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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글로벌 칼럼 | 애플, ‘비밀 유지 정책’의 대가를 치르는가?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처음에 필자는 애플이 배터리 노후화에 따른 구형 아이폰의 성능 저하 이슈에서 쉽게 벗어나리라 생각했다. 기술 업계의 ‘팬덤’을 생각하면 애플 팬들만 한 충성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애플 제품을 사랑한다. 하지만 아마도 필자가 틀린 것 같다.

아말감 인사이트(Amalgam Insights)의 CEO 현 팍이 지적한 것처럼 “이번 사례에서 애플의 죄는 들키기 전까지 성능 저하와 관련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사용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냈으며, “성능을 유지하려면 보증을 무효화하는 방식으로 저렴하게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애플에 79달러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내야만 했다.”

즉, 애플은 첫 단추를 잘못 꿰맸다. 이후 보증기간이 끝난 아이폰까지 포함해 배터리 교체 비용을 29달러로 내리며 문제를 완화하려 했다. 또한, 고객이 요청한다면 배터리 사이클과 관계없이 아이폰 6 이후 제품이 모두 29달러의 배터리 교체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애플의 조처는 고객들의 화를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미국의 한 국회의원은 1월 9일 애플 CEO 팀 쿡에 보내는 서한에서 “애플의 결정이 구형 휴대폰의 예기치 못한 종료를 피하기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비판 수준을 봤을 때 애플은 이런 관행에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애플이 제안한 해결책은 일부 고객들에게 더 많은 비판만을 받고 있다. 특히, 배터리 교체를 무상화하지 않은 부분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만일 무료로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수그러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변변찮은 사과와 29달러 교체 비용은 이전 애플 팬들에게 쓴맛만을 남겨주었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애플에 등을 돌렸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 중 하나는 로펌인 하게스 버먼(Hagens Berman)이 주도하고 있다. 이 로펌은 애플의 전자책 가격 담합 소송을 진행해 애플이 4억 5,000만 달러를 배상하게 만들었던 이력이 있다.

이 외에도 립스 로 그룹(Gibbs Law Group) 같은 여러 로펌이 참여하고 있는데, 립스 로 그룹은 애플이 ‘동산에 대한 불법 침입(trespass to chattels)을 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접근법으로, 정리하면 애플이 사용자들의 아이폰 성능이나 유용성을 낮출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판매를 위해 일부러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주장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프랑스의 소비자 사기 감사원인 DGCCRF는 애플의 기만적인 판매 행태와 계획된 성능 저하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프랑스 법에 의하면, 일부러 제품의 품질을 낮춘 기업은 연 매출의 최대 5%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런 소송에서 승소하든, 패소하든 상관없이 애플의 내년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 팍은 매출 손실액을 최대 100억 달러로 추정한다. 애플의 입장에서도 큰 금액이다. 소송에서 지고, 고객들이 안드로이드 폰으로 빠져나간다면 그 결과가 애플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s)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망쳐버린다. 애플에 이런 일이 발생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아마도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이 맞이한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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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글로벌 칼럼 | 애플, ‘비밀 유지 정책’의 대가를 치르는가?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처음에 필자는 애플이 배터리 노후화에 따른 구형 아이폰의 성능 저하 이슈에서 쉽게 벗어나리라 생각했다. 기술 업계의 ‘팬덤’을 생각하면 애플 팬들만 한 충성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애플 제품을 사랑한다. 하지만 아마도 필자가 틀린 것 같다.

아말감 인사이트(Amalgam Insights)의 CEO 현 팍이 지적한 것처럼 “이번 사례에서 애플의 죄는 들키기 전까지 성능 저하와 관련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사용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냈으며, “성능을 유지하려면 보증을 무효화하는 방식으로 저렴하게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애플에 79달러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내야만 했다.”

즉, 애플은 첫 단추를 잘못 꿰맸다. 이후 보증기간이 끝난 아이폰까지 포함해 배터리 교체 비용을 29달러로 내리며 문제를 완화하려 했다. 또한, 고객이 요청한다면 배터리 사이클과 관계없이 아이폰 6 이후 제품이 모두 29달러의 배터리 교체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애플의 조처는 고객들의 화를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미국의 한 국회의원은 1월 9일 애플 CEO 팀 쿡에 보내는 서한에서 “애플의 결정이 구형 휴대폰의 예기치 못한 종료를 피하기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비판 수준을 봤을 때 애플은 이런 관행에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애플이 제안한 해결책은 일부 고객들에게 더 많은 비판만을 받고 있다. 특히, 배터리 교체를 무상화하지 않은 부분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만일 무료로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수그러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변변찮은 사과와 29달러 교체 비용은 이전 애플 팬들에게 쓴맛만을 남겨주었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애플에 등을 돌렸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 중 하나는 로펌인 하게스 버먼(Hagens Berman)이 주도하고 있다. 이 로펌은 애플의 전자책 가격 담합 소송을 진행해 애플이 4억 5,000만 달러를 배상하게 만들었던 이력이 있다.

이 외에도 립스 로 그룹(Gibbs Law Group) 같은 여러 로펌이 참여하고 있는데, 립스 로 그룹은 애플이 ‘동산에 대한 불법 침입(trespass to chattels)을 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접근법으로, 정리하면 애플이 사용자들의 아이폰 성능이나 유용성을 낮출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판매를 위해 일부러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주장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프랑스의 소비자 사기 감사원인 DGCCRF는 애플의 기만적인 판매 행태와 계획된 성능 저하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프랑스 법에 의하면, 일부러 제품의 품질을 낮춘 기업은 연 매출의 최대 5%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런 소송에서 승소하든, 패소하든 상관없이 애플의 내년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 팍은 매출 손실액을 최대 100억 달러로 추정한다. 애플의 입장에서도 큰 금액이다. 소송에서 지고, 고객들이 안드로이드 폰으로 빠져나간다면 그 결과가 애플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s)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망쳐버린다. 애플에 이런 일이 발생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아마도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이 맞이한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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