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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삼성 덱스 같은 스마트폰 도킹 시스템? 애플의 비전은 더 크다

Jason Snell | Macworld 2018.08.24
IT 세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40년 동안 강세를 보였던 전통적인 PC가 내리막길에 올랐고,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체했으며, 기존 PC만큼이나 강력한 성능을 가진 기기들이 등장했다. 이제 기초적인 컴퓨팅 성능으로 제품을 차별화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인체 공학이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PC가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좋은 경우도 물론 많다. 그러나 최첨단 고성능 제품이 아니라면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만일, 컴퓨팅 기기가 필요한 작업 대다수를 아이폰이 수행할 수 있다면, 아이패드와 맥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할까? 아이패드와 맥은 앞으로 성능보다 모양, 사용자 조작 편의성, 더 손에 잡기 편한 특징이나 시각적 편의성에 따라 정의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맥북은 키보드와 트랙 패드, 큰 디스플레이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이패드도 스마트폰보다 더 큰 화면이 필요할 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삼성이 내세우는 데스크톱 경험에 대해
그러면서 자연히 삼성 덱스로 생각이 이어진다. 덱스(DeX)라는 브랜드 이름은 데스크톱 경험(Desktop Experience)의 줄임말이다. 덱스는 멀티 윈도우, 키보드, 마우스, 외부 모니터 연결, 일부 지원하는 삼성 스마트폰이나 패블릿, 태블릿에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더욱 데스크톱 컴퓨터 같은 경험을 부여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애플이 삼성 덱스 같은 작업을 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필자는 다만, 미래 윈도우 시스템이 마음대로 사이즈를 늘이고 줄이면서 포개 놓을 수 있는 윈도우 같은 전통적 맥 방식을 버리고, 타일 형식의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게 되었다. 맥과 IOS 양쪽에서 스필트 뷰(Spilt View)를 도입한 최근 맥의 행보를 보면 이런 방향으로 첫걸음을 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스마트폰의 크기나 모양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컴퓨팅 파워나 여러 가지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좀 색다른 인체 공학적 맥락이 필요한 사용자가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매우 흥미로운 관점이다. 만일, 약 5년 안에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99%의 사용자를 만족시킬 만한 컴퓨팅 성능을 갖추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반대로 주된 컴퓨팅 장치로 스마트폰을 쓰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지만, 필자의 생각에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러지 않을 것 같다. 필자는 2명의 십대 청소년을 자녀로 두고 있고, 이들은 모두 스마트폰보다 태블릿, 노트북, 커다란 TV 화면을 선택하는 일이 잦다.

스마트폰이 모든 사람의 핵심 컴퓨팅 기기가 될 것이라고 믿던 때가 필자에게도 있었다. 스마트폰은 언제나 주머니 속에 들어있거나, 책상 위에서 노트북이나 PC 같은 멍청하고 둔탁해 보이는 기기를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과거에 스마트폰용 노트북으로 나온 팜 폴레오를 떠올려 보라.

팜 트레오(좌)와 팜 폴레오(우)


필자는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모니터, 태블릿을 만들려면 당연히 그에 상당하는 지능이 탑재돼야 한다. 당연히 가격에 반영이 되겠지만, 그래도 프로세서로 구동되어야 하고, 스마트폰과 통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능도 있어야 한다.

여기에 유비쿼터스 지원, 초고속 컴퓨팅 클라우드 액세스 기능을 추가하면 더 말이 안 된다. 노트북과 태블릿이 스마트폰만큼의 성능을 갖추고 데이터와 앱이 매끄럽게 연동된다면, 그냥 노트북을 쓰면 되지, 왜 스마트폰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가?

그래서 아이폰을 27인치 모니터나 기계식 키보드에 케이블로 연결하는 도킹 아이디어는 매력적인 동시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필자의 아이맥은 충분한 기능을 갖췄다. 노트북도 그렇다. 각각의 기기가 모두 훌륭하게 기능하며, 쉬운 액세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체공학이 차별화 기능이 되는 이 시대에 애플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크기가 모든 것을 결정할까

WWDC 2018

가장 명확한 예시가 아이패드다. 아이패드는 대형 IOS 기기라서 커다란 화면에서 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IOS에서 제공하는 제품이다. 아이맥과 충돌하는 부분도 있어서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용자를 포섭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특정 작업을 할 때 맥보다 아이패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됐다.

그러다가 올 가을 IOS 공식 앱을 맥에서 실행하게 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내년에는 서드파티 앱으로까지 확장된다. 애플은 인기 수익원인 앱 스토어와 개발자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변화는 맥락과 인체공학적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맥 사용자는 키보드와 트랙패드 등의 포인팅 기기를 사용하고, IOS 기기보다 더 큰 화면이 필요하다.

IOS에서 제공하는 맥 애플리케이션은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앱을 아이패드 기준으로 확대할 때도 그랬다. 화면이 훨씬 더 많이 커지는데 앱이 어떻게 따라갈지, 터치 스크린은 없고 대신 키보드 액세스, 포인팅 기기, 메뉴 바, 커서 같은 것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를 생각해야 한다.

지난 수 년간 필자는 애플의 하드웨어 설계를 분석하고, 애플의 방향을 추측해왔다. 아이패드와 맥은 완전히 역할이 겹치는 것일까? IOS가 데스크톱, 노트북 하드웨어에까지 확대되어야 하는가? 앱이 하드웨어의 차이를 메울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여기에 애플이 제공하는 답은 무한대에 가까울 만큼 많다. 또, 애플의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6월에 발표된 IOS 애플리케이션이 맥 환경으로 확대된다는 발표는 결국,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애플의 미래 목표가 꼭 아이폰을 도킹 스테이션에 꽂고 4K 모니터를 구동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키보드와 마우스로 아이맥을 쓰고 있든, 노트북 트랙패드를 쓰고 있든, 그냥 키보드 없이 태블릿만 들고 있든 간에, 모든 아이폰 앱을 어디서든 구동할 수 있고, 모든 개인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세계가 목표라는 점은 아마도 확실할 것이다.

덱스로 엿본 삼성의 세계관은 스마트폰을 중심에 두고 다른 기기가 스마트폰의 액세서리가 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것도 매력적이지만, 모든 기기가 앱을 실행하고 클라우드 데이터를 다룬다는 애플의 비전이 조금 더 영역이 넓은 것 같다. 인체공학을 이유로 기기와 기기를 사용자가 오갈 때,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요구에 반응하고 적응한다. 정확히 어떤 프로세서를 써서 어려운 작업을 해내건, 아니면 애플이 만든 운영체제건 관계 없이 시스템은 계속 돌아간다는 비전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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