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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폴더블 스마트폰 혹은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의 ‘무의미함’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8.11.06
삼성이 코드명 ‘위너(Winner)’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스마트폰은 ‘루저(loser)’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의 위너는 최근에 많이 들리는 접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나 케이스나 뒷면에 보조 화면을 추가해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여러 제품 중 하나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로망은 이미 10년 이상 쌓여왔다. 기술 보도자료들은 연구실 보고서와 미래학자의 예측에 기반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홍보하곤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기업들은 이 기술을 사용한 실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듀얼 디스플레이 아이디어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대부분은 소셜 미디어 셀카 열풍에 더해서 지루한 사각형 유리의 바다에서 자사의 제품을 차별화하고자 하는 스마트폰 기업들의 자포자기에 의한 것이다.

화면의 면적을 넓히는 이런 아이디어들은 더 큰 화면을 원하는 동시에 작은 스마트폰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오랜 열망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베젤리스(bezeless)와 노치(notch)도 같은 맥락이며, 이제 업계는 그다음을 고민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폴더블 스마트폰과 듀얼 스크린 아이디어는 이론상으론 놀랍지만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스마트폰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이유들을 설명할 텐데, 그 전에 우선 현재 발표되고, 유출되고, 소문으로 돌고 있는 것들을 점검해보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소문에 따르면, 삼성의 위너는 결국 갤럭시 X나 F로 브랜드화되어 2,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여름 후에야 정식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삼성과 협력해 특수 버전 혹은 커스텀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삼성은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나, 이미 늦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로유 테크놀로지(Rouyu Technology)라는 스타트업이 플렉스파이(FlexPai)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것. 플렉스파이는 12월 정식 출시 예정이며 현재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

플렉스파이는 폈을 때 아이패드 미니와 같은 7.8인치 태블릿 크기다. 플렉스파이를 접으면 외부의 화면이 디바이스를 감싸고, 열면 내부에 또 다른 화면이 있다. 주머니에 넣기엔 너무 큰 크기다.

신제품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유명한 블라스(Blass)에 따르면, LG 역시 내년 1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폴더블 스마트폰들이 곧 등장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며, 이를 모방하는 제품들도 곧이어 나올 것이다.

하지만 화면을 접는 것 외에 스마트폰의 화면 면적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마이크로소프트가 듀얼 스크린 디바이스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10년 전에 중단된 쿠리어(Courier) 프로젝트가 그 증거다. 최근에는 듀얼 스크린 윈도우 10 세미폰(semi-phone)이 될 ‘안드로메다(Andromeda)’라는게 등장했는데 개발이 연기되긴 했으나 1~2년 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Microsoft Research)는 보조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스마트폰 커버에 대한 아이디어가 담긴 보고서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윈도우 폰 앱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저전력, 저해상도 e잉크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루미아 640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바 있다. 이 프로젝트 역시 e잉크 터치 스마트폰 커버가 키보드로 기능하는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사용자들이 제기한 한계점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 커버의 흑백 특성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풀 컬러 디스플레이를 기대한다. 앞으로는 쌍안정 디스플레이(bi-stable display)를 사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의 누비아(Nubia)라는 기업은 누비아 X라는 휴대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휴대폰은 보통 화질이 더 뛰어난 후면 카메라를 셀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면에 보조 컬러 디스플레이가 있다. 케이스에 화면이 통합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다. 누비아 X는 중국에서만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유사한 제품으로 디지케이스(DigiCase)가 있다. 디지케이스는 앱 제어 케이스로 뒷면에서 셀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조 디스플레이가 있으며, 보조 배터리 역할도 한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뒷면에 디스플레이를 추가 제공할 계획인 스마트폰 제조 업체 및 케이스 제조업체들이 있다.

화면이 추가되는 것이 싫을 이유가 있을까?

폴더블 스마트폰과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에 열광하지 않을 이유
이론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과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은 놀라워 보인다. 하지만 이 기술은 기업 또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7가지 이유를 알아보자.

1. 비용 : 소문이 무성한 삼성의 2,000달러 짜리 폴더블 스마트폰은 많은 의미가 있다. 플렉스파이도 저렴하지 않다. 추가 화면으로 휴대폰에 엄청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휴대폰은 이미 소비자들의 상한선을 압박하고 있는데, 폴더블 스마트폰은 그 한계를 상회한다. 뒷면의 보조 디스플레이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지불할 의향이 없을 것이다.

2. 배터리 사용 시간 : 스마트폰의 화면은 휴대폰의 배터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요소다. 화면이 커지면서 휴대폰의 두께가 증가하고 이런 화면에 필요한 배터리 때문에 더 두꺼워지게 될 것이다. 화면 추가내지 화면을 확장하는 것은 배터리 문제로 이어진다.

3. 화면 손상 : 오늘날의 기술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굽힘점에서만 구부러진다. 그리고 화면을 굽힐 때마다 매우 비싼 디바이스들이 약해지고 기능 수명이 짧아진다. 그리고 플렉스파이처럼 화면이 외부에 있으면 깨지기 쉬운 화면이 손상에 노출되고 보호 케이스를 추가할 방법이 없다. 앞뒤에 디스플레이가 있더라도 휴대폰을 내려 놓는 것만으로도 손상이 가속화된다.

4. 우아하지 않은 디자인 : 폴더블 디스플레이아 누비아 X를 제외한 모든 알려진 듀얼 스크린 솔루션들의 디자인은 추하고 우아하지 않으며 투박하다. 하지만 누비아 X도 뒷면에 저해상도 화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다.

5. 크기와 부피 : 애플은 휴대폰을 더 얇고 가벼우며 베젤 크기가 작게 만들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은 이와 반대 방향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접히진 않지만 둥근 틈이 있고, 닫았을 경우 현대의 표준 스마트폰보다 몇 배나 더 두꺼워진다. 플렉스파이는 심지어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다. 스마트폰의 핵심은 주머니에 수납하는 것이다.

6. 앱 부재 : 안드로이드는 항상 파편화 문제를 겪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분명 사용자 정의 운영체제가 필요하며,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 정의 앱이 필요할 것이다. 극히 일부만 구입할 것이기 때문에 앱을 지원하는 앱 생태계도 매우 적을 것이다.

7. 더 나은 대안 : 화면의 면적을 넓히는 방법은 이 외에도 많다. 저렴한 태블릿이 있고, TV와 모니터에 휴대폰을 연결할 수도 있다. 화면이 거대한 ‘패블릿’도 있다. 셀카족은 후방 카메라로 셀카를 촬영하는 동안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보조 화면을 추가하는 것보다 전면 카메라를 최적화하는 것이 훨씬 낫다. 구글의 새로운 픽셀 3 제품군은 셀카를 위한 광각 보조 렌즈와 함께 AI를 활용해 전면 카메라로 촬영한 셀카에 보케 효과를 생성한다. 향상된 전면 카메라는 뒷면의 보조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비용 효율적이고 배터리를 절약하며 크기와 무게가 줄어든다.

따라서 과장에 대비하자. 최소한 향후 수 년 동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거나 보조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다수 등장하게 될 것이다. 오랜 기대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런 휴대폰의 현실은 유쾌하지 못할 것이다. 이 개념을 홍보한 기술 언론인들도 제품을 혹평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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