2006년 : 플랫폼으로서의 네트워크(Network as Platform).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현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공급업체로 변신

- 2008년 : 협업/웹 2.0(Collaboration/Web 2.0). 엔드 투 엔드 서비스/서비스 플랫폼 공급업체로 변신

 

아주 간단하게 시스코에 대해서 중요한 점만을 살펴보았다. 필자가 시스코 홍보대사냐고? 물론 아니다. 다만 잘 나가는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주의 깊게 살펴봐 온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시스코라는 기술을 파는 회사는 고객들에게 특정 기술을 맹신하도록 유도하지 않은 반면에 고객들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소화 .흡수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시스코가 M&A를 통해 네트워크 분야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1. IT 업계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므로 자체적으로 모든 기술 혁신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스코는 개발 초기단계에 계획수립 매트릭스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자체 개발 또는 M&A를 통한 개발을 결정한다.

2. 각 사업 분야에서 1, 2등의 위치 확보를 목표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한다.

3. M&A 타당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한다. 시스코는 단순하게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여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가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자사의 기준에 맞는 기업을 찾아서 인수한다.

4. 우수한 인력의 확보에 주력한다. 실지로 시스코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어떤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으나, 그 기업의 제품이 시스코의 제품군에 흡수한 뒤에 해당 기업의 직원들이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그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업계에 퍼진 이후 시스코의 인수 대상 기업 직원들은 시스코의 기업 인수에 그다지 불편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5. 기업의 인수에 수반되는 변화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직원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한다.

6. 시스코는 자사는 물론이고 인수되는 기업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장단기 성과를 분명히 제시한다.

 

자 이제 생각해보자. 시스코는 이렇게 뻔한 원칙들만을 따라 했음에도 성공 가도를 걷고 있고,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 역시 뻔하다. 그 이유는 시스코가 경쟁사보다 빠르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시스코가 핵심 가치로 여기고 있는 특정 기술에 집착하지 않는 것과 항상 고객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즉, 신기술을 개발하되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요체였던 것이다. 우리 엔지니어들도 시스코와 마찬가지 입장이다. 지신의 것만을 주장하는 대신 새로운 기술의 습득에 개방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고객보다는 내가 더 그 기술을 안다는 자만심에 고객의 목소리 대신 개발자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우선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우리 회사는 내가 만든 이 기술만 있으면 되니까 외부의 조언이나 협력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여 제품 출하 일정이나 제품 질(Quality)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지, 지금 이 기술로도 잘 나가고 있으니까 쬐끔만 더 하면 앞으로도 이 기술만 가지고도 한동안은 잘 될 거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인 아닌지 늘 경계해야 한다.

 

잘 나가는 시스코라는 회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기업도 성장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들의 성장과 엔지니어로서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 가을에 한 번 더 짚어보자.

 

엔지니어로써 빨리 성장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나를 열심히 비우는 것이다. 내가 배운 것, 경험한 것을 예쁜 후배들에게 얼른 넘겨주고 나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좀 형이상학적으로 말하자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결실의 계절인 이 가을에 다들 풍요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hmkim@foursrc.com

 

참고자료

Cisco's Corporate Overview Presentation, Cisco 2009 Annual Report

http://www.fundinguniverse.com/company-histories/Cisco-Systems-Inc-Company-History.htm



2009.10.15

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강한 기업을 통해서 배우는 삶의 지혜

김효민 | IDG Korea

현재 네트워크 업계에서 강자로 시스코를 꼽는다면, 그다지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얼마나 강한지 출발 배경부터 시작해서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다음은 시스코의 2009년 8월 11일자 기업 홍보용 PT 자료와 위키(Wki)에서 발취한 내용을 재정리 한 것이다:

 

시스코의 간략한 역사

시스코시스템즈는 1984년에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운영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레오나드 보삭(Leonard Bosack )과 샌디 러너(Sandy Lerner) 부부가 창업한 회사다. 1986년에 TCP/IP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하했다. 시스코는 1990년 나스닥(NASDAQ)에 상장되었으며 1993년 Crescendo Communications의 합병을 기점으로 M&A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몇 안 되는 기업으로, 20년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기업이다.

 

시스코는 1995년 존 챔버스(John T. Chambers)가 취임한 이후 M&A를 기업의 성장 및 지속성 확보의 중요한 축으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2009년 10월 13일 현재 5개의 기업을 M&A했으며, 1999년에는 무려 17개의 기업을 M&A하기도 했다.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

저장장치 분야(SAN, Storage Area Networks): 20%, 웹 컨퍼런스(Web Conferencing) : 45%, 라우팅(에지 : Edge/백본: Core/액세스 : Access) : 57%, 디지털 비디오(IPTV) : 65%, 무선 LAN : 60%, 홈 네트워크(Networked Home) : 44%, 스위칭(Modular/Fixed) : 73%, 보안(Security) : 38%, 음성(Voice) : 28%

 

시스코의 변신 과정

시스코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변신을 계속하고 있으며, 시대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1997년 : 통합형(All in One). 데이터, 음성, 비디오의 구분 없이 처리하는 제품 공급

- 2000년 : 최상의 네트워크(Network of Networks). 최고의 네트워크 제품 공급

- 2006년 : 플랫폼으로서의 네트워크(Network as Platform).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현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공급업체로 변신

- 2008년 : 협업/웹 2.0(Collaboration/Web 2.0). 엔드 투 엔드 서비스/서비스 플랫폼 공급업체로 변신

 

아주 간단하게 시스코에 대해서 중요한 점만을 살펴보았다. 필자가 시스코 홍보대사냐고? 물론 아니다. 다만 잘 나가는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주의 깊게 살펴봐 온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시스코라는 기술을 파는 회사는 고객들에게 특정 기술을 맹신하도록 유도하지 않은 반면에 고객들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소화 .흡수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시스코가 M&A를 통해 네트워크 분야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1. IT 업계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므로 자체적으로 모든 기술 혁신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스코는 개발 초기단계에 계획수립 매트릭스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자체 개발 또는 M&A를 통한 개발을 결정한다.

2. 각 사업 분야에서 1, 2등의 위치 확보를 목표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한다.

3. M&A 타당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한다. 시스코는 단순하게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여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가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자사의 기준에 맞는 기업을 찾아서 인수한다.

4. 우수한 인력의 확보에 주력한다. 실지로 시스코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어떤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으나, 그 기업의 제품이 시스코의 제품군에 흡수한 뒤에 해당 기업의 직원들이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그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업계에 퍼진 이후 시스코의 인수 대상 기업 직원들은 시스코의 기업 인수에 그다지 불편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5. 기업의 인수에 수반되는 변화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직원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한다.

6. 시스코는 자사는 물론이고 인수되는 기업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장단기 성과를 분명히 제시한다.

 

자 이제 생각해보자. 시스코는 이렇게 뻔한 원칙들만을 따라 했음에도 성공 가도를 걷고 있고,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 역시 뻔하다. 그 이유는 시스코가 경쟁사보다 빠르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시스코가 핵심 가치로 여기고 있는 특정 기술에 집착하지 않는 것과 항상 고객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즉, 신기술을 개발하되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요체였던 것이다. 우리 엔지니어들도 시스코와 마찬가지 입장이다. 지신의 것만을 주장하는 대신 새로운 기술의 습득에 개방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고객보다는 내가 더 그 기술을 안다는 자만심에 고객의 목소리 대신 개발자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우선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우리 회사는 내가 만든 이 기술만 있으면 되니까 외부의 조언이나 협력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여 제품 출하 일정이나 제품 질(Quality)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지, 지금 이 기술로도 잘 나가고 있으니까 쬐끔만 더 하면 앞으로도 이 기술만 가지고도 한동안은 잘 될 거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인 아닌지 늘 경계해야 한다.

 

잘 나가는 시스코라는 회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기업도 성장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들의 성장과 엔지니어로서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 가을에 한 번 더 짚어보자.

 

엔지니어로써 빨리 성장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나를 열심히 비우는 것이다. 내가 배운 것, 경험한 것을 예쁜 후배들에게 얼른 넘겨주고 나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좀 형이상학적으로 말하자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결실의 계절인 이 가을에 다들 풍요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hmkim@foursrc.com

 

참고자료

Cisco's Corporate Overview Presentation, Cisco 2009 Annual Report

http://www.fundinguniverse.com/company-histories/Cisco-Systems-Inc-Company-History.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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