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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에서 벗어나자” 신기술의 발목을 잡는 낡은 습관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7.07.11
데스크톱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역사는 닉슨 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제 다음 UI로 업그레이드해야 할까?

신기술은 비즈니스에 혁신을 일으킨다. 인공 지능(AI) 가상 비서, 증강 현실과 같은 큰 변화들은 한때 막연히 먼 미래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비즈니스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 역시 그렇게 믿는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에는 강력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탑재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사람들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좋아하지 않고 예전의 비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고수한다는 점이다.

이론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최선의 인터페이스로 바꾸지 않거나 못하는 탓에 글로벌 비즈니스는 지금까지 막대한 규모의 생산성 손실을 입었다.

습관은 버리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QWERTY 키보드 레이아웃이 비효율적이고 느리며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프랑스어의 AZERTY, 독일어의 QWERTZ, 이탈리아어의 QZERTY 등 각 언어마다 역시 비효율적인 그 언어만의 배열이 있다.)

QWERTY 시스템은 1860년대 수동 타자기용으로, 수동 타자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로부터 약 1세기가 지나 컴퓨터가 나온 후까지도 업계는 사람들의 이 오랜 키보드 사용 습관을 타파하지 못했다.

드보락(Dvorak)은 사용하기 더 쉽고 콜맥(Colemak)은 더 빠르다. 이 둘을 비롯해서 피로와 오타를 줄이고 생산성도 높여주는 QWERTY의 대안들이 있다. 사실 지금까지 QWERTY보다 더 좋은 대안이 많이 나왔지만 오랜 습관에 가로막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 현상의 가장 극단적인 예는 WIMP(windows, icon, menu, pointer)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WIMP는 제록스 PARC에서 개발되어 애플 매킨토시를 통해 인기를 끌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통해 대중화됐다.

첫 WIMP 컴퓨터인 제록스 알토(Alto)는 1973년에 출시됐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우리는 WIMP에 묶여 있다.

WIMP가 끈질기게 살아남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 중 하나는 가장 강력한 시스템, 그리고 사람들이 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식이 WIMP의 데스크톱 구현과 주변기기에 잘 맞는다는 데 있다. 또한 전통적인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오랜 습관은 버리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현재 주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WIMP 및 그 변형(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마우스 대신 터치패드를 사용하는 WIMP), 그리고 MPG(멀티 터치, 물리학, 제스처의 약어)의 두 가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WIMP를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등의 “진짜” 컴퓨터를 위한 접근 방법으로, MPG를 모바일을 위한 접근 방법으로 인식한다.

(일반적인 규칙은 그렇지만 예외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스튜디오는 데스크톱 MPG PC이며 애플 아이패드 프로는 키보드와 애플 펜슬에 최적화되어 있고, 올해 iOS 11부터는 WIMP의 “폴더” 구현을 지원하게 된다.)

대체로 말해 MPG가 WIMP에 비해 더 우월한 인터페이스다. 그러나 데스크톱에서 MPG로 바꾸고자 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성인이 되어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를 조작하며 근육 기억을 쌓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인터페이스 무한경쟁 속에 파묻혀 뒹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호사가 가능한 이유는 시장에는 다양한 선택안이 있다는 점, 모든 기기가 근본적으로 다목적 기기라는 점이다.

그러나 호사는 오래 가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기업에게 익숙하지만 비효율적인 인터페이스와 새롭고 이상적인 인터페이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다.

음성과 제스처에서 풀어야 할 과제
현재와 향후 5년 동안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기술은 A.I. 가상 비서와 증강 현실이다. 음성 인터페이스는 머신 러닝 덕분에 폭발적인 대중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채팅 시스템은 머신 러닝을 통해 사용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즉, 명령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정확히 말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다.

모든 가상 비서 또는 챗봇 애플리케이션은 이론적으로 입력된 텍스트나 음성을 통해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음성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효율적이고 빠르며 손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습관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직원은 선택권이 주어질 경우 키보드 입력을 통한 상호 작용을 선택한다. 즉, 강제로 개입하지 않으면 챗봇과 가상 비서를 통한 효율성 기회가 상실된다.

증강 현실은 또 다른 기회다. 향후 2년 동안 증강 현실 앱이 대폭 발전하게 되고 그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스마트 글래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더 넓은 범위에서 보면 산업 및 공장 환경에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필연적으로 구현될 요소는 허공 제스처를 사용한 증강 현실 사물 조작이다.

가상 사물이나 텍스트가 시야 전면의 공간에 떠 있다면,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상호 작용은 손을 뻗어 직접 그 사물을 조작하는 것이다.

스마트 글래스 초기 컨트롤은 사용자에게 익숙한 인터페이스(터치패드 등)와 이상적인 인터페이스(허공 제스처) 중 선택권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음성과 마찬가지로 허공 제스처 인터페이스 역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며 고착된 초기 습관에 가로막혀 외면될 것이다.

애플은 어떻게 인터페이스 습관을 타파하는가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을 둘러싼 소동도 가라앉았으니 이제 애플이 물리적 키보드가 탑재된 폰을 사용하던 사람들의 습관을 타파하는 사회공학적 위업을 어떻게 달성했는지 차분히 되짚어 보자.

유명한 일화로 마이크로소프트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2007년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발머는 500달러라는 충격적인 가격을 비웃은 후 당시의 통념대로 이렇게 말했다. “키보드가 없기 때문에 이메일용 기기로서 적합하지 않고 따라서 비즈니스 고객에게 매력이 없을 것이다.”

당시 “비즈니스 고객들”은 블랙베리 폰과 같이 키보드를 중심으로 설계된 폰에 푹 빠져 종일 이 키보드를 사용해 입력하는 재미에 중독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시간을 빨리 돌려 현재로 와보자. 블랙베리는 명맥만 남았고 온통 전체 화면 폰이 득세하고 있다.

애플은 우직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으로 이 UI 습관의 변화를 촉진하고 가속화했다. 매력적인 폰을 만들고, 초기부터 타사 키보드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따라서 아이폰을 사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물리적 키보드가 아닌 화면 키보드를 사용해야 했다.

아이폰이 출시되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불평은 사라졌고 모두가 화면 키보드에 익숙해졌다.
애플은 아이패드에서도 같은 시도를 하는 중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와 iOS 11의 조합이 충분히 “컴퓨터보다 더 좋고” 전문가 및 비즈니스 용도로 이상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타사 마우스 제품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처음부터 마우스를 지원했다. 또한 많은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마우스를 원한다. 그러나 애플이 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전략은 사용자들을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로 전환시키는 것이고(3년 내에 아이맥은 서피스 스튜디오와 상당히 비슷한 형태가 될 것), 그래서 사용자들의 마우스 사용 습관을 깨고자 아이패드 마우스 차단이라는 방법을 사용 중이다.

애플은 많은 사람들이 낡고 오래된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넘어오도록 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 인터페이스를 없애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단순한 방법이다.

인공지능 가상 비서와 증강 현실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면서 비전 있는 기업은 가상 비서와 증강 현실을 위해 음성 및 허공 제스처를 최대한 빠르게 도입할 것이다. 방법은 가상 비서에 대한 텍스트 입력 인터페이스를 차단하고 증강 현실에 대한 터치 인터페이스를 차단해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맞는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은 불평하고 학습 곡선은 가파르다. 그러나 필요한 이 전환 과정은 짧게 지나간다. 그 대가로 새로운 기술에 맞는 가장 세련되고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로 전환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얻는 혜택은 막대하다.

낡은 WIMP PC 패러다임은 그동안 호시절을 보냈고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은 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가상 비서, 증강 현실과 같은 차세대 기술은 자연스럽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조직은 새로운 기술에 가장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완전히 흡수해야 한다. 애플의 방법을 따르면 된다. 익숙하지만 뒤떨어지는 대안을 없애고 금지하고 차단하는 방법이다.
좋은 새로운 기술이 좋은 새로운 UI와 함께 구현되면 결국 모두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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